물적증거의 가치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수사절차 개혁논의와 관련하여 -
A Critical Review of the Value of Physical Evidence - In Relation to the Discussion of Investigative Procedure Reforms -
김면기
초록
언젠가부터 수사절차 개혁 논의에서 ‘앞으로는 구시대적인 진술증거 수집 위주의 수사관행에서 벗어나, 객관적·중립적인 물적증거 수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수사절차 개혁 논의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주로 진술증거 수집, 특히 피의자 신문의 방식과 절차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물적증거와 관련된 개선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이는 아마도 물적증거의 객관성, 중립성, 정확성에 대한 폭넓은 신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적증거도 수집, 분석, 제출, 평가 과정이 모두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만큼, 물적증거가 항상 객관적, 중립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물적증거의 정황증거로서의 특성은 필연적으로 주관적인 추론을 수반하게 된다. 형사절차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지편향들이 물적증거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정에 개입될 경우, 물적 증거의 객관성, 중립성, 정확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본 논문에서는 사례를 통해 물적증거의 수집, 분석, 제출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많은 부분에서, 물적증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물적증거와 진술증거의 지나친 이분법적 구분은 물적증거가 형사절차에서 활용되는 실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인지편향이 물적증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대한 교육 강화와 함께 수사절차 개혁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법과학 증거의 강력한 증명력을 고려하면, 법과학 증거의 처리절차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수사과정에서 물적증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물적증거가 활용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