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의 주관적 성립요건과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Subjective Legal Conditions of Punitive Damages for Defa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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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20년 가을 입법예고가 이루어진 상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국회에 계류 중인 여러 개별법의 개정안이 징벌적 손해배상규정을 포함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명예가 훼손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해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쟁점이 존재하지만 상법 개정안 등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을 규정하고 있는 문제점에 집중하고자 한다. 전보적 손해배상에서와 달리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데 귀책사유가 중요하다. 전보적 손해배상의 경우 말 그대로 손해의 전보가 목적이라 제도의 초점이 피해자에게 맞춰져 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귀책사유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에는 불법행위의 억지나 가해자에 대한 제재를 지향하기 때문에 가해자의 주관적 사정이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준(準)형사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가해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유책성이 요구된다. 한편 우리 판례에 따르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시 전보적 손해배상만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주관적 성립요건이 중요하다. 우리 법원은 공인(공적 관심 사안)이 문제될 때 언론의 자유와 명예의 보호 간 이익형량을 위해서 악의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위의 사정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명예훼손으로 인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 시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취지와 법적 성질에 부합하도록 악의성만을 성립요건으로 인정하되, 입법과 판례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공인(공적 관심 사안)이 문제되는 경우 기존처럼 악의성이 아니라 위법성조각사유인 상당성에 대해서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접근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bstract
In the fall of 2020 the Ministry of Justice of the Republic of Korea issued an advance legislative notice of a draft bill for revising the Commercial Act. It proposes, for the first time in Korea’s history to introduce punitive damages for defamation. Given the high likelihood of the bill's realization in the not-so-distant future, there is an urgent need to discuss its appropriateness, especially with regard to the subjective legal conditions that are must be met for recognizing punitive damages in the case of defamation. In general, given the purpose and legal nature of punitive damages, anything short of malice can be considered undesirable as a subjective legal condition of punitive damages. Moreover, taking into consideration the case law of Korea that recognizes compensatory damages for defamation regarding public figures or matters of public concern only when ‘malicious or unduly attacks’ have been established, legislation for the introduction of punitive damages for defamation should be carried out with great caution. While recognition of nothing less than malice as a subjective legal condition of punitive damages for defamation is necessary, the standard of proof of the considerableness test should be less stringent in respect of public figures or matters of public concern, so as to maintain a balance between protecting the reputation of individuals and the freedom of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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