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소설의 개제(改題) 양상과 그 의미
The aspects and meaning of retitling of Lee Gi-young's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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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식민지 말기와 해방기 출판 관행 및 이기영의 월북과, 그의 작품이 개제된 사실 사이에 주목할 만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를 규명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궁극적으로 이기영 소설의 개제는 작가의 의지가 아니라, 출판업자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행위로 귀납된다. 곧 출판업자가 프로문학의 대표 작가였던 이기영의 소설을 통해 상업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수단으로 이데올로기성과 계몽성이 강한 원제목을 좀 더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제목으로 수정한 것이다. 본고는 해방 전후로 두 편의 개제작이 확인되는 이기영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의 의미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식민지시기에 발표한 이기영의 장편소설이 단행본으로 재출간되는 과정에서 신개지는 순정으로, 생활의 윤리는 정열기로 바뀌고, 작품의 일부가 누락되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개제작들이 확인되는 다른 작가들과 비교할 때 이기영 소설의 재출간 과정에서 확인되는 이러한 측면은 좀 더 신중한 논의와 고찰을 요한다. 해방을 전후로 등장한 개제작들은 분명 출판업자들의 상업주의 전략에 의해 탄생한 국적 불명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는 작가와 출판계, 문단의 공생을 위해 기획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의 출현이 문단과 독자들에게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혼란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출판계, 문단이 ‘개제’라는 무리수를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당대 상황에 대한 고려와 이해 역시 필요하다. 본 연구를 통해 작가와 개제 행위 간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개제라는 행위를 둘러싼 작가와 출판 상황, 그리고 사회적 맥락의 총체를 읽어낼 수 있다면, 이는 개제를 통한 작가의식의 변모 혹은 출판계의 상업주의적 행태가 초래한 혼란상 등을 명료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신개지』와 『생활의 윤리』의 개제 양상은 당시 출판 시장의 혼탁함과 상업주의적 행태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동시에, 저작권이나 판권에 대한 인숙 수준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이 작품들은 창작물에 대한 저작자의 권리를 중시하기 시작한 시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근대 저작권 개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e main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closely on the matter of retitling Lee Gi-young's novel, especially The Newly reclaimed land(Singaeji) and The Ethics of life, during the late colonial period and the liberation period. Lee Gi-young was a key member of the KAPF. Publishers republished his work by changing the title, the author's name and deleting parts of the contents in order to get commercial interests. Because publishers owned the copyrights to his work, these retitling and modifying the original works were not bascally illegal. But they can't avoid moral blame. The Newly reclaimed land(Singaeji) was changed to The Pure heart in Sechang booksellers and The Ethics of life to The Record of passion. These phenomenon reflect chaos of publishing market at that time. It also exemplifies the behavior of commercial publishers. This phenomenon will be an important case to study on the concept of Korean modern copy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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