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의 초기 시에 나타난 귀일(歸一)의 상상력 연구-동양 미학과 기독교적 정신의 지평 융합을 중심으로-
The imagination of return to the one revealed in the early poems of Pak Mok-wol -Centered on the fusion of horizons of oriental aesthetics and Christian spirit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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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의 초기 시세계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대립 구도는 ‘동양 미학적 성격/기독교적 세계관’이다. 그런데 저 연구사적 대립 구도를 뒤집어 생각하면 박목월의 초기 시가 동양 미학적 성격과 기독교 정신을 동시에 드러내는, 이른바 기독교 정신의 토착화와 관련한 대표적 예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본고는 기독교 정신이 동양적 사유와 결합하여 창출하는 박목월 초기 시의 미적 상상력을 고찰하고 그것의 가치와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초기의 박목월이 주로 형상화한 자연 이미지는 만물이 차차 잦아들어 무화(無化)하는 ‘잦아듦’이다. 이 이미지는 이른바 낭만적 아이러니를 함유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초기 시가 병든 영혼의 자폐적 상상력에 불과하다는 기존의 평가는 이러한 특성에 주목한 결과이다. 그러나 ‘잦아듦’의 자연 이미지를 통해 시인이 노래하고자 하였던 것은 속절없이 허무하며 애달픈 세상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나그네」) 마음이다. 여기에는 차차 잦아들어 소멸해야만 하는 그 존재론적 숙명이 사실은 세계의 근원으로 귀일(歸一)하는 충만한 과정일 수 있다는 동양적 깨달음과 만물이 잦아들 듯 자신을 가난하게 비우고 그 빈 자리에 신이 거하시길 기다리며 ‘초탈’할 때 비로소 은총이 성취될 수 있다는 기독교적 신앙이 모두 들어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박목월의 초기 시가 과도한 주관성에 함몰되어 패배주의적 감성을 드러냈다거나 지극히 관념적인 달관에 기대어 손쉽게 현실을 초월하고자 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과도하다. 일종의 자기 구원으로 작용하는 능동적 초월의 ‘불가능성’을 인정하고 삶을 절대자에게 맡긴 채,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생의 고난과 직면하였을 때 귀일할 수 있다는 융합적 사유가 시세계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valuate the aesthetic imagination of Mok-wol Pak's early poems, which were created by combining Christian spirituality with oriental thoughts, and explore its value and meaning. The image of nature that Mok-wol Pak's early poems mainly depicted was “attenuation”, in which everything gradually wanes and disappears into nothingness. This image seems to contain the so-called romantic irony. The conventional evaluation that his early poems are nothing more than the autistic imagination of a sick soul is the result of focusing on this attribute. However, what the poet was trying to convey through the natural imagery of “attenuation” was a heart that “wanders like the moon in the clouds” (in “The Wayfarer”) through a world that is futile and troubled. This includes both the oriental enlightenment that the ontological destiny, which must gradually fade away, can actually be a fulfilling process of returning to the one, and the Christian belief that grace can only be fulfilled when one empties oneself into poverty, transcendently waiting for the divine to dwell in the empty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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