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문학의 정치적 상상력 : 김남천 문학에 나타난 ‘칸트적인 것’들
Political Imagination of Korean Proletarian Literature : Kantian Ethics in Kim Nam-Cheon's Literature
0
조회
0
다운로드
15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문학과 정치의 관계라는 최근의 이슈가 문학의 정치성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수렴되는 데 대한 문제제기의 일환으로, 이 글은 정치 환원주의를 초래하는 정치주의적 상상력에서 벗어나 일제 하 프로문학의 정치적 상상력을 고찰한다. 이를 위해, 일제 말의 엄혹한 정치 현실에서 쉽사리 꺾이지 않는 문학 고유의 정치적 상상력을 펼쳐 보였던 전향 작가 김남천의 문학을 검토한다. 김남천은 온갖 정치적 제약과 그로 인한 창작의 위기에 맞서 자신의 문학적 실천을 지속하기 위해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표현 주체를 고발하는 전략을 취한다. 자신의 고발문학론까지를 고발해버리는 김남천의 고발정신은 고발문학론에 속하는 그의 대표적 평론들을 하나로 묶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그의 비평 작업 전반에 내재한 특유의 콤플렉스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에게 문학이란, 그가 ‘비둘기의 욕망’이라는 칸트의 비유로써 강조하고자 했던 궁극의 자유를 지향하면서도 공기(정치 현실)와 길항하는 바로 그 과정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칸트의 저작에 대한 잦은 인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주체에 대한 김남천의 사유는 자유라는 가치에 경도되어 있었으며, 따라서 그가 전향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문학적으로 사유하는 방법은 초월적 자유 개념에 연동해 있었다. 그는 전향에 대한 정치주의적 상상력이 빠져들 수 있는 비전향/전향, 수감/출옥, 과거/현재, 선/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벗어나, 마르크스주의로부터의 전향만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과거의) 신념까지를 동일하게 문제시하고 이를 주체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일련의 소설을 남긴다. 그는 심리학적인 의미의 자유가 아니라 초월적 자유의 관점에서 전향 문제를 사유하는데, 특히 김남천 작품 세계의 변방에 위치한 듯 보이는 「신의에 대하여」는 ‘칸트적인 것’으로 명명될 법한 김남천의 강렬한 자유 정신에 새삼 주목하게 만드는 텍스트이다. 정치주의/문학주의라는 이분법에 결박된 정치주의적 상상력 속에서는 문학이 정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정치가 문학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두 부정된다. 정치와 문학의 끝없는 간섭과 제약을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김남천의 팽팽한 작가적 긴장감을 떠올려 본다면, 문학은 정치적 제약 속에서, 그리고 그 제약을 ‘자기’ 문제화하는 단련 속에서만, 또 다른 정치를 지향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학은 결코 ‘본성상’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Abstract
This paper explores the political imagination in Korean proletarian literature in the colonial era as a way of critical review of recent discourses on the 'literature and politics'. In particular, I focus on Kim Namcheon's literary works as a representative text of the 'conversion literature' that shed a new light on the current issue of the 'literature and politics'. Kim is one of the most unique writers who never gave up his vision of new political practices under the severe political suppression at the late colonial period. Kim's literary spirit of 'self-indictment' is not only limited to the series of his criticism that have been commonly understood as the 'literature of indictment', but it also illuminates Kim's specific complex embedded in his long literary career. Literature, for Kim, originated from a writer's ultimate vision of freedom, a freedom that is necessarily subject to his specific position in reality. Resonating with Immanuel Kant, Kim set out to develop literary criticism based on the notion of a writer's 'freedom'. Thus, Kim's concern with 'conversion literature' is also specifically related to the Kantian ethics. Kim's short story "Fidelity"(1943) is a telling example that dramatizes the question of 'fidelity' and 'freedom' of a converted writer in the late colonial era. Taken as a whole, Kim Namcheon is a problematic writer who attempts to go beyond the barren imagination of politicism thereby rehabilitating the richness of political imagination in Korean proletarian literature.
참고문헌 (27)
- 정호웅, "김남천 전집 1" (2000), 박이정
- 채호석, "맥-김남천 단편선" (2006), 문학과지성사
- 김남천, "한국근대단편소설대계 4" (1988), 태학사
- 김외곤, "한국근대 리얼리즘문학 비판" (1995), 태학사
- 김윤식,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1976), 일지사
- 정호웅, "그들의 문학과 생애 김남천" (2007), 한길사
- 가라타니 고진, "윤리 21" (2001), 사회평론
- 김선욱,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이데올로기" (2005), 철학과현실사
- 알렌카 주판치치, "실재의 윤리-칸트와 라캉" (2008), 도서출판b
- 엠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 (2001), 박영사
-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008), 도서출판b
- 유재홍, "문학의 정치" (2009), 인간사랑
- 자크 랑시에르,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2008), 도서출판 길
- 최종길, "전향의 사상사적 연구" (2007), 논형
- 공임순, "자기의 서벌턴화와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이념형 -‘전향’과 김남천의 소설", 상허학보, 14, pp.71~102 (2005), 상허학회
- 김철, "근대의 초극,낭비 그리고 베네치아-김남천과 근대초극론", 민족문학사연구, 18 (2001)
- 노상래, "암흑기 김남천 소설 연구", 우리말글, 37, pp.337~363 (2006), 우리말글학회
- 박헌호, "‘계급’ 개념의 근대 지식적 역학-사회주의 연구노트 1", 상허학보, 22, pp.13~39 (2008), 상허학회
- 이현식, "주체 재건을 향한 도정과 실천으로서의 리얼리즘 in 임화 문학의 재인식" (2004), 소명출판
- 장성규, "김남천의 발자크 수용과 ‘관찰문학론’의 문학사적 의미", 비교문학, (45), pp.75~94 (2008), 한국비교문학회
- 장영은, "아지트 키퍼와 하우스 키퍼 ―여성 사회주의자의 연애와 입지", 대동문화연구, 64, pp.185~214 (2008), 대동문화연구원
- 채호석, "임화와 김남천의 비평에 나타난 ‘주체’의 문제, In 1930년대 후반문학의 근대성과 자기성 찰" (1998), 깊은샘
- 하정일, "‘사실’ 논쟁과 1930년대 후반 문학의 성격, In 임화 문학의 재인식" (2004), 소명출판
- 한민주, "1930년대 후반기 전향소설에 나타난 남성 매저키즘의 의미-김남천과 한설야를 중심으로-", 여성문학연구, (10), pp.276~299 (2003), 한국여성문학학회
- 한수영, "유다적인 것, 혹은 자기성찰로서의 비평", 문학수첩, (겨울) (2005)
- 한형구, "‘12월 테제’에서 ‘물논쟁’까지 - (혁명적) 계급의식의 분화와 비평의 논리", 민족문학사연구, 24, pp.357~386 (2004), 민족문학사학회
- 허병식, "직분의 윤리와 교양의 종결", 현대소설연구, 32, pp.53~74 (2006), 한국현대소설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