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대 오구라문고 소장 『敬覽』에 대하여
Research on Kyungram in Ogura Bunko, Tokyo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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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일본 동경대 오구라문고[小倉文庫]에 소장되어 있는 『敬覽』의 내용과 편찬 의도, 시문의 번역 양상 및 국어학적 특징을 살펴보고, 조선후기 한글 실기류 문헌의 편찬 속에서 『경람』이 지니는 가치를 따져본 것이다. 『경람』은 필사본 1책(103장)으로 오구라문고에 소장되어 있는 것이 유일본이며, 본문은 전부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총27편의 시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본래부터 한글로 지어진 2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문으로 지어진 시문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한문으로 지어진 시문은 夢窩 金昌集에게 내린 숙종의 御製詩, 김창집이 신임사화 때 사사되기 직전에 지은 시문, 김창집의 동생 農巖 金昌協의 상소문과 三淵 金昌翕의 비지문, 김창집의 사돈인 丹巖 閔鎭遠의 疏箚 등이다. 김창집의 둘째 딸인 안동 김씨가 본래부터 한글로 지은 祭文과 遺書도 수록되어 있다. 『경람』은 서문이나 발문이 없어 편찬자, 편찬 시기, 편찬 의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이 책에 실린 시문의 작가와 창작 시기 등을 고려해 볼 때, 김창집의 외손자이자 민진원의 손자인 閔百順이 1762~1774년 사이에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27편중에 김창집이 지은 글이 13편으로 가장 많으며, 한두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임사화 때 사사된 김창집과 관련이 있다. 곧 『경람』은 신임사화로 대표되는 당쟁의 격랑 속에서 가문의 억울함과 정당함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편찬하였으며, 가문의 여성들에게 읽히기 위해 한글로 번역하였던 것이다. 『경람』의 번역 양상을 살펴보면, 번역은 축자역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한문 원문 제시 없이 한글 번역문만 수록하였다. 다만 한시의 경우 시구의 독음을 한글로 함께 제시해 두었다. 이는 여성을 독자로 하는 조선시대 언해서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한편 『경람』의 국어학적 특징을 구개음화 현상과 아래아(ㆍ) 소실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는데, 같은 시기의 여타 문헌에 비해 두 가지 음운 현상이 느리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영조 연간에 발행된 언해본 御製類와 비슷한 것으로, 『경람』을 통해 18세기 상류층의 국어사용 실태를 엿볼 수 있다. 조선후기에는 가문의 여성들에게 조상의 행적을 알게 하기 위한 한글 실기류 문헌이 많이 편찬되었다. 『경람』도 일종의 한글 실기류 저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람』은 단순히 조상의 행적을 집안 여성들에게 읽히기 위해서 한글로 번역한 것이 아니며, 신임사화로 사사된 김창집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숙종을 시작으로 경종을 거쳐 영조 연간까지 계속되었던 안동 김씨 가문의 당쟁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Abstract
In this paper, I looked into a book named Kyungram in Ogura Bunko, Tokyo University. Especially I focused on the contents, intention, and the aspect of translation. This is related to the worth of publishing Korean linguistic history. This book is one and only copy, and the texts are recorded in Korean alphabet. It contains total 27 poem and prose. Only two of them are originally created in Korean, and others are translated into Korean from Chinese. As this book has no preface or epilogue we can’t define the exact compiler, compiling date, and intention. However, I guess this book was compiled between 1762 and 1774 by Min Baek-sun who is Kim Chang-jip’s grandson. That is because 13 of 27 articles were created by Kim Chan-jip and most of them were related to the massacre of scholars occurred in 1771. Therefore, Min Baek-sun compiled this book to inform an injustice of his family to the posterity. And he translated it into Korean to get women of his family to read. In general, most books of Korean annotation of Chinese classics have its original version. Unlike this, it seems like Kyungram have translated into Korean without original version written in Chinese. We can guess the aspect of translation and the history of political party strife during the late Chosun period through this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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