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중국 의학지식 도입과 그 추이 -신효결명산(神效決明散)을 중심으로-
The Introduction of Chinese Medical Knowledge in the Goryeo Dynasty and its Trend: Focused on the Sinhyogyeolmyeongsan(神效決明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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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근대 의학지식의 형성 과정을 탐구하고자 작성되었다. 본문에서는 중국의 의서인 『태평성혜방(太平聖惠方)』의 신효결명산(神效決明散)이 한반도에 전래된 후의 경과 과정을 추적하였다. 신효결명산은 맹인에 가깝게 시신경이 위축된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고려의 『향약구급방』에서는 시력이 심각하게 약화되는 증상을 동아시아의학의 이론에 따라서 ‘청맹(靑盲)’으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순무의 씨앗[眞菁実]’이라는 향명(鄕名)의 만청자로 치료하도록 처방하였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물로서, 향약(鄕藥)의 초기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려에서는 이미 승려와 무당과 점쟁이들이 실명의 원인과 대응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신효결명산의 수용을 둘러싸고, 불교⋅도교⋅무속 등에 의존하던 종교신앙적인 대응과 병리학⋅본초학 이론으로 무장한 동아시아의학 사이에는 경쟁이 벌어졌다. 물론 청맹에 대한 의학적인 대응으로 신효결명산만이 제시된 것은 아니었다. 이미 『향약구급방』에서는 돼지 쓸개[猪膽] 처방도 수록되었다. 조선 세종대까지의 청맹 처방들을 조사해보면 신효결명산 외에도 잠사 처방, 개젖 처방 등등이 출현하였다. 동아시아의학 내부에서도 처방들 사이에 경쟁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16세기 말부터는 신효결명산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가감발운산, 양간원, 본사방양간원, 정전양간원, 상지전탕 등이 등장하였다. 조선전기에 약재 생산이 활성화된 덕분이었다. 즉 신뢰를 바탕으로 『향약구급방』에 수록되었던 신효결명산은 수백 년 동안 사용되면서 친숙해졌으나, 새로운 처방들이 지닌 신뢰에 밀려 도태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처방이나 의료체계의 선택요인은 친밀도, 신뢰도, 제반 비용 등이었다.
Abstract
This article is intended to explore the formation of Medical knowledge in the pre-modern era. I tracked the progress of Sinhyogyeolmyeongsan(神效決明散) of Taepyeongseonghyebang(太平聖惠方), Chinese medical book, after it had introduced into the Korean Peninsula. Sinhyogyeolmyeongsan is a prescription to treat the symptoms of atrophy of the optic nerve close to the blind. In Goryeo's Hyangyakgugupbang(鄕藥救急方), the symptom of severely weakened vision was defined as ‘Optic nerve atrophy(靑盲)’ according to the theory of East Asian medicine. And it was prescribed to be treated with turnip seeds(蔓菁子) produced in Goryeo. However, monks, shamans, and fortune-tellers of Goryeo were already presenting their own cause for blindness and how to respond. Thus, there was a competition between religious responses that relied on Buddhism, Taoism, and shamanism, and East Asian medicine armed with pathology and herbal theory, over the acceptance of Sinhyogyeolmyeongsan. Of course, Sinhyogyeolmyeongsan was not the only medical response to Optic nerve atrophy. In Hyangyakgugupbang, a prescription for pig gallbladder(猪膽) had already been included with Sinhyogyeolmyeongsan. And the prescription for sleeping silkworm and prescription for dog's milk appeared when investigating the prescriptions for Optic nerve atrophy up to the reign of King Sejong in Joseon. So there was also competition among prescriptions inside East Asian medicine. However, Sinhyogyeolmyeongsan was not seen from the end of the 16th century. Instead, a variety of other prescriptions appeared. In other words, Sinhyogyeolmyeongsan based on trust, became familiar after hundreds of years of use, but was wiped out by the trust of new prescriptions. In this way, the choice factors of prescription or medical system are familiarity, trust, and cost. The combination of these three factors determines the fate of prescription and medic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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