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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조선 접선(摺扇)의 미술적·문화적 표상에서 확인하는 한국, 일본 부채 역사 재해석

Reinterpreting the History of Korean and Japanese Folding Fans through the Artistic and Cultural Representations of Koryŏ and Chosŏn Folding 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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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때 동아시아의 글로벌 상품이었던 접선 (摺扇 , 접히는 부채 )에 관한 연구이다 . 부채는 세계 각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초기 형태는 나뭇잎이나 깃털 등으로만든 단선(團扇, 둥근 부채)이었다. 중국에서 단선의 형태와 종류가 구체화되었고, 8세기경 일본에서 접히는 檜扇이 등장했고, 紙扇인 蝙蝠扇도 나타났다. 한편 고려에서는 종이에 그림을그리고 金銀으로 채색한 고가의 畵摺扇, 나무를 실처럼 얇게 만들어 옷을 직조하듯 제작한 松 扇도 만들어졌다. 이들 고려 부채는 당시 송나라로 전해져 중국 문인과 화론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더욱이 고려 전기에 이미 휴대성과 실용성을 갖춘 白摺扇도 있어, 시중꾼들조차 접선을 가지고 다녔다. 고려는 접선이 가장 먼저 보편화된 나라였다. 그럼에도 고려시대 접선 유물이 현존하지 않고, 근대 일본학계에서 먼저 동아시아 미술사 연구를 축적해 나가면서, 고려 접선의 역할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기존 연구들 중에는 “고려는 접선을 생산하지 못하고 일본 접선을 단순히 중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송대 사료에 언급된 고려 접선에 대한 묘사를 일본 접선의 것으로 치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경향은 중국 사료에 풍부히 남아 있는 고려 접선 관련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고려 접선의 형태적·미술적 특징을 비교 연구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된 오해로 여겨진다. 고려 접선에 대한 기록들과 미술품, 접선의 오브제와 형태, 고려와 일본의 것을 비교사적으로 검토하니, 고려 접선의 미학적·형태적 차별성이 확인되었다. 동아시아 부채 문화에서 고려 접선의 역할과 위상을 재확인하고 고려의 국제적 상품 접선에 대한 이해를 점증시킬 수 있게 되었다. 고려 접선은 중국으로 건너가 송대 명사들에게 찬사의 대상이 되었다. 나아가 오늘날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접선의 형태와도 닿아있다. 한·중·일 문화 교류 속에 예술적 심미성과 실용성을 갖추어 나간 접선은 16세기 아시아에 온 유럽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가 서구 사회의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Abstract

This paper discusses folding fans(摺扇), which were once global commodities in East Asia. Fans emerged independently across various regions of the world, initially in the form of paddle fans(團扇) made from leaves or feathers. In China, the forms and types of paddle fans were refined, while folding fans such as the hinoki fans(檜扇) and Bat-shaped fans(蝙蝠扇) appeared in Japan around the 8th century. In Koryŏ, there were folding fans with pictures(畵摺扇), painted on paper and decorated with gold and silver, as well as pine fans(松扇), crafted by thinning wood to the fineness of thread and weaving it like fabric. These Koryŏ fans received high praise from Chinese literati and art critics when they were introduced to the Song dynasty. Koryŏ folding fans were notable for their high-quality paper and numerous spokes, contrasting with Japanese folding fans that typically had around five spokes. More spokes in a folding fan allowed for greater portability when folded. In Koryŏ, even Servants carried folding fans, making it one of the earliest societies in the world where folding fans became widespread. Nevertheless, no folding fan artifacts from the Koryŏ period have survived to the present. And during the modern period, Japanese academia significantly advanced the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study of Asian art history, which led to an underrepresentation of Koryŏ's role in folding fan culture. These studies claimed that Koryŏ merely served as an intermediary for Japanese folding fans. However, Chinese historical records contain far more references to Koryŏ folding fans than to Japanese folding fans. Chinese scholars paid significantly more attention to Koryŏ folding fans. Existing research has not sufficiently examined these Chinese records. Through comparative analysis of records, artworks, and the cultures of Koryŏ and Japan, the aesthetic and structural characteristics of Koryŏ folding fans become distinctly clear. This opens a space for reinterpreting and critiquing the prevailing notion that Koryŏ folding fans were simply Japanese folding fans. Koryŏ folding fans were highly praised by Song dynasty elites in China and bear a direct connection to the folding fans still used today for practical purposes. Folding fans, combining artistic elegance with utility, were introduced to Europe through Europeans who arrived in Asia in the 16th century, eventually becoming fashionable accessories in Wester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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