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국행수륙재 찬품 연구 ―진관사 수륙재 의례음식의 맥락론적 접근―
A Contextual Approach on the Suryukjae Ritual Food in the early Joseon Dyna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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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하고 또 여러 사찰에 설행되고 있는 ‘수륙재’를 조선전기 유·불 의례 교체기의 맥락에서 논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여기서는 특히 조선전기 수륙재 의례 과정 속에서 의식(儀式)의 종류와 대상 및 의식의 장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의례음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수륙재(水陸齋)는 설단을 갖추고 장엄과 작법이 있고, 공양시식 등이 여러 날 연속되는 종합적 연행 의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 재장(齋場)에서 공양되고 베풀어지는 의례음식 또한 종교적으로 함축된 의미와 상징을 담게 된다. 그런데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행하는 정치적 변화에 편승한 성리학적 유교의례체계에서는 관습적으로 전승되고 있던 불교의례에 대한 손질 또한 불가피한 수순에 놓이는 양상이었다. 그렇다면 망자의 죽음의례를 위해 설행되는 수륙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 혹은 지속을 보이고 있었는가는 검토가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 작업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본 연구가 조선전기의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제125호 「삼화사 수륙재」나 제126호 「진관사 수륙재」는 직접적으로 조선전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수륙재 의례음식인 찬품(饌品)의 종류와 기물의 수 등은 본 사찰의 문헌적 기록이 거의 전하지 않아서 『조선왕조실록』 세종 2년(1420)의 국행 수륙재를 원용하는 실정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러하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당시의 문헌 기록이 전하는 찬품을 둘러싼 의식(儀式)의 맥락을 집중적으로 추적해보고자 하였다. 이 때 수륙재 의례음식 이해의 이론적 논의나 개념은 “혼합(Syncretism)”을 기본으로 하여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언급한 “결합(Verbindung)”의 지성작용 개념을 차용하여 분해와 분석의 도구로 삼았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본 연구는 조선전기의 수륙재는 유교의 정통론과 정통행에서 비롯된 반불교적 의례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유·불 의례가 경합하고 갈등하면서도 한국의 의례음식 교류사의 측면에서 종합적이고 통일적 표상으로 전환되어 갔음을 보이고자 하였다. 이러한 혼합과 결합의 종합적 표상은 구체적으로 원경왕후 민씨를 위한 국행 수륙재의 찬품 사례로 들었던 ‘증반’, ‘유과’ 그리고 ‘두탕’을 통해 일정부분 해명되었다고 본다. 이는 바로 두 왕조가 서로 교차하고 융합하고 공존하는 가운데 펼쳐진 접촉의 사건들 속에서 유·불 의례 사이의 경계가 새롭게 해석되고 설정되는 것을 실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iscuss the 'Suryukjae,'(a Buddhist ritual held for the dead who do not have its descendents) designated as a national intangible property and performed in various Buddhist temples in contemporary Korea, in terms of contestation process between Confucianism and Buddhism in the early Joseon dynasty. In order to explain the contestation process, I pay a specific attention to food offerings which are differently arranged with reference to each section of the ritual. Food offerings which are served in a ritual setting would contain religious meanings. It is, therefore, expected that Confucian scholars during the Joseon dynasty tried to modify the ritual process of ‘Suryukje’ by reference to the ritual system of Confucianism. I believe that the examination of changes and continuities in this period is important for understanding the cultural meaning of Suryukjae performance in modern Korea such as "Samhwasa Suryukjae" and "Jinkwansa Suryukjae," both of which are designated of national intangible properties. Methodologically, the study depends on such concepts as ‘Syncretism’ and Kant’s ‘Verbindung’ which are suitable for the analysis of how Suryukjae has been formed by the process of contestation and compromise between Confucianism and 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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