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 장편소설 <하씨선행후대록>에 나타난 송사(訟事) 모티프의 양상과 그 의미
The Lawsuit Motif in Premodern Korean Novel Hassi Seonhaeng Hudae Rok and Its Signific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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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장편소설 <하씨선행후대록>(33권33책)은 하씨 가문의 4대손을 중심으로 혼사 갈등·부부 갈등 등 가정 안팎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특히 전생에 원한 관계였던 고이랑(여)과 장대랑(남)이 황월혜(여)와 곽씨(여)로 환생하여 대립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사건을 만들어내는데 이 갈등의 시작점이 송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첫 번째 송사는 ‘호혁 살인 사건’으로 재판 과정을 통해 법의 판결과 피해자 신원(伸冤) 한계의 문제를 제기한다. 장대랑이 호혁의 아내인 고이랑을 흠모하여 시종을 시켜 호혁을 죽이고 고이랑이 이를 알아 관아에 고소하면서 지상과 천상을 넘나드는 재판이 시작된다. 지상에서 이루어진 재판은 죄인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고이랑의 열절(烈節) 행위를 인정하는 기능을 하지만 형량에 따른 입장 차이로 피해자 고이랑이 사적 복수를 하게 만든다. 그리고 명부에서 이루어진 재판은 고이랑에게 ‘천정인연’이라는 보상과 ‘고난’이라는 업보를 부여하면서 열 윤리와 인명 범죄 사이에서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판결을 제시한다. 두 번째 송사는 도사가 대한의 누이를 겁탈하려고 시도한 강간 사건과 진대랑의 아내와 친구 석만재가 간통한 사건인데, 강간과 간통을 중형으로 엄격하게 다루면서 현명한 법관을 통해 강상(綱常)이 단속되는 기능을 가진다. <하씨선행후대록>에 나타난 송사 모티프의 기능과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을 통해 조선 후기 소송과 관련된 법문화를 재구성한다. 본 작품은 수령-관찰사-국왕으로 이어지는 형사 재판 절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조선 후기 ‘십악의 죄’를 가장 엄정하게 처벌하고 살인보다 열절(烈節)의 가치를 더 숭상하던 법 개념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상적인 법관을 제시하거나 환상에 의한 재판을 설정하면서 당대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두 번째는 판결에 대한 법감정(法感情)의 상이(相異)한 시각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적 복수에 관한 법의 질서(천상 재판)와 유교 윤리(지상 재판)의 관점 속에서 서술자는 전자의 입장을 취하며 복수 욕망 해소에 급급하여 살인을 감행한 고이랑의 행위를 지적한다. <하씨선행후대록>의 송사 모티프는 재판과 판결의 과정이 기술되고 살인·폭행·성범죄·간통 등 소송의 다양한 사례가 제시되어 조선 후기 소송과 법문화를 조망해볼 수 있다는 점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재판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의 법과 윤리에 대하여 다채로운 관점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송사 모티프를 단편에서 장편으로 옮겨오면서 국문 장편소설의 다양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Abstract
The Korean full-length novel Hassi Seonhaeng Hudae Rok (33 volumes, 33 books) deals with various events that take place inside and outside the family, such as marriage conflicts and domestic conflicts, with a focus on the 4th generation descendants of the Ha family. In particular, Go Rang (female) and Jang Dae-rang (male), who had a grudge against each other in their previous lives, are reincarnated as Hwang Wol-hye (female) and Kwak (female), forming a confrontational relationship and creating various incidents. The meaning of the lawsuit motif in Hassi Seonhaeng Hudae Rok is as follows. First, it is possible to view the landscape of legal culture in the late Joseon Dynasty. This work realistically shows the criminal trial process leading from the chieftain - the governor - the king, and reflects the attitude of the law that punishes the ‘ten evil sins’ most severely and respects the value of ‘zealousness’ more than murder. Second is that it reflects the people’s expectations and wishes for the trial. It shows the corrupt judge Wang Se-seung and the wise judges Ha Gyeong-yeon and Jang Moon-gwang in confrontation, and contains the public’s expectations for a judge who can make a wise decision through a fair trial. On the other hand, it also shows through trials that the standards of ‘justice’ pursued by society and individuals are different. The end of the lawsuit is when the plaintiff’s resentment ends, but in the end, Go Rang could not accept the verdict and killed Jang Dae-rang himself, which means that the trial did not resolve Go Rang’s resentment. It can be seen that the people wanted a judgment based on humaneness, not a judgment based on Confucian ideology. The litigation motif of Hassi Seonhaeng Hudae Rok describes the trial process and presents various cases of lawsuits such as murder, assault, sex crimes, and adultery, allowing us to look into the legal culture of the late Joseon Dynasty, and the confrontation between wise judges and corrupt judges. It is very meaningful in that we can read the readers’ desire for an ideal judge through the process, and we can get a glimpse of the gap between justice and individual justice in the late Joseon society through trials that cross reality and fantasy based on the judgment results. In particular, it is significant in that it showed the diversity of Korean full-length novels by moving these litigation motifs from short stories to full-length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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