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의 권리
The Right t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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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노동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이나 학생들을 위하여 헌법 제32조가 규정하고 있는 근로의 권리를 간략하지만 비판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노동문제는 헌법규범과 현실의 괴리가 매우 큰 영역이지만, 헌법학 영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해 왔다. 필자가 근로의 권리에 대한 강좌형 글쓰기를 시도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크게 두 가지 작업을 시도하였다. 우선 학설과 판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근로의 권리의 법적 성격을 진단함으로써 근로의 권리의 주체나 포섭 범위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 다음으로는 근로의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32조가 규범적으로 요청하는 바는 무엇이고 이러한 요청은 노동현실 속에서 어떻게 반영되거나 배반당하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했다. 이를 통해서 헌법규범과 현실의 괴리를 실증적인 자료 분석을 통하여 명료하게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근로의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 실현을 위한 적극적 요구를 할 권리라는 사회권적 성격과 인간의 존엄성 침해에 대한 소극적 방지라는 자유권적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둘째, 근로의 권리는 정치적 프로그램이나 목표조항이 아님은 물론 입법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추상적 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국가권력을 구속하는 효력을 갖는 구체적 권리로 이해해야 한다. 셋째, 근로의 권리는 노동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근로기회의 제공을 요구할 권리를 핵심으로 하며 근로기회의 제공이 어려운 경우 최소한의 생계비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넷째, 근로의 권리는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근로자가 일할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보장받을 권리 또한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정리해고의 명문화 및 사유 확대, 부당해고 규제 완화 등 일할 권리의 부당한 박탈은 일상이 되었고 탄력근로시간제의 도입 및 확대, 비정규직 노동의 법제화 등 노동유연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인간의 존엄성 보장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의 모습이다. 다섯째, 근로의 권리는 적정임금의 보장을 요구하지만, 노동현실 속의 임금 수준은 헌법의 요구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은 크게 늘어나고 있고, 남성과 여성 간 및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지나치게 커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여섯째, 근로조건의 기준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동현장에서 자유와 평등, 참여와 자기결정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해고 규제나 법정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의 핵심규정이 영세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OECD 1위의 산재사망률은 도무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 줄 안전장치의 확보 강제와 중대재해기업의 처벌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대답없는 메아리가 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헌법은 일할 기회를 제공할 것과 일할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당하지 않도록 할 것을 선언하고 있지만 현실의 제도나 실무 또는 관행 속에서는 헌법의 명령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근로의 권리를 둘러싼 헌법규범과 헌법현실의 이러한 괴리를 조속히 좁혀나가는 것이야말로 ‘노동 존중’을 표방하는 정부의 최우선적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aims at introducing briefly but critically the right to work prescribed by Article 32 of the Constitution for ordinary citizens or students interested in labor issues. In the realm of basic labor rights, the gap between constitutional norm and reality is very large, but it has not received much attention from constitutional scholars. That’s why I’m trying to write a lecture-style essay on the right to work. I tried to carry out two main tasks in this article. First of all, based on the analysis of theories and precedents, I wanted to clarify the subject or scope of the right to work by diagnosing the legal nature of the right to work. Next, I tried to reveal what is normatively requested by Article 32 of the Constitution, and how these requests are betrayed in labor reality. The results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First, the right to work has both the social character of the right to make active demands for the realization of human dignity and the liberal character of the passive prevention of human dignity infringement. Second, the right to work should be understood as a specific right that has the effect of binding state power directly, rather than an abstract right that can only be realized by legislation or one of the political programs or goals. Third, the core of the right to work is the right to request the state to provide working opportunities, and, if it is difficult to provide working opportunities, then to guarantee minimum cost of living to those people with no job despite their will and ability to work. Fourth, the right to work also includes the right of workers who already have jobs not to be unfairly deprived of their right to work and to have at least minimum working conditions guaranteed so that human dignity should not be violated. However, unwarranted deprivation of the right to work has become a daily routine. Also, the rapid increase of labor market flexibility, such as the institutionalization and expansion of the flexible working hours system and non-regular employment, makes constitutional guarantee of human dignity an empty promise. Fifth, the guarantee of optimum wages is essential to realization of the right to work, but the wage level in the labor reality falls far short of the constitutional demand, and what is worse, the proportion of workers paid minimum wage or less is increasing significantly. In addition, the wage gap between men and women and between regular and non-regular workers is so wide to directly violate the principle of equal pay for work of equal value. Sixth, though freedom, equality, participation and self-determination must be assured at the labor site in order to guarantee human dignity of workers, even the core provisions of the Labor Standards Act, such as dismissal regulations and legal working hours, are not applied to small businesses. Moreover, calls for the enforcement of safeguards to protect the lives and safety of workers and punishment of companies responsible for severe and catastrophic industrial disasters remain unanswered echoes. The Constitutional guarantee of the right to work is not working in real-life institutions or practices. Narrowing the gap between the constitutional norms over the right to work and the reality as soon as possible should be a top priority for the government, which allegedly advocates “respect for la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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