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철학과 한국사칠논변
The Philosophy of Zhu Xi and Four-Seven Debates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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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주희는 사단과 칠정의 관계를 언급한 적이 거의 없다. 그는 그 연원에 대해서 “사단은 리가 발한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는 모호한 말을 하였다. 여기서 발(發)이란 용어는 매우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면 그것은 발현(發顯)을 의미하기도 하고 발동(發動)을 뜻하기도 한다. 위 문구를 제외하고 사단과 칠정의 관계에 대한 주희의 언급은 더 이상 없다. 이 문제는 종국에 한국에서 사단칠정논변의 주요 논제가 되었다. 본 논문은 우선 주희가 언급한 동정(動靜)유행(流行)발(發)의 다층적 함의를 분석하고 원명대 유학자들의 관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 한국사칠논변의 선구 역할을 한 권근과 유숭조를 살펴 볼 것이다. 끝으로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해명을 꾀했던 퇴계와 율곡, 그리고 다산의 관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1559년부터 1566년까지 퇴계와 고봉의 사칠논쟁에서 촉발된 심성론의 문제는 이기론과 맞물려져 있다. 한국성리학의 대표자인 퇴계는 정주계통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사칠론을 정초하고자 하였다. 퇴계가 호발(互發)의 사칠론을 수정하기는 하였지만, 그는 발(發)의 이중적 의미를 인지하였다. 다시 말하면, 발의 이중적 의미는 본체론적 의미의 발현(發顯), 즉 리의 발현과 우주론적 의미의 발동(發動), 즉 기의 발동이다. 그리하여 그는 사단은 리가 발현하고 기가 따른 것(理發而氣隨之)이며 칠정은 기가 발동하고 리가 그 위에 올라탄 것(氣發而理乘之)이라고 풀이하였다. 그러나 고봉과 율곡은 리는 정의도 없고 계탁도 없으며 조작도 없다(理無情意, 無計度, 無造作)는 주희의 말을 근거로 리의 발현을 부정하고 기의 발동만을 인정하였다. 사실 사단과 칠정의 연원에 대한 퇴계, 고봉과 율곡의 설명은 서로 다른 사유의 패러다임에 기초하고 있다. 다산은 기본적으로 고봉과 율곡의 입장을 따르지만 <리발기발변>에서 이 점을 객관적 입장에서 서술하였다. 이것은 250여년을 이어온 사칠논변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The Philosophy of Zhu Xi and Four-Seven Debates in 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