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에 나타나는 ‘수치(Shame)’ 감정과 윤리적 가능성
Emotion of Shame and Its Ethical Possibility in the Novel To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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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감정은 단순한 심리적 소여가 아니라, 주체가 세계와 관계 맺는 체험이다. 기존 논의에서 ‘수치’는 긍정적인 의미부여와 부정적인 비판이 함께 있어왔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수치’는 자기 성찰로부터 인간이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게 만들어준다. 동시에 이 성찰과 반성은 자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죄책감, 심리적 억압 등과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인식들은 ‘수치’가 주체의 자기정체성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고에서는 <토지>를 대상으로 ‘수치’를 겪는 인물을 살펴보고, 그들의 모색과 대응과정에서 드러나는 윤리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했다. 첫째, 타자가 배제된 자기동일성의 세계 내의 개인은 수치심을 상실하고 있었다. 이러한 개인은 자기중심적 나르시시즘에 머무르며, 윤리적 판단과 가치 모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둘째, 수치심을 자기자존과 연결시키는 양상이 있었다. 이때 ‘수치’는 금지와 부정이라는 소극적 의미보다 정체성 탐색에 적극 관여하게 된다. <토지>의 인물들은 수치 경험을 내면화된 타자(internalized other)로 삼아, 인간다움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셋째, 타자 공감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치’가 있었다. 이때 개인은 수치심을 통해 공동체 속 존재로서 자신을 확립할 수 있었다. 넷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데서 비롯된 수치심이 자기성찰로 이어지는 양상이 있었다. 이 자기성찰이 외부현실을 변화시키려는 능동적인 의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치심은 자신의 수동성을 인식하고, 인간의 의미를 탐색하는 존재론적 감정으로 작동하는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양상들은 ‘수치’가 자기 정체성의 구성과 공동체적 감정 능력에 대한 탐색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토지>에서 드러나는 ‘수치’는, 인간성 상실의 징후를 고발하는 방식으로서도, 인간성 회복을 가능케 하는 기제로서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토지>의 ‘수치’가 구성하는 윤리적 가능성이다.
Abstract
Emotion is not simply what is given, but it is the experience in which the subject relates to the world. Previous discussions saw shame as being both positive and negative. The positive side is that shame allows a human being to pursue the better values through his or her self-examination. At the same time, since this examination and reflection are based on the negative awareness of self, they can be linked to a feeling of guilt, psychological suppression and the like. This awareness suggests that shame is closely related to the formation of the subject’s self-identity. This study seeks to examine the characters in Toji who suffer shame and to discuss the ethical meaning revealed in the process of their struggles and their response to such struggles. First, when the individuals exclude others and remain in their own world of self-identity, they lose a sense of shame. They remain in a state of self-centered narcissism, and cannot explore ethical judgment and values. Second, the characters tend to link the sense of shame to self-pride. At this time, shame is not that of being inhibitory and negative, but rather, becomes an element in the exploration of identity. Characters in Toji took the experience of shame as an internalized other person to stand firm in being a human. Third, characters showed shame from their sympathy with others. Individuals establish themselves as members of the community through a sense of shame. Fourth, characters developed a sense of shame from being conscious of others into self-examination. This self-examination did not lead to an active determination to change the external reality. However, a sense of shame served as an ontological emotion to recognize one’s passivity, and to explore the meaning of humans. This analysis revealed that shame was a factor that made it possible to construct a self-identity and to explore the communal emotional ability. Shame shown in Toji served as the way of reporting the signs of losing humanity, and as a mechanism of recovering humanity. This is the ethical possibility that shame in Toji can 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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