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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과 유성기, 근대의 사운드스케이프

Theater, Gramophone, and the Modern Sou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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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학제간연구

초록

이 논문에서는 극장과 유성기가 만들어냈던 근대의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를 통해 ‘생생함’이 원래 극장보다 유성기와 라디오 등과 같은 근대 매체의 소리로 인식, 경험되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원음처럼) 생생하다’는 수사는 음향재생기술에 본래적으로 부재한 현장성 내지는 원음의 존재를 상상적으로 환기시키고, 근대의 음향재생 테크놀로지에 대한 확신/믿음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소리’와 ‘풍경’의 합성어인 ‘사운드스케이프’라는 용어는 머레이 쉐이퍼(Murray Shafer)가 고안한 용어로서, 자연의 소리, 농촌/도시의 소리, 음성, 음악 등을 모두 포괄하는 제반의 소리환경을 의미한다. 따라서 근대 연극/극장의 소리풍경은 연극/공연의 내용이 되는 직접적인 말소리(대사와 노래)나 음악/음향소리 등뿐만 아니라 극장(건축)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모든 소리, 즉 관객을 모으기 위한 음악이나 고함소리, 사람들의 웅성거림 등을 모두 포괄한다. 소리는 생성되는 순간 동시에 공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대연극의 소리풍경은 과거의 기록들을 통해 재구성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기록을 통해 소리들의 정보뿐만 아니라 소리들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을 포착할 수 있다. 1900년 전후 한성부 안에서는 가로(街路)와 시장에 사람들이 모여 풍기를 어지럽히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었다. 따라서 1902년 도심에 처음 등장했던 협률사를 비롯한 연극/극장들에서 밤늦게까지 울려퍼지는 소리는 커다란 ‘소음’으로 인식되었다. 여기에 매일 저녁때마다 극장에서 취군하는 소리-징과 꽹과리, 호적 등-에 대한 사람들의 원성은 높았다. 하지만 극장의 소리는 점차 근대화된 도시풍경의 일부가 되었으며, 비슷한 시기에 유성기소리가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유성기소리는 처음부터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유성기는 점차 가정의 완상품이 되었으며, 소리의 식별가능함만으로도 “완연”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점차 재생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유성기소리는 육성과 다름없이 생생한 소리로 강조, 인식되었다. 유성기소리는 특히 1926년 윤심덕의 유고 음반을 통해 불멸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유성기소리의 완전함과 불멸성에 대한 믿음은 근대의 테크놀로지 그 자체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여기가 아닌 미래, 즉 근대의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줄 머나먼 미래를 향한 것이었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modern soundscape of theater and gramophone to prove that ‘vividness’ was recognized originally by the experience of gramophone, not by live performance in theater. by 1900 in Seoul, performance on the street and in the market was banned. When the first theater opened in the middle of Seoul, people regarded the sound of theater as ‘noise.’ They complained about the noise which continued over midnight in the theater. Every evening, the loud sound of the instruments like jing(gong), kkwaenggwari (small gong), Taeppungso (bugle) resounded in the city. When the sound of theater was got used to, another sound began enchanting the citizen. The gramophone gave an amazing spectacle at first. People thought and felt the sound were vivid, despite its sound were bad actually. And according to the development of sound reproduction technology, people regarded the reproduced sound as the original sound. Also, the sound of gramophone was thought and felt as the immortal. The faith in the immortality and perfectness of the gramophone was the faith in the modern technology virtually. And it was towards the distant future, which the modern technology would bring in som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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