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바다의 기억 - 일본군 ‘위안부’는 셀 수 있는가
Ruins, Memories of the Sea - Can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Be Cou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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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일본군 ‘위안부’는 셀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짐으로써,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를 정부에 등록시켜 셀 수 있는 인구로 범주화한 것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내에서 살아남은 일본군 ‘위안부’의 수를 셈하기 이전에 자신을 드러낸 김학순의 증언 투쟁에 내재한 상징과 정동을 살펴보았다. 김학순이 증언을 통해 드러낸 전쟁 기억 이미지로서의 폐허는 지명을 지닌 특정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무수한 죽음을 목격한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그 참상을 돌아갈 수 없는 주검들이 부유하는 바다로 그려낸 도미야마 다에코의 <바다의 기억>이 제시하는 전쟁의 폐허 이미지를 주목하였다. 땅이 아닌 바다의 폐허 이미지는 굳이 셈할 필요조차 없다고 간주된 여성들에 대한 일본군 ‘위안부’의 동원과 존재 방식, 초국가적인 폴리스를 창출한 운동의 양상에 각인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본다면, 일본에서 기금 문제가 대두된 것에 대한 국내 운동의 대응 속에서 이루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정부 등록의 법제화는 커밍아웃의 청자를 정부로 삼았으며, 그 자격이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자에 국한되어 있었다는 것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법제화 과정과 그 결과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 기억, 서사에 있어 민족주의 프레임을 강화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오늘날 ‘위안부’ 생존자 수를 세는 관행과 세계 곳곳에 지속되고 있는 전쟁에 힘입어 확장되는 K-방위산업을 자랑하고 신냉전의 군사적 긴장 속에 확전을 외치는 것이 같은 민족주의의 깃발 아래서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이 글은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헤아릴 필요조차 없는 존재들을 대량 생산하는 자본주의 팽창으로 일어나는 전쟁의 중지와 반대에 있음을 주장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critically reflect on the categorization of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survivors into a countable population by government registration in Korea. This is also to ask again the question of whether we can count the number of victims of ‘comfort women’ for the Japanese military. To this end, first of all, the symbols and emotions inherent in the testimony struggle of Kim Hak-sun, who revealed herself as a survivor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for the first time in Korea, were examined. The ruins as an image of war memory revealed by Kim Hak-sun’s testimony are not identifiable places with geographical names, and it was suggested that they were places where corpses that could not return were floating by overlapping reading <Memories of the Sea> by Taeko Tomiyama. This image of ruins is imprinted on the mobilization and existence of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who are considered to have no need to count the living and the dead, and the aspect of the movement that created a transnational polis. In light of this, the legalization of government registration of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victims, which was made in response to the domestic movement against the rise of the civic fund issue in Japan, is limited to those with Korean nationality. This implicitly helped to strengthen the nationalist frame in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movement, memory, and narrative. We must be wary of the fact that today’s practice of counting the number of survivors of ‘comfort women’ and boasting of the K-defense industry and calling for redemption may be under the same flag of nationalism. This paper argues that the ultimate goal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movement is to stop and oppose the war caused by the expansion of capitalism that mass-produces countless be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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