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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교육』과 시간

Quelques aspects du temps dans l'Education sentimen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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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감정교육』은 이야기가 절정을 향해가며 긴장을 고조시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소설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체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사건들 사이의 인과 관계가 흐릿해지고, 현실은 파편화된 채 병렬되어 제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교육』이 이야기가 완전히 해체된 소설이 아닌 이유는 소설에 연속성을 부여하는 여러 장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감정교육』에 연속성과 통일성을 부여하는 한 요소가 시간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작품에 나타난 시간의 여러 양상을 살펴보고자 했다. 『감정교육』에는 유달리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가 많다. 바로 이 지표를 통해 소설은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듯 앞으로 나아가고, 독자는 시간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병렬된 채 각기 고립적으로 놓여있는 사건들이 시간이라는 흐름에 의해 연결된다. 그런데 1848년 2월 혁명의 장면이나 퐁텐블로 에피소드에서 드러나듯, 이 시간은 인간이 역사 속으로 끌어들일 수 없는 시간이다. 그것은 현재와 관계없는, 그러므로 과거와 미래가 아니라, 지금과 이전과 이후가 있을 뿐인 시계의 물리적 움직임이 가리키는 시간이거나 인간과 인간 역사의 유한성과 초라함을 도드라지게 느끼게 만드는 ‘우주적 시간’이다. 사적 시간과 공적 시간의 분리를 『감정교육』에 나타난 시간의 또 다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기존의 소설들, 특히 발자크와 스탕달의 소설에서 이 두 차원의 시간이 긴밀하게 얽혀 있다면, 『감정교육』에서는 이 두 차원의 시간이 나란히 병렬하여 진행될 뿐 인과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즉 공적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 사적 영역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한편, 시간의 ‘민주화’, ‘평준화’는 공적 시간과 사적 시간의 분리와 동시에 일어난다. 『감정교육』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짜와 일상의 날짜 사이의 차이를 없애버린다. 소설의 첫 구절에 놓여있는 날짜 지표를 분석해 봄으로써 또 역사적 날짜 표지를 의도적으로 지워나간 작품의 의도를 질문함으로써 ‘시간의 평준화’가 의미하는 바를 살펴볼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의 날과 역사적 대사건이 일어난 날 사이에 질적인 차이가 없어지고 모든 날이 동일한 무게로 인식된다면, 시간의 진정한 움직임 즉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인물들이 그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끝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따라 진행되는 『감정교육』이 ‘부동의 소설’로 간주되는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프루스트가 『감정교육』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 3부 6장의 첫 부분, 17년의 세월이 단 몇 줄의 문장으로 제시된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덧없는 시간을 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부분은 소설 전체에 걸친 주인공 프레데릭의 시간체험을 요약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소설은 시간의 축소뿐만 아니라, 단 하루 동안 일어난 기다림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묘사하기도 하는 등 한없이 늘어지는 시간 또한 뛰어나게 묘사한다. 그런데 극단적인 단축과 연장, 일견 상반되어 보이는 주인공의 이 두 가지 시간 체험은 결국 ‘기다림의 시간’, ‘비어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양상으로 경험한 내용은 동일한 시간이었을 뿐이다. 논문의 마지막 장은 『감정교육』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은 소설’이라 간주되는 이유를 이러한 주인공의 시간체험을 밝히고자 했다.

참고문헌 (3)

  1. "L'Éducation sentimentale" (1985), Flammarion «GF»
  2. "Actes du colloque de Cerisy UGE" (1975)
  3. "L'Education sentimentale" (1997), P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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