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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인지와 재현 : 동양 여행과 『살랑보』를 중심으로

La perception et la représentation de l’Orient : Autour du voyage en Orient et de Salammb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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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서양인에게 동양은 단지 지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환상이 펼쳐지는 꿈의 공간이며, 또한 글쓰기의 공간이다. 동양 여행기뿐 아니라 동양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들이 유행한다. 플로베르는 젊은 시절 여행의 경험을 통해 인간은 이미 습득한 문화적 지식을 통해 한 공간을 지각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이후 동양 여행의 경험을 통해 동양이라는 공간을 인식하는데 참조할 수 밖에 없는, 여행기와 소설과 사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문서고인 ‘오리엔털리즘’이 지각의 방해물이라기보다는 동양을 인식하는데 꼭 필요한 가이드 역할을 하며, 독자와 작가 사이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플로베르는『살랑보』에서 고대 카르타고를 소설적으로 복원하려고 시도한다. 그는 지금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고대 도시를 복원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문헌 자료를 참조하고, 이렇게 얻어진 고고학적 지식을 소설화 할 수 있는 새로운 글쓰기를 모색한다. 이는 창작과정과 관련된 편지, 특히 생뜨-뵈브와의 논쟁을 담고 있는 편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플로베르는 독자들에게 소설이 사라진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해 전문적인 고유명사들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고고학적 지식에 기반한 낯선 어휘들은 당시 역사소설의 규범에 익숙한 독자와 비평가를 당혹하게 만들고, ‘사실주의’또는 문학적 ‘재현’에 관한 논쟁까지 일으키게 된다. 생뜨-뵈브는 과거를 재현하기 위해 이용한 전문용어들이 오히려 소설의 가독성을 해친다고 비판했고, 이에 플로베르는 고고학적 지식을 소설 속으로 융화시키기 위해 그가 어떻게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밝히는 반박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플로베르는 자신의 방대한 문헌조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카르타고를 있었던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 고대도시에 대한 독자들의 이상(idéal)을 표현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소설을 통해서 독자를 실제 동양이 아닌 언어와 상상의 공간으로서 존재하는 동양으로 인도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글쓰기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비현실적 실체를 가능한 깊이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2)

  1. "Correspondance", – 4
  2. "texte établi, présenté et annoté par Anne Herschberg-Pierrot"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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