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라베>와 <진링의 13소녀>에 나타난 난징의 도시공간에 대한 기억
The Memory of Nanjing's urban space in the films <John Rabe> and <The Flowers of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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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오랜 시간 동안 제국의 수도였던 난징은 이후 1937년 12월에 난징대학살이 일어나면서 비극적인 전쟁의 현장으로 역사에 기억되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역사가 되어 남게 되는데, 오늘날 역사가 보존되고 기억되는 방식은 기존의 문자 인쇄물의 형식을 넘어 사진, 동영상, 영화, TV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등의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형태로 확장되었다. 본 고에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사회적 파급력을 지닌 영화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여, 난징의 도시공간이 오늘날 어떻게 기억되고 재현되는지를 알아보았다. 본 고에서는 우선 영화 <존 라베>와 <진링의 13소녀>에서 난징을 각각 ‘서구인이 구원한 공간인 안전지대’와, ‘성스럽고 포용의 공간인 윈체스터 성당’으로 다르게 상상한 것을 주목했다. 영화 <존 라베>는 독일 감독의 작품이고, 독일과 프랑스가 주축이 되어 제작됐다. 따라서 작품에서는 독일인 존 라베를 영웅적으로 묘사했고, 서구인이 만든 ‘안전지대’라는 공간을 통해 난징의 도시공간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안전지대로 표상된 난징은 영웅적인 서구인에 의해 구원된 도시였다. 영화 <진링의 13소녀>는 영화 <존 라베>와는 다른 시선에서 난징을 바라보았다. 장이머우 감독의 작품 속에서 난징은 ‘윈체스터 성당’으로 표현됐으며, 이 성스러운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은 본래의 속된 속성을 버리고 차츰 성스러운 존재로 변화되었다. 이질적인 존재여서 서로 갈등했던 미국인 장의사 존, 수녀 지망생 소녀들, 진회하의 기녀들은 차츰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본 고에서 살펴본 것은 난징대학살을 다룬 두 편의 영화가 어떻게 서로 다른 집단의 정체성과 정치적인 입장을 작품 속에서 표현했는가 하는 문제였다. 우선 영화 <존 라베>는 난징대학살을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나치 당원이었던 주인공 존 라베를 통해 나치 독일의 과오를 반성하고, 당시 나치즘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개인을 변호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런 메시지는 갈렌베르거 감독의 독일인으로서의 정체성, 독일 영화로서 고려해야 했던 특유의 정치적인 맥락 나아가 대중성과 관련되어 있었다. 또한 본 고에서는 <진링의 13소녀>의 경우 <존 라베>에 비해 중국적인 애국주의와 전통의 감성이 함축된 작품으로 분석하였다. <존 라베>에서는 무기력하고 존재감이 없던 중국인 그리고 중국적인 감성이 영화 <진링의 13소녀>에서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중국적인 감성도 중국인 감독의 정체성이 반영된 것이고, 치밀한 정치, 상업적인 고려에서부터 나온 것이지만, 秦淮八艶의 전설을 스크린에 소환함으로써 중국적인 콘텐츠를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성으로 재창조했다고 볼 수 있었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는 꿈에 대한 해석을 통해 심리분석을 했는데, 그에 따르면 꿈의 내용은 재구성되고 기억되며, 하나의 사건을 두고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보면 그 집단의 트라우마와 현재의 생각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프로이드의 ‘사후성(Nachträglichkeit)’의 개념이다. 필자는 이 개념이 역사에도 적용될 수 있어서, 마치 꿈처럼 과거의 역사도 현재에 의해 기억되고 다시 쓰여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 <존 라베>와 <진링의 13소녀>는 모두 난징의 도시공간과 난징대학살의 역사적 사건을 다뤘지만, 독일과 중국이라는 상이한 집단적 기억을 보여주며, 그 시공간에 대한 현재 그들의 트라우마와 생각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d how Nanjing's urban space is remembered and represented today, targeting the most popular and socially influential film content. Due to the genre characteristics of the film, the history reproduced in the film was closely related to the identity of the director and the group to which the director belongs. First of all, this paper noted that Nanjing was imagined differently in the films <John Rabe> and <The Flowers of War> as "safe zones, spaces saved by Westerners," and "Winchester Cathedral, a sacred and inclusive space". The film <John Rabe> was made by German director and produced mainly by Germany and France. Therefore, in the film, German John Rabe was portrayed heroically, and the urban space of Nanjing was shown to the audience through "safe zone" created by Westerners. The movie <The Flowers of War(金陵十三釵)> looked at Nanjing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than the movie <John Rabe>. In the director Zhang Yimou's work, Nanjing was expressed as "Winchester Cathedral," and in this sacred space, the characters abandoned their original vulgar attributes and gradually changed into holy beings. The next thing we looked at in this paper was how the two films dealing with the Nanjing Massacre expressed the identity and political position of different groups in the work. A film <John Rabe> focused on the Nanjing Massacre, but through the main character John Rabe, a Nazi party member, it contained a message reflecting on Germany's mistakes in the past and defending individuals who did not know Nazism at the time. This message was related to Gallenberger's identity as a German and the unique popularity that had to be considered as a German film. In addition, in the case of <The Flowers of War>, it was analyzed as a work that implies Chinese patriotism and traditional sensibility compared to <John Rabe>. Of course, this Chinese sensibility reflects the director's Chinese identity and comes from meticulous commercial considerations, but it can be seen that Chinese content was recreated with sensuous and sophisticated sensibilities by summoning the legend of Qinhuaibayan(秦淮八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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