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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모더니즘 시에 나타난 과학기술의 표상― ‘시의 과학화’라는 테제와 시적 형상

The representation of scientific technology in 1950’s Korean modern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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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김기림에 의해 본격화된 시의 과학화는 1950년대 모더니스트 시인들에 의해 이념적 목표로 표방된다. 이들에게 과학의 보유는 현대시의 대전제였다. 과학을 방법론으로 삼지 않은 시는 ‘낡은 시’였으며, 시의 과학화를 지향하는 시야말로 ‘새로운 시’이자 ‘현대시’였다. 시의 현대화를 과학화와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시와 과학의 결합은 50년대 모더니스트들에 의해 더 급진적이고 과격한 형태로 추구된다. 이러한 담론의 구축은 우선 당대의 전통 서정시를 배격한 데서 비롯한다. ‘반(反)-자연’으로서의 과학표상은 동양적 자연의 형상을 서정의 본령으로 삼는 당대의 시적 경향에 대한 대타의식에 근거한다. 50년대의 많은 모더니즘 시에서 발전된 기계장치들은 현대문명의 표본이자 기술 발전을 입증하는 징표로 등장하는데, 이는 과학문물의 직접적 도입과 소재화가 서정의 혁신에 기여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시작(詩作)의 최초 동기가 첨단의 기술물이면, 그것의 언어적 형상은 이미 ‘과학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그로 인한 감정의 추동과 표출은 내용에 상관없이 정당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한편 과학화/현대화를 지향하는 자신들을 50년대 모더니스트들은 ‘시민’이라 명명한다. 이들에게 ‘시민’은 서정적 자연세계의 반(反)-과학성을 거부하고, 제국주의적 근대세계를 부정하며, 국제적/세계사적 발전 코스로 진입하는 코스모폴리탄을 가리킨다. 과학성의 보유는 이러한 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근본조건으로 인식되었다. 국제성의 획득이 역사적 과제였던 이들에게 과학은 세계사적 코스로의 진입을 가능케 하는 지름길이었으며, 현대화의 핵심은 ‘과학이 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과학을 최고의 가치로 상정한 이들의 관점이 코스모폴리탄적 자의식과 결합하면서 시의 과학화, 시의 현대성 획득은 부인할 수 없는 문학적 테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담론의 구체적 이행은 이들의 시에서 과학기술의 표상을 재료화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가령 ‘지구’의 공간적 도입과 ‘국제열차’의 잦은 등장은 ‘세계시민’의 거주지이자 활동공간으로, 현대화된 자기-표상으로 추상화된다. 특히 ‘국제열차’의 폭음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국내열차’의 기적소리는 성차(性差)의 측면에서 각각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미지로 대별된다. 전자가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남성성을 표상한다면, 후자는 눈물에 젖은 감상적 여성성을 표상한다. 이러한 젠더적 분화는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 간의 간극을 예시한다는 점에서 50년대 모더니스트들의 분열적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이 분열상은 과학기술에 의한 재소외화를 자기 반영한다. 전후 한국사회에서 과학성/현대성은 그 현실적 결여를 메울 수 있는 보충물이 요구되던 새로운 상징체계였다. 하지만 첨단의 기술적 산물이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과학의 부분표상, 즉 ‘제트기’ ‘전투기’ ‘헬리콥터’ 등의 보충물마저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엄연한 현실을 환기한다. 이는 과학기술로부터의 이중소외라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케 한다. 과학기술로부터의 재소원화(再疎遠化)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50년대 모더니즘 시의 기술표상들은 인공적 기계성과 속도감을 띠기보다 자연물에 기대어 비유되는, 다시 말해 기계가 다시금 자연화되는 양상을 띠면서 자아의 슬픔을 자아내는 요인으로 나타난다. 기술물의 기계성이 즉물적으로, 감각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그러한 사물들의 물질성과 인공성이 자연물로 환원되어 자아의 슬픔을 더 북돋우는 진원지로 표상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애의 정서가 최첨단의 기술물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은 과학기술로부터의 재소외화에 따른 심리적 소산이자 강한 남성 주체로서의 자기정립이 실패한 데 따른 상징적 표식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모더니스트들의 ‘눈물’은 ‘더 진보한’ 현대화의 수행이 내적으로 실패한 기획임을 인지한 자의 ‘눈물’이다. 그러므로 기술적으로 ‘우등한 것/열등한 것’의 신화화된 위계를 내면화하여 ‘우등한 것’과의 동일시를 통해 현실과의 괴리를 상상적으로 봉합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눈물’의 극복이 차후의 과제로 제시되기에 이른다.

Abstract

The combination of poetry and science was a very important thesis in 1950’s Korean modern poetry. Modernist poets in 1950’s believed that it was a main task of Korean modern poetry to have science characteristic. So, they more radically pursued their aesthetic ideals of the combination of poetry and science than Kim-kirim in 1930’s. This poetic tendency resulted from their strong opposition to traditional poetry of the same age. They thought that traditional poetry to express oriental nature was old-fashioned, and that it was an effective way of innovation of modern poetry to write developed mechanisms and represent contemporary scientific civilization. Meanwhile, they named themselves a ‘citizen’, which meant a cosmopolitan follow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course. It was regarded a fundamental condition to have science characteristic for establishing cosmopolitan identity. They considered the urgent retention of internationality as a historical precedence, and believed that establishing cosmopolitan identity and securing internationality depended on ‘becoming science’ in themselves. To them, the essence of modernity was the achievement of science. This ideas of 1950’s modernists were created by their senses of cosmopolitan identity and viewpoints of regarding with the best science. This thoughts about the modernization of Korean poetics were reflected in the representations of scientific technology in 1950’s modern poetry. For example, the ‘earth’ represented a wide residence of cosmopolitans, and a ‘international train’ symbolized their self-image in many poems. Comparing with an sad local train expressing their hidden femininity, a loudly international train embodied the ideal masculinity to desire to possess. But the fact that many advanced products of science and technology were not theirs could not help causing double alienation from their ideals because modernists in 1950’s did not even have partial symbols, namely ‘jet plane’, ‘aircraft’, ‘helicopter’ and so on. Due to this, the poetic representations of scientific technology were often likened to various ‘tearful natures’. This sorrow was necessarily caused by double alienation from high technology and by a failure of establishing strong masculine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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