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후기시에서 「슬픈 偶像」의 재해석과 위상 연구
Study of the Reinterpretation and Status of “Sad Idol” in Jeong Ji-yong’s Later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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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두 번째 시집 『백록담』에 수록되었던 「슬픈 우상」은 정지용의 전체 시 세계에서 중기의 관념적 종교시와 후기의 산수시 사이에 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선행연구에서 중기의 종교시에 이별을 고하는 작품으로 자주 해석되었다. 하지만 텍스트 내부에서 이러한 해석은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이 작품은 텍스트 내부에서 시적 대상이 성모 마리아인지 아닌지, 그리고 시의 결말 부분에서 시적 화자와 결별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확정짓기 어려워보인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 작품의 원작이 되는 「愁誰語(수수어)」 연작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愁誰語 Ⅲ-5」 연작에서 이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신사참배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있으며, 이로부터 당시 조선 가톨릭 교회 명동성당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던 정지용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가톨릭 교회의 대일협력을 거부한 정지용의 실존적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이 묘사하는 시적 대상으로서의 ‘슬픈 우상’이 성모 마리아상으로 대표되는 당시 대일협력으로 나아간 조선의 가톨릭 교회를 의미할 수 있으며, 기존 연구에서 이해되었던 것처럼 중기 종교시 혹은 가톨릭 신앙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따라서 정지용의 두 번째 시집 『백록담』에 수록된 산수시의 세계를 단순히 중기 종교시편과 단절된 측면에서 동양적 산수시로 전환한 것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중기의 종교시편의 확장성 안에서 새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백록담』 1부의 시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 부분에 해당하는 시들은 자연에 동화되는 전통적 산수시의 개념보다는 깊은 자연을 배경으로 하되, 그 안에서 시적 주체의 내면의 갈등이 핵심이 된다. 두 번째 시들은 자연 그 자체가 전면에 배치되며, 시적 주체의 서러운 감정이 조금씩 내비쳐지기는 하나 평화로운 자연세계에 대한 동화의지가 강하다. 반면에 세 번째 부분의 시에 이르면 전통적 산수시의 풍경 대신에 ‘환상’적 분위기를 통해서 현실의 억압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을 보여준다. 특이한 것은 세 번째 부분을 시작하고 있는 「溫井」과 「삽사리」가 텍스트 내부적으로는 종교시편이라 확정짓기가 어렵지만 「슬픈 偶像」과의 상호텍스트성 안에서 초월적 존재자(‘그대’)를 향한 신앙의 마음을 표현한 종교시편의 뉘앙스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슬픈 偶像」에서 묘사되는 그대의 코는 ‘고산식물’의 향기만을 맡는다고 규정짓고 있어서 후기 산수시의 세계가 종교적 범주와 단절되기 보다는 오히려 종교적/초월적 존재의 의미망 안에 포괄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 시기 정지용의 대표적 시론인 「시의 옹호」 역시 이러한 해석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지용의 중기 종교시편이 단순히 「슬픈 偶像」으로 마쳐지지 않고, 후기 산수시의 세계에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으며, 정지용의 후기시는 서양의 기독교 전통과 동양적 산수시의 전통을 조화시킨 그만의 창조적 세계임을 알 수 있다.
Abstract
“Sad Idol” included in the second volume of Jeong Ji-yong’s poetry, titled Baengnokdam takes a strange position between abstract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and his late landscape poems in the entire world of his poetry. This work was often interpreted as a piece that says goodbye to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in the preceding studies. However, it is difficult to find a clear ground for this interpretation in the text. It seems to be difficult to clearly confirm whether the poetic object in this text is the Virgin Mary or not and whether the object with whom the poetic speaker breaks up in the ending part of the poem is the object of transcendental faith or not. A method that can solve this problem is to examine Susueo (To Whom Shall I Talk My Worries?) Series, its original work. Especially, in Susueo Series Ⅲ-5, it could be assumed that there was an issue of “shrine worship” at the time when this work was published, and it can be inferred his situation in which he refused the Joseon Catholic Churches’ cooperation with Japan, which was hard for him to accept, who was very active in Myeongdong Cathedral at the time. Therefore, “Sad idol” meant by this work, primarily, can mean the Joseon Catholic Churches that cooperated with Japan, and as understood in the preceding studies, it does not mean the disconnection from the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or the Catholic faith. Thus, it is necessary to newly understand the world of landscape poems included in the second volume of Jeong Ji-yong’s poetry, titled Baengnokdam in the expandability of the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rather than understanding that simply as a conversion to the Oriental landscape poems from the aspect of the disconnection from the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Poems in Part I of Baengnokdam can be divided into three types. The poems coming into the first part are set deep in nature, rather than the concept of the traditional landscape poetry assimilated to nature; however, the inner conflicts of the poetic subject are the core inside them. In the second poems, nature itself is put in front, and the poetic subject’s sad emotion is hinted a little, but still, the subject has a strong will to assimilate to the peaceful world of nature. In contrast, the poems in the third part show the desire to transcend suppression in reality through a ‘fantasy’ instead of the scenery of the traditional landscape poems. What is extraordinary here is that it is hard to confirm that “Onjeong (Warm Well)” and “Sapsari (Shaggy Dog)” that start the third part are religious poems in the text, but they have the nuance of religious poems in the inter-textuality with “Sad Idol.” By this, Jeong Ji-yong’s religious poems during the middle period continuously affected even the world of late landscape poems, not simply stopping at “Sad Idol” and his later poems are a creative world that harmonized the Western Christian tradition with the Oriental tradition of landscape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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