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感傷)과 감수(感受)에 대응하는 감각의 기획: 이장희 시의 존재적 연구
A Project of Sensus Corresponding to Sentiment and Sensibility: An existential approach to Lee Jang-hee'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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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고월 이장희의 시에 나타나는 감각성과 감상성의 관계를 재구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에 대한 시적 주체의 통제 가능 여부, 그리고 그와 연동된 비애감의 통제 가능 여부에 따라, ‘소리’의 시편과 감각의 시편은 이장희에게서 구별된다. ‘소리’의 시편은 시적 주체가 그 주도권을 상실하고 세계와 감정에 의해 침습당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장희의 시편에서 소리는 능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닌 수동적으로 ‘들리는’ 것으로 처리되는바, 소리의 수동적인 들림은 비애가 주체를 침습하는 메커니즘과 유사하게 작동한다. 반면 감각의 시편은 세계와 자기 자신에 대한 시적 주체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로서 쓰인다. 비애에 수동적으로 침습되는 존재적 상태를 극복하고자 시적 주체는 감각성에 천착한다. 그 자신이 절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감각의 성채라 일컬을 만한 시적 세계를 그는 구축한다. 그를 통해 시적 주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자신의 주체성을 탈환하는 것, 그리하여 그 자신의 비애와 우울을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리를 호명하는 시편들이 주체를 수동적인 상태에 처하게 하는 비애의 감각과 결부되어 있다면, 일련의 감각적인 시편들은 시적 주체를 세계에 대한 능동적/절대적인 존재로 만들어냄으로써 비애까지를 장악하기 위한 존재적 기획 아래 쓰인다. 그러나 그와 같은 감각성의 기획은 범람하는 우울과 비애 앞에서 번번이 실패한다. 더불어 감각에의 천착은 그 자신을 세계로부터 은폐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 이장희의 시에 나타나는 감각에의 천착은 자발적인 자기 유폐의 기제를 강하게 거느리며, 그 결과 본래의 기획과는 달리 존재의 고립과 우울을 오히려 심화시킨다. 자신의 내면에 유폐되는 이장희의 시적 주체는 ‘말하지 못하는’ 상태로 이행한다. 우울의 극한에 빠진 시적 주체의 상태는 세계에 대한 조작과 응시의 의지를 잃은, 그리고 언어에의 의지를 잃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감각성과 감상성이 시작(詩作) 초기의 이장희에게서 공존할 수 있었던 연유와, 그들 모두가 결과적으로 이장희의 시편에서 소거될 수밖에 없었던 연유는 이상과 같이 설명된다. 이장희 시의 감각성과 감상성이 만들어내는 우울과 주체성의 역동적 관계를 검토함으로써 이장희라는 시인의 존재적 기획, 나아가 시의 감각성이 시도해볼 수 있는 하나의 존재적 기획을 살핀 점에 본고의 의의가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reconsider the relationship between sensuousness and sentimentality in the poetry of Lee Jang-hee. Depending on the controllability of the poetic subject over the world and the controllability of sorrow associated with it, the poetry of sound and sensus in Lee Jang-hee are distinguished. The poetry of sound shows where the poetic subject loses control and is invaded by emotions. The passively heard sound shows a similar mechanism to the sorrow that invades the subject, as the sound is a passive thing rather than an active thing in Lee Jang-hee's poetry. On the other hand, the poetry of sensus is written to control the world and the poetic subject himself. To overcome the existential state passively invaded by sorrow, the poetic subject constructs a sensuous poetic world that he can control. Ultimately, the poetic subject pursues to make his sentiment and melancholy "controllable", by reclaiming his subjectivity regarding the world. Whereas the poetry of sound is associated with the sense of passive sorrow, the poetry of sensus is associated with an existential project to overcome his melancholy and sorrow. However, such an existential project repeatedly fails due to his uncontrollable melancholy and sorrow. Furthermore, attachment to sensus can be risky in that it can become a way to confine oneself from the world. The obsession with sensuousness depicted in Lee Jang-hee's poetry accompanies voluntary self-confinement, and as a result, contrary to its original intention, it deepens the isolation and melancholy of existence. The poetic subject, concealed within himself, proceeds to an aphasiological state of being. A loss of will to manipulate, gaze, and speak, shows the extreme melancholy state of the poetic subject. This explanation reveals the way how sensuousness and sentimentality could coexist in Lee Jang-hee‘s poetry and the reason why both sensuousness and sentimentality were eliminated from his poetry in the end. By examining the dynamic relationship between sensibility and subjectivity created by Lee Jang-hee's poetry, this paper explains the existential project of Lee Jang-hee as a poet, and further, the existential meaning of sensu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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