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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의 「잔등」에 나타난 두 개의 불빛과 허무주의

A Study on two kinds of light and nihilism in Heo-Jun’s Jan-D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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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본고는 허준의 「잔등」에서 탐색되고 있는 정치성과 윤리성의 의미를 밝히고 이러 한 탐색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제삼자정신의 의미를 구명함으로써 이 소설이 해방기의 문학 으로서 지니고 있는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허준의 「잔등」은 ‘향수’ 속에서 조선을 정치적 역사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공간으로 상정하고 그 공간의 현실적인 가능성을 청진에서 만난 소년과 할머니라는 두 인물을 통해 확인한 뒤 결국 허무주 의로 귀결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본고는 ‘상상된 조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절망 속에서 ‘제삼자정신’으로 변화하여 허무주의로 귀결되는 내적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잔등」 이 도달한 허무주의의 내용과 의미를 고찰하였다. 우선 「잔등」에서 나타나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고찰하였다. 「잔등」에서는 시간이 공간 으로 나타나고 있다. 만주라는 공간이 망각된 과거를 대체하고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공간 으로 상상되고 있는 조선이 미래를 대체한다. 공간이 시간을 대체하는 이러한 모습은 ‘다시 시작하기’ 위한 망각의 기제와 향수에 의해 주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중심이 되고 있는 청진은 상상된 조선의 미래가 현재화되고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을 배경으로 「잔등」은 정치성과 윤리성이라는 두 가지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황한 불길’ 인 정치성의 논리는 새로운 나라 만들기의 논리이지만 새로운 세대의 생명력마저 지배와 피지배의 논리로 몰아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잔등’의 불빛으로 나타나는 윤리성은 크고 경이로운 가치로 나타나지만 윤리성은 주체 자신의 결단과 선택에 의해서 담보되기 때문 에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잔등」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성과 윤리성에 대한 탐색의 귀결점인 ‘제삼자정신’은 일종의 허무주의라고 할 수 있다. 정치성에 회의하지만 윤리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주체는 기존의 가치에 대해 절망하고 회의하지만 그것을 쇄신하고자 하지 못하는 수동적 허무주의로 나 아간다. 1930년대 후반에는 이러한 허무주의가 일제하의 현실로부터 주체를 지킬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었으나, 해방직후의 허무주의란 역사에 대한 책임과 주체의 윤리를 포기하는 모습으로 귀결될 위험을 내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허무주의로의 귀결은 오히려 「잔등 」이 해방직후 소설에서 지니는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허무주의로 귀결되는 「잔 등」은 해방 역시 주체가 새로운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시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해방 이후 나라 만들기를 넘어서는 보다 보편적인 가치에의 지향이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Abstract

This Study is aimed to shed light on the meaning of Heo, Jun’s Jan-Deung (Dim Light) as literature of aftermath of liberation by examining the problematic of politics and ethics and analyzing the aspects of nihilism. Nostalgia is very important in this novel as like as most of novels of return. Nostalgia to Cho-Seon and expectancy for future make the people forget the past in Man-Ju and imagine Cho-Seon as uninjured land. So space is substituted for time in this novel. Man-Ju replaces past and, ‘imagined Cho-Seon’ replaces future. Cheong-Jin in Cho-Seon is space to show present of Cho-Seon’s future. The main character, Cheon-Bok examines two kinds of possibility of new nation building through two people that he meets in Cheong-Jin. The logic of national politics for new nation building presented as bright light makes a boy with primitive vitality as new generation become a blind politic-subject. The ethics presented as dim light shows marvelous worth through compassion and charity. Nevertheless the ethics cannot have great power because realization of ethics is possible by individual determination. The examination of Cheon-Bok results in ‘the third man’s spirit’. This spirit can be named as passive nihilism in which subject is skeptical about every worth but cannot renovate that worth. Even though this kind of nihilism made subject made defend himself from Japanese fascism in late 1930, it has possibility to make subject abandon responsibility for history and ethics of subject in aftermath of liberation. In conclusion, this study makes clear that Jan-Deung has important meaning as the novel in aftermath of liberation in that this novel presents the necessity of inclination to universal worth by showing skepticism of national politics and admiration for et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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