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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문학과 망각된 정동 -1991년 5월 유서대필 조작사건과 김영현의 소설을 중심으로

1990s Literature and Oblivious Affects -Based on 1991’s May “Korean Dreyfus affair Case” and Novels of Kim Yeong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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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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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7년 체제가 일종의 쇼크 속에서 출연한 ‘시스템(system)’이라고 간주하고 시스템이 받은 충격에서 야기된 흔들림을 ‘정동(affect)’의 차원에서 파악하고자 하였다. 시스템의 쇼크는 국가보안법의 위상 변화에서 단적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시스템의 흔들림은 개인의 일상을 파괴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바로 유서대필 조작사건이다. 이때 이 사건에서 문제의 핵심이 되는 유서가 안재성의 『사랑의 조건』을 참고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스템의 쇼크가개인의 삶의 공간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문학이 일정 부분 개입하였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에 착안하여 유서대필 조작사건과 김영현의 단편들을 통해 시스템의 일부로서 진보적 지식인의 정체성이 시민의 삶의 공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정동과 관련하여 살펴본다. 김영현의 「멀고 먼 해후」는 강요된 분신과 분신을 감행하기까지의 열사의 내면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징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목격자」 역시 김구 암살범이 한 대학생의 죽음에 대한 증언의 자리로 나아가기까지의 내면을 형상화하면서 작품 말미에 장재완 열사의 유서를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문제적이다. 이 두 작품이 공통적으로 재현하는 바는 유서에 담긴 성찰적 내면의 이면에는 변혁에 대한 애착에서 기인한 ‘적대(antagonism)’의 정동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적대의 정동이 외부로 발산되지 못할 때, 이는 스스로를 향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돌아서게 만든다. 실제 유서대필 조작사건에서 유서의 주인공인 김기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의 ‘돌아섬’은 ‘본명=실존’, ‘가명=이데올로기’라는 운동권 문화의 공식을 거스르고 있었다. 김기설은 유서를 작성할 때 안재성의 『사랑의 조건』을 읽었는데, 그는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전위조직 활동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혁신된 전위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남들처럼 결혼도 하고 가정도 갖고 싶어하는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김기설로부터 돌아서게 만들었다. 1990년대 초 운동권의 문학은 의도치 않게 누구도 정치적인 상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자명한 사실을 망각시킨 것이다. 이후 1991년 5월을 형상화한 김영현의 「해남 가는 길」은 1991년 5월에 담긴 적대의 의미를 서둘러 봉합하면서, 「멀고 먼 해후」에서 이미 폐기된 바 있는 ‘민중’이라는 관념에 기대어 고정희의 장례식을 통해 열사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김영현이 서둘러 떠나보낸 적대라는 정동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1991년 유서대필 조작사건에서 보이듯 적대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돌아서도록 만들었을 때, 사회주의에 대한 진보 세력의 애착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삶의 공간을 빼앗아버린 셈이 되었고, 이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이렇듯 시스템의 쇼크에서 발생한 파문은 애착 혹은 적대의 정동으로 번져 나가면서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진보적 지식인의 정체성의 균열을 드러내고 이들에게 다시 상처받은 애착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상처받은 애착이 87년 체제라는 시스템에 견고하게 자리 잡으며 386세대에 도덕적 헤게모니를 부여하는 힘이자 정치적 진보를 중지하도록 하는 면죄부가 되리라는 점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Abstract

This treatise considers the regime of 1987 as a “system” appearing amid some kind of shock and seeks to identify the shake caused by the impact of the system in the aspect of “affect.” The shock of the system is directly affirmed from nosedive of the Nation Security Act. The shake of such a system may also exert power to destroy an individual’s daily life, and a good example of this is “Korean Dreyfus affair Case.” At this time, it is worth noticing that the suicide note, the core of the problem in this case, was written referring to Ahn Jae-seong’s “Condition of Love.” This is because this reveals that literature has been partly intervened in the shock of the system destroying the space of individual lives. Based on this, through “Korean Dreyfus affair Case” and short stories of Kim Young-hyun, this treatise focuses on mainly on affect in order to discover how the identity of progressive intellectuals as a part of the system has influenced the space of citizens’ lives. Kim Yeonghyeon’s “Far and Far After Encounter” is very symptomatic in that it embodies self-combusting forced and the inner space of Yeol-sa who self-immolates. In addition, “The Witness” is also very problematic in that it represents the inner space of the assassin Kim Koo and quotes a suicide note by Jang Jae-wan Yeol-sa at the end of the work, depicting his journey to the place of testimony on the death of a university student. The two works offers that behind the reflective inner space of the suicide note was the affects of ‘antagonism’ caused by its attachment to transformation. When this antagonism fails to resist outward, it faces oneself and consequently turns away from oneself. In fact, if you look inner space of Kim Ki-seol, the main character of the suicide note in the “Korean Dreyfus affair Case,” his ‘turn away’ was defying the formula of the movement circles culture of ‘real name=existance’ and ‘false name=ideology.’ Kim Ki-seol referred to An Jaeseong’s “Condition of Love” when writing his suicide note, which he wanted to become an innovative avant-garde to a higher level than the avant-garde revealed in the work. This led to a turn away from Kim Ki-seol as an ordinary person who wanted to get married and have a family just like others. In the early 1990s, the movement circle’s literature unintentionally forgot the self-evident fact that no one was free from political situations. Since then, Kim Yeonghyeon’s “The Way to Haenam” which reenact May 1991 is mourning the deaths of the Yeol-sas through Ko Jung-hee’s funeral, leaning on the notion of ‘people’ that had already been discarded in “Far and Far After Encounter” as he hurriedly sealed the meaning of antagonism contained in May 1991. The affect of antagonism that Kim Yeonghyeon hurriedly sent away was the driving force of the democratic movement in the 1980s. However, as seen in the 1991 “Korean Dreyfus affair Case,” when antagonism made one’s turn away from oneself, the attachment of progressive forces to socialism unintentionally deprived someone of their place of life, thus leaving a deep scar. As such, a stir caused by the shock of the system spread out to affect of attachment or antagonism, revealing cracks of the identity of progressive intellectuals hidden beneath the surface and presenting them again a wounded attachment. However, no one would have estimated that this wounded attachment would be located stably in the regime of 1987, becoming a force granting moral hegemony to the 386 generation and an indulgence in suspending political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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