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소설의 타자 재현 연구
A Study on the Representation of the Other in Ch’oe Yun’s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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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최윤 소설에서는 다양한 서술자에 의해 타자가 서사화되고 그에 대한 재현이 시도된다. 그 과정에서 타자 ‘재현’의 (불)가능성이 제시되는 한편, 그 (불)가능성은 서술자의 타자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며, 타자 표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본고는 이와 같은 최윤 소설의 타자에 대한 서사를 서사학적 접근법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먼저 2장에서는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는 서사를 살펴본다. 이러한 회상의 서사는 과거의 일화에 그 당시에는 지니지 못했던 의미를 부여하면서 진행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의미 부여는 회상 속에서 과거의 타자를 재현할 때도 작동한다. 「회색 눈사람」에서는 서술자의 ‘목소리’에 의한 회상이 과거의 사건과 타자를 더 명료하게 묘사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운동권에서의 두 여성 인물의 위치와 돌봄을 매개하여 그들이 맺은 관계성을 서사 속에서 부각시킨다. 한편, 현재의 ‘나’의 기억은 손상되거나 왜곡되고 과거의 ‘나’의 기억보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타자에 관한 회상을 할 때, 회상하는 인물의 주관적인 시점이 개입되면서 그 왜곡이 더욱 쉽게 이루어진다. 「하나코는 없다」에서는 이러한 타자 재현의 불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 서술자가 과거에는 ‘가해자’의 입장에 있었던 인물의 기억과 시점을 통해 타자를 서술한다. 이때 회상의 시차로 인해 타자에게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지만, 그 재현은 결국 직접 부인된다. 3장에서는 2인칭 대명사로 대상을 호명하는 서사가 가져다주는 타자 재현 방식을 검토한다. 「판도라의 가방」의 서술자는 ‘여러분’이라는 2인칭으로 독자를 호명하면서 독자에게 말을 건네려고 한다. 이때 서술자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이자 타자를 재현하는 ‘서술의 윤리’에 관한 이야기라는 사실 또한 시사적이다. 소설 속에서 서술자는 독자를 호명하면서 실시간으로 말을 건네고 자신이라는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편, 소설 「갈증의 시학」에서는 특정 작중 인물을 가리키는 ‘너’라는 2인칭이 사용된다. 여기서 서술자의 목적은 ‘너’에게 무엇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너’라는 타자를 표상하는 데에 있다. 이때 서술자는 서술 대상 ‘너’에 대해 서술하면서도 ‘너’와 서술자, 그리고 텍스트에 내재하는 ‘내포독자’가 겹치는 것과 같은 서술을 전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서사에서 서술자 자신과 독자 안에 있는 타자성의 겹쳐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서술자는 소설 마지막에 ‘너’의 죽음이라는 파국을 맞이한 순간, ‘너’의 절대적 타자성을 다시 느끼며 그에 대한 윤리적 응답의 필요성을 서술하게 된다. 4장에서 살펴보는 소설에서는 시공간을 오가는 몽타주적 서사를 통해 타자에 대한 윤리적 고민과 응답이 서사화된다. 이때 서술자는 복잡한 구조를 내포독자가 다시 조립하기를 바라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서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장편 소설 『파랑대문』에서는 각 장마다 두 인물의 서술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포함한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는 몽타주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몽타주 서사는 주인공이 임신하던 아기의 유산을 계기로 시작하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타자인 아이에 대한 윤리적 고민 속에서 전개된다. 한편, 「전쟁들: 집을 무서워하는 아이」에서는 몽타주 서사를 통해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타자에 대해 윤리적 응답을 실행하고자 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곳곳에 실제 신문 기사가 삽입되고 ‘인용 몽타주’의 양상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인용 몽타주’는 소설 바깥 텍스트나 사건에 독자의 시선을 유도하면서 보다 풍부한 ‘창작의 시간’을 제공한다. 소설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몽타주 서사를 통해 주인공이 불특정다수의 타자에 대해 윤리적으로 고민하여, 마지막에는 아이라는 미래의 타자에 대한 윤리적 응답을 실천하게 된다. 한편,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에서는 본고가 문제로 삼은 ‘회상’, ‘2인칭’, ‘몽타주’의 모든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최윤의 소설가 데뷔작인 이 작품은 작가가 생각하는 소설이 해낼 수 있는 것, 즉 ‘말로 되어질 수 없는 일을 언어화하는 것’을 구현화한 작품이다. 이는 재현 불가능한 타자를 ‘완결된 이야기’와 다른 형식으로 소설 속에 담고자 하는 시도라고 환언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타자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반한 글쓰기야말로 소설가 최윤을 존재하게 만든 것이며, 최윤 소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다.
Abstract
Throughout her works, Ch’oe Yun’s tries to represent the Other through the narration of a variety of characters. In this process, the (un)representability of the Other is revealed, and this (un)representability indicates the narrator’s perception of the Other while opening up new possibilities of representing the Other. This thesis analyzes the narrative of the Other in Ch’oe Yun’s novel through a narratological approach. Chapter 2 first examines narratives that recall past events. These narratives of reminiscence proceed as they give meaning to past anecdotes that missed them at the time. This new meaning assignment also works when representing the Other in the reminiscence. In Grey Snowman, we can see that reminiscence through the narrator’s ‘voice’ describe past events and the Other clearer than when in the present. This work shows the position of two female characters in the activist groups in the 1970’s and the relationship that they have by ‘caring’ for each other. On the other hand, the possibility and impossibility of such representation of the Other can also be confirmed in The Last of Hanako. In this short story, the object to be represented is the Other named ‘Hanako.’ A narrator who does not appear directly in the work describes the Other through the memory and viewpoint of a character who was in the position of the ‘perpetrator’ in the past. At this time, a new meaning is given to the Other due to the time lag in reminiscence, but the representation is directly denied by ‘Hanako’ herself. Chapter 3 examines the method of representing the Other through a narrative that indicates an object with a second-person pronoun. The narrator of Pandora’s Bag tries to address the reader by calling the reader in the second person pronoun ‘everyone.’ The fact that what the narrator wants to convey is not only his story, but also a story about the ‘ethics of narrative’ that represents the Other is also suggestive. In the work, the narrator tries to show the appearance of the Other as himself with speaking to the reader in real time. On the other hand, in the short story The Poetry of Despair, the second person pronoun ‘you’ is used, which refers to a specific character in the work. In the work, the purpose of the narrator is not to convey something to ‘you’, but to represent the Other ‘you.’ While the narrator narrates about ‘you’, he also develops a narrative that overlaps ‘you’, the narrator, and the ‘implied reader’ inherent in the text. In this narrative, we can also see that the Otherness of the narrator and that of the reader are overlapped. However, at the end of the story, the narrator feels the absolute Otherness of ‘you’ again when facing the death of ‘you’, and describes the need for an ethical response to it. In the works examined in Chapter 4, ethical concerns and responses to the Other are narrated through a ‘montage’ narrative that moves beyond time and space. At this time, the narrator hopes that the reader will reassemble the complex structure while proceeding a narrative that moves between the past, the present, and the future. In the novel Parangdaemun, the narration of the two characters alternate in each chapter, confirming the structure of montage that moves between various time and space. This montage narrative begins with the miscarriage of a baby in which the protagonist was pregnant. It is proceeded in ethical concerns about the child as the Other of yet to come. On the other hand, in Wars: A Child Scared of Home, a character who wants to implement an ethical response to the Other who has not yet been born in this world can be captured through a montage narrative. This work also has a montage format in which anecdotes about the Other faced in the past and narratives about the emotions that she feels are alternately inserted, but what is more eye-catching is the aspect of ‘citation montage’ that inserts actual newspaper articles throughout the work. This ‘citation montage’ provides a richer ‘time of creation’ while inducing the reader’s attention to texts or events outside the story. Through various montage narratives such as these, the protagonist agonizes over an unspecified number of the Other and practices an ethical response to the future Other as a child at the end. Meanwhile, There a Petal Silently Falls can confirm all the characteristics of ‘reincarnation’, ‘second person’, and ‘montage’ that this thesis has focused on. It is Ch’oe Yun’s first work that embodies what she thinks the novels can do, that is, “verbalizing what cannot come to be in words.” This can be seen as an attempt to contain the unrepresentable Other in the novel with a different format from the ‘complete story.’ One can say that writing based on an awareness of the Other is what made Ch’oe Yun into novelist and is the essence of Ch’oe Yun’s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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