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여성의 복수 부촉(咐囑)과 설원(雪冤) 대행(代行)-『岐陽文籍』여성 사망 사건 연구-
Misaligned Confucianization, comforting judicial system
0
조회
0
다운로드
1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18세기 말 충청도 연기현감은 세 여성의 사망을 다룬 보고서를 기록하였다. 고조이는 남편의 폭행과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음독자살하였고, 오조이는 남편에게 순종적이지 않고 시가와 다툰다는 이유로 구타치사 당하였으며, 결혼을 앞둔 이녀는 동네 양반의 강압결혼[勒婚]을 위한 추문(醜聞)으로 인해 순결이 의심받자 음독자살하였다. 세 여성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문화와 결혼이라는 맥락 속에 죽음으로 내몰린 수동적인 존재로 보인다. 그런데 공초들을 보면, 피고와 죽은 여성들은 부도(婦道)·효(孝)· 정절(貞節)·열(烈)과 같은 유교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교화와 예치(禮治)를 통한 무송사회(無訟社會)를 지향했던 조선 왕조 지배층의 의도와는 달리, 유교의 내면화와 그 가치의 실현은 폭력과 살인, 자살을 야기하고 있었다. 한편 연기현감 보고서에 기록된 세 여성 최후의 순간은 전략적이었다. 이들은 죽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억울한 죽음을 체념한 채 수용하지도 않았다. 세 여성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죽게 한 살인자를 지목하고, 복수를 부촉(咐囑)하며 죽어갔다. 죽은 여성을 수습하고 복수를 대신 실현한, 설원(雪冤)의 첫 번째 주체는 또 다른 희생자인 친정 가족이었다. 친정 가족은 억울한 죽음의 사연과 살인자 처벌을 요청하는 소장을 관아에 제출하였다. 사망 사고를 접수한 연기현감은 사건을 조사하고 상관인 충청감사의 지시를 받으며 관계자를 심문하였고 그 결과 여성을 죽게 한 피의자를 가려낼 수 있었다. 설원의 두 번째 주체는 국가기구였고, 그 방법은 법치(法治)였던 것이다. 결국, 결혼이라는 맥락 속에 죽은 세 여성에게 죽음을 초래한 남성들에게 살인죄는 사형으로 다스린다는 상명(償命)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죽은 여성의 전략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18세기 말 연기 일대 세 여성의 사망 사건은 유교적 예치와 형정을 통한 법치가 왕조 지배층의 의도와 상반되게 작동하는 모순적인 조선 사회의 한 편린을 보여준다.
Abstract
At the end of the 18th century, three women were dead in Chungcheong Province. These women, who were unjustly driven to death, pointed the killer in their own way and requested retaliation. Although theses women could not escape death, they implemented their strategy for revenge through their dying message. The county of Yeon-gi investigated death cases and interrogated the persons concerned under the direction of the Governor of Chungcheong Province. As a result, it was possible to identify the suspect who killed the woman, the strategy of three women was half-successful. The dying message of dead women was possible based on trust in the state apparatus. However, looking at the statements, the defendant and the dead women internalized and practiced Confucian values. It was possible through the judicial system of the state organization to relieve the grudge of the dead by punishing the person who killed the woman. These incidents show a contradictory aspect of Joseon society in which the rule of law through Confucian deposit and punishment works against the intention of the ruling class.
참고문헌 (34)
- "朝鮮王朝實錄", ~
- "承政院日記", ~
- "岐陽文籍", 규장각, 經古365-G449, ~
- "大明律直解", ~
- "日省錄", ~
- "審理錄", ~
- "揚武原從功臣錄券 v1", ~
- "牧民心書", ~
- 김경숙, "조선시대 決訟立案과 여성의 소송 주체성", 韓國史論, 64 (2018)
- 김선경, "조선 후기 여성의 성, 감시와 처벌", 역사연구, (8), pp.57~100 (2000), 역사학연구소
- 김정원, "북미에서의 조선시대 여성사 연구 동향", 역사와 현실, (91), pp.339~356 (2014), 한국역사연구회
- 김현영, "17세기 연기지방의 향규(鄕規)와 향촌사회구조", 한국학보, 61 (1990)
- 김호, "조선후기 ‘因姦威逼律’의 이해와 茶山 丁若鏞의 비판", 진단학보, (117), pp.119~145 (2013), 진단학회
- 박경, "살옥(殺獄) 판결을 통해 본 조선후기 지배층의 부처(夫妻)관계상 - 『추관지(秋官志)』 분석을 중심으로 -", 여성과 역사, (10), pp.35~70 (2009), 한국여성사학회[DOI]
- 박경, "조선시대 사족 여성 決杖 논의의 사회적 함의", 사학연구, (128), pp.237~270 (2017), 한국사학회
- 박소현, "검안을 통해 본 여성과 사회", 古文書硏究, 50, pp.1~26 (2017), 한국고문서학회[DOI]
- 백민정, "『欽欽新書』의 여성 관련 범죄 분석을 통해 본 정약용의 여성 인식과 시대적 의미", 동방학지, (173), pp.161~200 (2016), 국학연구원[DOI]
- 백민정, "조선후기 성 관련 범죄의 처벌 규정과 재판 양상―『審理錄』⋅『秋官志』와 『欽欽新書』의 판결 사례를 중심으로―", 민족문화연구, (87), pp.185~223 (2020), 민족문화연구원[DOI]
- 심재우, "조선시대의 법과 여성의 몸 - 여성 처벌 규정을 중심으로 -", 역사와 실학, (51), pp.147~179 (2013), 역사실학회
- 심재우, "조선 후기 충청도 연기지역의 민장과 갈등 양상 1858년 『사송록(詞訟錄)』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학, 37(1), pp.8~37 (2014), 한국학중앙연구원[DOI]
- 오승관, "19세기 말 ∼ 20세기 초 ‘위핍자살(威逼自殺)’의 실태와 행위 양식-규장각 소장 검안 자료를 중심으로-", 역사와 현실, (120), pp.187~229 (2021), 한국역사연구회
- 유승희, "19세기 여성관련 범죄에 나타난 갈등양상과 사회적 특성 ―秋曹決獄錄을 중심으로―", 대동문화연구, (73), pp.139~168 (2011), 대동문화연구원[DOI]
- 정해은, "조선시대 여성사 연구,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역사와 현실, (91), pp.317~338 (2014), 한국역사연구회
- 한상권, "대명률 위핍치사(威逼致死)의 법리와 조선에서의 적용", 법사학연구, (50), pp.7~32 (2014), 한국법사학회[DOI]
- 김지수, "Law and Emotion: Tension between Filiality and Fidelity in a Property Dispute of Early Chosŏn Korea", 동방학지, (162), pp.203~239 (2013), 국학연구원
- Kim, Jungwon, "You Must Avenge On My Behalf: Widows and Honour in Nineteenth-Century Korea", Gender and History, 26 (2014)
- 김정원, "Between Morality and Crime: Filial Daughters and Vengeful Violence in Eighteenth-century Korea", Acta Koreana, 21(2), pp.481~502 (2018), 한국학연구원[DOI]
- Kim, Jungwon, "Inscribing Grievances, Litigation, and Local Community in Eighteenth-Century Korea", The Journal of Asian Studies, 81 (2022)
- 김호, "100년 전 살인사건:검안을 통해 본 조선의 일상사" (2018), 휴머니스트
- 정의의 감정들:조선 여성의 소송으로 본 젠더와 신분, "김지수", 너머북스, ~ (2020)
- 심재우, "조선후기 국가권력과 범죄 통제:『심리록』 연구" (2009), 태학사
- Kim, Jungwon, "Negotiating Virtue and the Lives of Women in Late Choson Korea", Ph.D, pp.2007
- "한국역대인물정보종합시스템"[URL]
- "규장각 한국학연구원"[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