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시에 나타난 디아스포라와 시간의식
Diaspora and Sense of Time in Heo Su-gyeong’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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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고의 목적은 허수경의 시에 나타난 디아스포라와 시간의식의 특질을 규명하는 데 있다. 허수경의 시에서 이주와 정주는 중요한 시적 소재이자 메타포이다. 오랜 독일의 이민 생활과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얻은 다양한 공간에서의 체험은 자발적 디아스포라의 특징을 갖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허수경의 디아스포라는 유랑과 정착의 과정을 거치며 회귀의식, 시간의식, 실존의식 등의 다양한 의미적 확산을 이루었다. 과거의 소환과 증언은 디아스포라의 유랑의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유랑은 본래 살던 공간을 떠나야만 이루어지며, 이주와 이탈의 현실은 과거에 대한 기억과 진실의 증언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디아스포라들은 떠나온 공간에 대한 기억을 고통과 슬픔의 정서로 치환한다. 디아스포라의 유랑은 자신의 원적지인 고향을 지향하며 최초의 공간으로 회귀하려는 의식은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허수경의 시적 언어는 독일의 공간에서 더 넓고 깊은 시공간을 떠돌며 다양한 세목의 시편들을 창조한다. 고고학자로 유적지 현장을 돌아다니며 시간의 깊숙한 언저리를 탐색하고 고고학적 상상력의 넓은 자장을 구가한다. 고고학은 시간을 다루는 학문이다. 아주 오래된 시간을 기억하고, 시간의 상징을 담아내는 이미지들을 통해 시간의식을 구체화한다. 디아스포라는 이주와 정주를 반복하면서 삶의 실존적 고통과 마주한다. 디아스포라들은 고통을 내면화하여 그대로 받아들인다. 고통의 현실은 전쟁의 표상으로 나타나면서 실존의식이 드러난다. 허수경이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근본적인 평화주의자의 입장을 취한다. 특히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과 무참하게 피해를 입은 아이들과 여성들에 대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시적 자아가 인간의 근원적 고통에 이르는 과정은 실존의식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lucidate the characteristics of diaspora and time consciousness in Heo Su-gyeong’s poetry. In Heo Su-gyeong's poetry, migration and settlement are important poetic theme and metaphors. The long period of immigrant life in Germany and the diverse experiences gained through the study of archaeology gave me the characteristics of a voluntary diaspora. The diaspora of Heo Su-gyeong went through a process of wandering and settlement, and achieved various semantic expansions such as a sense of return, a sense of time, and a sense of existence. The summons and testimony of the past are closely linked to the wanderings of the diaspora. Diasporas replace memories of the places they left with emotions of pain and sadness. The wandering of the diaspora is oriented towards the consciousness of returning to one's homeland. A sense of return represents the identity of the diaspora. Heo Su-gyeong's poetry wanders through a wider and deeper space and time in Germany, creating various poems. She explores the depths of time while touring archaeological sites in Germany. Archaeology concretizes the consciousness of time through old images that contain symbols of time. Diaspora encounters existential pain in life as they repeat migration and settlement. They internalize their pain and accept it as is. The reality of suffering is revealed as a symbol of war, revealing existential consciousness. Heo Su-gyeong's perspective on war takes a fundamental pacifist stance. In particular, it continuously displays images of soldiers participating in war and of children and women suffering terribly. The process by which the poetic self reaches the fundamental suffering of human beings is an aspect that allows us to catch a glimpse of a sense of exis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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