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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문 안’ - 박완서의 『나목』을 통해 본 한국전쟁과 서울의 공간적 재편

Falling Apart Within the Gates - The Korean War and the Restructuring of Seoul found in The Naked Tree by Park Wan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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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전시 서울은 죽음과 폐허의 이면에서 활발하게 재건되고 변모해나가는 시공간이었다. 박완서의 『나목』은 그와 같은 서울의 풍경을 전쟁의 상흔을 입은 계동의 고가와 전시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피엑스 간의 공간적 긴장을 통해 펼쳐낸다. 그런데 계동이 실제 전쟁의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은 아니었다는 사실을상기했을 때, 이 상흔은 다분히 상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은 『나목』에서 계동의 고가가 뜨내기 신흥 부유층이 활개 치는 무대이자, 상스럽고 외래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는 피엑스 일대의 명동과 의도적인 대칭을 이루고 있다는점에 착안해 이곳이 서울의 전통적인 공간적 중심이었던 ‘문 안’과 문 안으로대변되는 정신적 가치들을 체현한다고 해석하였다. 즉, 퇴락할 대로 퇴락한 끝에 결국에는 해체되는 계동의 고가의 운명은 전쟁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서울의전통적인 공간 질서가 해체되고, 기존의 문 안으로 대변되었던 서울의 일상, 문화, 전통, 예술과 같은 정신적인 가치들이 스러져가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볼 수있다. 반면, 피엑스 일대의 명동은 전쟁 전의 사회에서는 주변부에 위치하였던 인물들이 강인한 생활력과 달러를 움켜쥐고 서울의 신흥 부유층으로 부상하는 무대로 제시된다. 이들에 의해 명동은 폐허로부터 빠르게 재건되어 나갔고, 명동의 부흥이 곧 이 계층의 비약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들의 노골적인 황금만능주의, 속물주의는 계동의 분위기와 대조되지만, 계동이 더 이상회생 불가능한 암흑과 죽음의 공간으로 표상되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명동을휩싸고 도는 그악스럽고 기승스러운 활기 자체가 부정된다고만은 볼 수 없다. 주인공 이경은 계동의 고가와 피엑스 일대의 명동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했지만, 결국에는 후자에 편승해 전쟁의 시간을 통과해온 인물이다. 더 이상 전쟁의 자취가 남아있지 않은 평화롭고 풍요로운 전후의 서울에서 그녀는 비로소자신이 계동의 고가로 대변되는 정신적인 가치들을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자신이 경멸했던 속물적인 세계에 쉽게 편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가가 헐린 자리에 세워진 견고한 양옥에서 느끼는 바로 그 부끄러움은 그녀로 하여금해체되지 않은 한 모퉁이의 고가로 상징되는, 전후의 서울에서 스러져 간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게끔 만든다.

Abstract

Seoul during the Korean War was a place which was actively being rebuilt and transformed behind the shadows of death and ruins. The Naked Tree by Park Wansuh describes Seoul through the spatial tension between the old house (Hanok) in Gye-dong, which was destroyed by the war, and the Post Exchange (PX), which was bustling with people even during the wartime. Considering the fact that Gye-dong was relatively intact from the war in real life, the description of the destroyed house seems to have been symbolic. By focusing on the fact that the old house in Gye-dong was intentionally set in parallel with Myeong-dong, the neighborhood next to the PX which became home to the nouveau riche and exuded vulgarity and foreignness in the novel, this study posited that the spaces in Park Wansuh’s The Naked Tree signified the space “within the gates,” which was the spatial center of traditional Seoul, as well as the spiritual values the traditional Seoul represented. In other words, the fate of the old house in Gye-dong in this novel, which is torn down after becoming increasingly dilapidated, reflects the fate of Seoul. As the traditional spatial orders of the city breaks down in the wartime, the spiritual values within the gates, such as dignity, elegance, and tradition also disappears. On the other hand, Myeong-dong, which is situated next to the PX, becomes a stage where people, who used to be in the peripheries by living “outside the gates” before the war, earn dollars through their resourcefulness and rise to become the nouveau riche of the city. Myeong-dong is rebuilt from the ruins at a fast pace thanks to the new class, and the revival of Myeong-dong becomes a direct reflection of their unprecedented rise. The rampant materialism and brashness are in stark contrast to the atmosphere of Gye-dong. Nevertheless, considering that Gye-dong is described as a space of darkness and death that is beyond repair, the novel is not completely rejecting the unrelenting vitality that flows in Myeong-dong. The protagonist Yikyung roams about the old house in Gye-dong and the PX in Myeong-dong, but eventually chose to endure the wartime by joining the latter. It is only in the peaceful and affluent postwar Seoul, which is free from any vestiges of the war, where she realizes that she had dismissed and even thrown away the spiritual values represented by the old house in Gye-dong and that she joined the philistine world, which she had once despised, with relative ease. The shame she feels while visiting the sturdy Western-style house, which was been built where the old house used to be, reminds the protagonist of the things that have disappeared in postwar Seoul, which were represented by an old house that remains in the co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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