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번역 혹은 고전으로의 피란(避亂) - 김억의 『동심초』(1943)와 『꽃다발』(1944)을 중심으로 -
Kim Eok’s Translations of Chinese Poetry and His Taking Refuge in the Classics―Dongshimcho (1943) and Flower Bouquet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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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김억이 번역가로서 ‘한시번역시대’의 두 번째 시기인 1944년 전후에 발표한 『동심초』(1943)와 『꽃다발』(1944)을 통해 그의 한시 번역의 의의를 조망한 것이다. 이 두 번역 시집은 ‘한시번역시대’의 첫 번째 성과인 『망우초(忘憂草)』 (1934)의 연장선에서 발표한 중국과 한국의 여성 한시 번역 시집이다. 지금까지김억의 한시 번역 연구는 시인으로서 김억의 문학적 배경 혹은 자산이 사실은한문학의 전통이며, 그의 한시 번역이 근대 이전과 이후를 연결하는 일종의 알레고리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와 달리 이 논문은 앞선 연구들이 간과한 문제들로부터 나아가 김억의 한시 교양의 정도와 폭, 김억 번역 시집의 저본 규명, 특히 김억의 한시 번역이 1944년을 전후로 하여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배경을규명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그리하여 1944년 전후의 김억의 한시 번역이1920년대부터 그가 인도문학을 통해 ‘동양의 마음’을 탐색한 결과 중의 하나였다는 점, 1930년대 그의 국민문학, 시가 개량의 이상이 좌절된 이후 남은 유일한 글쓰기의 가능성이었다는 점, 1940년대 조선문학을 풍미한 고전부흥운동에그 나름대로 화답한 결과라는 점, 그 가운데 일본의 사토 하루오의 한시 번역에서 받은 영향의 결과였다는 점을 규명했다. 그리하여 김억의 한시 번역은 한편으로는 조선문학에 결여된 전통을 한시 번역과 시조를 통해 고안하고자 한언어횡단적 실천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중일전쟁 이후 그가 전쟁 협력에동원되는 가운데 시인으로서 자신의 개성을 지키는 피란처이기도 했음을 확인했다.
Abstract
This study sets out to examine the significance of Kim Eok’s translations of Chinese poetry, with reference to his Dongshimcho (1943) and Flower Bouquet (1944), published around 1944, during the second period in which he was translating Chinese poetry. These two collections were presented in mixed script, using both Chinese and Korean characters, and they built on his earlier work published as Mangwoocho (1934). Previous studies of his Chinese poetry translations have sought to show how the broader heritage of Chinese literature served as a literary background which contributed greatly to enriching his works;and also to demonstrate that his translations of Chinese poetry represent a kind of allegory, connecting the premodern and modern eras. The present study seeks to address some issues neglected in previous studies, by focusing upon the remarkable depth and subtlety of his understanding of Chinese poetry. It examines the original scripts of the poems he translated, and especially the wider context of oriental poetry which formed the backdrop to his work around 1944. Hence, it can be seen that his translations were informed by his inquiry into the “mind of the Orient,” as represented by Indian literature since the 1920s, and that this was the only avenue of expression left open to him; an earlier ideal for national literature and the improvement of poetry having been frustrated in the 1930s. These two later collections resulted from his own particular and individual reaction to the classical revival movement prevalent in Joseon literature during the 1940s, and reflected the influence of Sato. Haruo.’s translations of Chinese poetry. Thus, his translations of Chinese poetry were simultaneously an attempt to create a tradition absent from Joseon literature, and also a refuge which allowed him to preserve his individuality as a poet, despite being mobilized to assist the Japanese war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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