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상 배액배상의 도입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한 외국재판의 승인·집행에 미치는 영향 -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31550 판결의 평석을 중심으로 -
Impact of Introduction of Multiple Damages to Recognition and Execution of Foreign Country Judgments in Korea - Supreme Court Decision 2018Da231550 Decided March 11,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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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종래 우리 판례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한 외국재판의 승인·집행을 민사소송법 제217조제1항 제3호의 이른바 ‘공서 요건’을 근거로 일관되게 거부하여 왔다. 손해의 전보를 근본이념으로 하는 우리 손해배상법의 입장에서, ‘제재’라는 일응 형사법적 목적이 가미된 징벌적 손해배상은 단순히 생소한 것을 넘어 도저히 시인할 수 없는 내용의 것이었다. 그러나 2011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필두로, 개인정보 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대리점 거래의공정화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20여 개의 개별 법영역에서특별법의 형태로 손해액의 최대 3배 또는 5배에 해당하는 액수의 배상을 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는바, 전보배상의 범위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서에 위반된다고보던 기존의 논의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본고가 다룬 대상판결은 이러한 변화를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최초의 선도적 사례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필자는 전술한 입법적 사정변경 속에서 대상판결과 같은 태도의 변화는 불가피하고, 응당 하여야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변경된 판례의 일반론적 설시가 과연 대상판결의 사안에도적용되는지에 관하여는 의문이 든다. 우리 법이 도입한 것은 엄밀히 말해서 보통법상 징벌적 손해배상과는 구별되는 성문법상 배액배상이다. 그리고 그 도입 취지로는 징벌적 성격보다는 보상적·법집행적 성격이강하게 나타나며, 각 법영역별로 중시되는 기능이나 배상액의 상한이 상이하다. 즉, 전보배상의 원칙은 여전히 원칙적으로 우리 손해배상법을 지배하는 이념이며, 입법정책적 판단에 따라 제한적 영역에 한하여 예외가 인정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전보배상의 범위를 초월하는 배상을 명하는 외국재판은, 그것이 우리 법상 전보배상의 예외가 인정되는영역과 동일한 ‘영역’인 때에 한하여 그 승인·집행의 결과가 우리 공서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있다. ‘영역’을 판별하는 기준으로는 개별 ‘조문’, ‘법률’, ‘분야’를 들 수 있다. ‘법률’이나 ‘분야’의 경우, 입법자나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어디까지가 같은 법률·분야인지를 판별하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 영역의 범위가 조금씩 확대되어 궁극적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명한 외국재판 일반이 우리 공서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판단의 명확성 및 당사자의 예측가능성, 상호주의, 기존 판례·통설과의 연속성 등을 감안할 때, ‘조문’을 기준으로 같은 영역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대상판결은 ‘법률’이나 ‘분야’를 기준으로 영역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음은 물론, “적어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향후 영역의 확장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미국판결이 근거로 삼은 하와이주법상 배액배상의 취지는, 우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배액배상과는 달리 징벌을 통한 억제에 있는 점, 피고가 한 것으로 인정된 ‘불공정한 경쟁방법’은 우리 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상응하는데 입법자는 입법과정에서 전문위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의견을 반영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배액배상의 대상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한 점 등에 비추어도, 대상판결의 지나치게 과감한 설시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원심판결과 같이 미국판결을 전보배상의 범위내에서만 승인하였어야 한다. 한편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문제 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른바 ‘과도한 전보배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제한한다면 어떻게 제한할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국재판에서 지급을 명한 위자료나 변호사 비용 등의 산정방식이 우리나라와 달라 그 액수가 현저히 고액인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 우리 하급심판결들은 외국재판에서 명한 것이 전보배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과도한 경우에는 그 승인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대법원은이러한 하급심판결을 승인함으로써 그 견해에 찬동하고 있었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었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 신설 이후 최근 대법원 판례는 외국재판에서 명한것이 전보배상이라면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그 승인을 제한할 수 없다는판시를 이어오고 있으며, (비록 명시적으로 설시한 바는 없으나) 제217조 제1항 제3호를적용하여서도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러한 바뀐 판례의 태도가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 신설 이전에 비하여 도리어 우리 국민과 기업을 불리한 지위에놓이도록 만들고 있다는 지적은 일응 일리가 있으나, 우리 법원이 구체적으로 전보배상액이 어느 정도를 초과하면 공서에 반하는지에 관한 명시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실질재심사금지원칙과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의 측면에서 외국재판에서 명한 전보배상은 그 액수의 다과를 불문하고 그 승인을 제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법원과 국회, 학계가 중지를 모아, ① 전보배상을 초과하는 손해배상을 명하는 외국재판의 승인은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우리 법상 대응하는 배액배상 조항이 있는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당해 조항에서 규정하는 상한의 한도 내에서 이를 승인하고, ② 전보배상을 명하는 외국재판의 승인은 과감하게 허용함으로써, 우리 국민과 기업의 피해를 방지하면서도 우리나라를 매력적인 법정지(forum)로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Abstract
Hitherto Korean case law has consistently rejected the recognition and execution of foreign country judgments awarding punitive damages under the so-called “public order requirement” of Article 217 (1) 3 of the Civil Procedure Act. Punitive damages, based mainly on the ideology of “punishment”, was unacceptable from the standpoint of Korean civil liability law, which adheres to compensatory damages. However, Korean law has gradually accepted the notion of punitive damages in more than 20 legal areas since 2011, in the form of treble or quintuple damages. This meant that Korean courts can no more hastily jump into the conclusion that if the compensation awarded by the foreign country court is beyond the scope of compesatory damages, it violates the public order of Korea. Supreme Court Decision 2018Da231550 Decided March 11, 2022 (hereinafter referred to as “the Decision”) is the leading case in which Korean Supreme Court officially declared its changed stance on recognition and enforcement of foreign country judgments awarding punitive damages. In the midst of introduction of statutory multiple damages, the change in the Court's view is not only inevitable, but must. However, it is doubtful whether the Court's changed view can be applied in the matter of the Decision. Strictly speaking, what Korean law has adopted is statutory multiple damages, not punitive damages discussed in common law countries. In Korea, the main motives of multiple damages are at promoting compensation and encouraging law enforcement, rather than punishing defendants. Also, each multiple damages law has different functions and the upper limit of compensation. That is to say, Korean civil liability law is still governed by the principle of compensatory damages, and exceptions are only granted in limited areas. Thus, the foreign country judgments awarding compensation beyond the scope of compensatory damages do notviolate the Korean public policy, only if multiple damages is recognized in the corresponding "area" in Korea. Some might say that the “area” means individual “provision”, while others might think of “act” or “legal field”. However, since there is no objective standard on how far can be codified in the same “act” or how far can be categorized as in the same “legal field”, the scope of “area” will gradually expand, ultimately leading to the radical conclusion that every foreign country judgment ordering punitive damages is within the scope of Korean public order. For the clarity of judgment, the predictability of parties, principle of reciprocity, and the continuity with conventional case law, it is necessary to determine the scope of “area” based on “provision”. Nevertheless, the Decision judged the “area” based on “act” or “legal field” using the expression “at least”, suggesting the possibility of expanding the scope of “area” in the future. Considering that the purpose of treble damages under the Hawaii Revised Statutes is at suppressing violation through punishment unlike Korean law, and that legislators deliberately excluded “unfair trade practices” which corresponds to “unfair methods of competition” in Hawaiian law from the subject of treble damages in Korean Monopoly Regulation and Fair Trade Act, the Decision is immoderately “bold”. Meanwhile, although not an issue in the Decision, it is necessary to think about whether and how to limit the recognition of the so-called “excessive compensatory damages”. In the past, lower courts limited the recognition if the compensatory damages awarded by foreign country court seems excessive, and the Supreme Court implicitly agreed with the view by approving such lower court judgments. Since the establishment of Article 217-2 (1) of the Civil Procedure Act however, recent Supreme Court decisions have been continually ruling that recognition of compensatory damages ordered by foreign country court cannot be restricted based on Article 217-2 (1) and (although not explicitly stated) Article 217 (1) 3. Since it is impossible for the court to provide the mathematical bright line on the amount of compensation that violates Korean public order, it is reasonable not to limit the recognition of the compensatory damages awarded by foreign country court regardless of the a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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