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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반 일본인 연구자들의 ‘만주사’ 만들기

Making ‘Manchurian History’ : Japanese Historians in the 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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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성과 근대 역사학으로서의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식민주의 역사학의 양면성을 생각해 볼 때 만주는 흥미로운 지역이다. 러일전쟁의 이후 일본은 만주를 발판삼아 중국에 대한 이권을 확장해 나가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만주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개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속해 있으면서도 제국주의 국가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만주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부정하고 새로운 역사 공간으로서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양’을 구성하는 데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했다. 이 논문은 이러한 의미가 있는 20세기 전반기 일본인 연구자들이 서술한 만주사에 대한 통사들을 통해 당시 그들이 만주사에 대해 공유하였던 공통적인 지반은 무엇이었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떠한 변화를 보였는지를 고찰한 것이다. 20세기 초반 만주사 연구를 이끌었던 시라토리의 조망에서 보여지듯이, 만주의 역사를 정리하는 방식은 만주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 차원에서 체계화할 수도, ‘만주민족’과 같은 범주를 설정하여 민족사와 비슷한 형태로 할 수도 있었다. 만주사의 체계화와 관련하여 만주사를 다룬 최초의 통사라 할 수 있는 이나바의 『滿洲發達史』(1915)는 만주사를 지역사로서 정리했다. 즉 만주를 몽고, 중국, 만주 방면의 세력들의 각축장으로 보고, 이들이 만주라는 공간에서 벌인 경쟁 과정을 서술한 것이다.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 만주에 대해 중국의 우선권을 인정하였던 당시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 일본인 역사가들의 만주사 연구와 조망도 중국의 존재를 더욱 의식하는 가운데 이루어졌지만, 이러한 시각은 여전히 만주를 몽고, 만주, 중국 방면의 세력들의 경합 지역으로 바라보면서 그 역사를 조망한 것이었다. 이렇게 만주의 과거를 몇 세력의 경쟁지역으로서 정리하는 것은 19세기 후반 이래 만주에서 벌어진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쟁을 만주사 전개의 당연한 귀결로서 역사화하며, 20세기 이래 만주를 둘러싼 일본의 행보를 만주사의 전개에 부합하는 역사적인 현상으로 설명하여, 만주사의 무대 위로 일본을 소환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만주국의 건국은 일본인 연구자들에게 만주국 탄생의 역사적 필연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만주사의 정립을 요구하였다. 만주사를 여러 세력들이 경쟁하는 지역의 역사로서 정리하는 것은 만주를 분쟁지역으로 역사화할 수 있는 것으로, 만주국 건국 이후에는 적절치 않은 것이었다. 만주국 건국 이후 만주사에 대한 통사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은 만주사 정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상당했고, 당시의 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화답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당시 급하게 쏟아져 나온 통사들은 당대에도 그 수준을 의심받았지만, 만주의 과거를 만주 또는 만몽의 민족을 중심으로 정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 통사들은 만주와 몽고의 민족들의 상무정신, 고유한 활력을 이야기하며 만주에 처음 등장한 민족으로서 肅愼을 부각하며 만주사의 기원을 더 먼 과거로 소급하는 한편 만주와 몽고의 민족들의 고유한 문화를 서술하였다. 이는 비록 중국문명에 비했을 때 저열한 것으로, 또 중국 문명과의 접촉 이후 밀려나는 것으로 서술되었지만 만주・몽고 민족 고유의 생활 풍습・풍속, 제천의식・종교, 고유의 조직 체제는 물론 漢文과 대비되는 고유 문자의 존재는 만주와 몽고 민족의 민족적 독자성에 대한 증거로 강조되었다. 이렇게 민족을 중심으로 만주사 서술을 시도한 것은 독립국가로서 신생 만주국의 역사성을 드러내려는 것이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만주사 서술을 둘러싼 20세기 전반기 일본인 역사가들의 시도는 이른바 근대 역사학으로 무장한 일본인 연구자들이 만주에서의 이권 확보와 만주국 건국이라는 일본이 당면한 현실에 부응하며 벌인 역사 만들기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common ground Japanese historians shared about the Manchurian history and how it has changed over time, using diachronic histories of the Manchurian past they employed during the 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Japanese historians thought Manchuria had historically been an area where several forces, including Manchurian, Mongolian and Chinese forces, struggled for power. This systematization of Manchurian history explained the ongoing competition for rights among imperialist powers, including Japan, in Manchuria in the early 20th century as a historical phenomenon consistent with Manchurian history’s development process. However, in the 1930s, Japanese historians’ systemic treatment of Manchukuo failed to recognize the country as a state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y emphasized Manchukuo’s birth as a natural, historical consequence of development. Manchurian history gradually organized in the form of nation-history, even at a crude level. As such, the Japanese historicity of Manchukuo in the 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changed from local history to a national one. Just as Manchukuo was an experimental site for constructing a modern state, studies and descriptions of Manchurian history were also experiments in ‘history making’, whose effect produced an interest in Manchuria and led to the founding of Manchuk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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