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소설 속 여성 거식증에 나타난 주체화 전략 연구
A study on the strategy of subjectivation performed by women with anorexia in Korean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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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는 한국 현대소설 속 여성의 거식이 세대에 따라 독특한 방식으로 수행되는 발화 전략이자, 독자의 사회문화적 독해를 기다리는 해석적 기점이라는 가설을 수립하고, 각 작품들을 경유하며 그러한 가설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거식증은 필사적인 통제와 섭생, 자기관리를 요하는 신체의 기술이자, 그러한 기술을 통해 정체성을 구성해가는 전략이다. 한국 현대소설 속 여성들이 앓는 거식증을 탐구하는 작업은 각 시대 한국 여성들의 정상적 발화와 섭식을 가로막고 있던 여러 개의 손을 직시하게 하고, 앓는 몸의 형식으로만 그들이 증언할 수 있던 것을 청취하게 한다. 이 글에서 분석될 세 편의 현대소설 속 거식증 여성들은 '먹기' 즉 '이런 식의 생존'을 거부하고, 대신 '진짜 삶을 살기'를 꿈꾼다는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증상과 정체성 구성 과정을 보인다. 분석 결과 박완서 <도시의 흉년> 속 지수연의 거식증은 한국 전쟁이 낳은 부모세대의 결핍과 욕망을 바로 마주보는 작업, 그리고 그 유산을 상속받기를 거부하고 ‘참 자기’의 입맛을 찾아가는 자아 찾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신경숙 <멀리, 끝없는 길 위에> 속 이숙의 거식증은 정의를 향한 크고 강력한 구호가 요구되던 1980년대와 불화하는 자아의 근원적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드러낸다. 한편 한강 <그대의 차가운 손> 속 L의 거식증은 여성 신체에 자행되는 폭력과 평가에 고통 받던 주체가 그로 인한 수치심과 분노를 자신의 신체에 각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세 여성의 거식증은 시대도 증상도 원인도 다르지만 진짜 음식을 찾는 과정에서 앓게 되는 증상이라는공통점이 있다. 대결의 장소였던 그들의 신체는 거식증 앓기를 통해 세상에 말을 걸고, 새로운 주체 ‘되기’를 욕망한다. 그러한 발화가 발생한 곳과 도달하려는 곳의 격차를 읽어내는 작업을 통해 한국문학 속 여성의 (앓는) 몸과 (구성되는) 자아, 그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시공간이라는 삼원적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stablished the hypothesis that women's anorexia in modern Korean novels is carried out in a unique way according to generations, and that it is an analytical point waiting for readers' socio-cultural reading. Anorexia is a technology of the body that requires desperate control, subsistence, and self-management, and a strategy to construct identity through such technology. Exploring the anorexia that women in modern Korean novels suffer from makes them face-to-face with the hands that have hindered Korean women's normal eating and listen to what women could only testify to in starving bodies. The three anorexic women in the modern novel, which will be analyzed in this article, have something in common that they refuse to "eat" or "this way of survival," and instead dream of "living a real life," but show various forms of symptoms and identity construction according to the socio-cultural context of each work. According to the analysis, Ji Soo-yeon's anorexia in Park Wan-seo's "The Poor Year of the City" is a project to find self-seeking that faces the deficiency and desire of the parents' generation caused by the Korean War and refuses to inherit the legacy. Lee Sook's anorexia in Shin Kyung-sook's <Far, Endless Path> reveals the original shyness and shame of the self that dissociated in the 1980s when a large and powerful slogan for justice was demanded. Meanwhile, L's anorexia in Han kang's "Your Cold Hand" shows the process of imprinting shame and anger on her body by the subject suffering from violence and evaluation on the female body. The three women's anorexia have something in common, although the ages, symptoms, and causes are slightly different. It's a symptom of suffering in the process of finding the real self. Their bodies, which used to be a place of confrontation, talk to the world through anorexia and desire to be a new subject. Reading the gap between where such desires arise and where they are to be reached is nothing more than identifying the three-way relationship between a woman's (sick) body, self, and (socio-cultural) space surrounding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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