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규의 죽음의 세계와 여백의 사상
Ko Suk-gyu’s world of death and his thought of empty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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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고석규 시에 나타나는 공포와 불안, 죽음의 세계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고석규는 개인의 사상적 이유로 인하여 어린 나이에 월남하여 군인으로 직접 전쟁에 참여하였다. 고석규가 전쟁을 통하여 느낀 공포와 죽음의식은 전쟁에서의 타자의 죽음에 직면하면서 자신도 곧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촉발된 것이다. 전쟁에서 체험한 인간의 폭력성과 휴머니즘의 상실감은 그의 내면 깊이 각인되어 끊임없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그는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 내던져졌다. 이러한 부조리는 그에게 극심한 불안감을 야기하였는데, 이 불안은 웃음과 울음의 양가적 양상으로 표출된다. 그 양상은 자기 방어, 카타르시스, 광기 등으로 다양하게 발현된다. 고석규는 불안 속에서 자신이 죽음으로 향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간의 유한성인 죽음에 대한 허무와 자기 소외감을 절감한다. 또한 그는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거리를 방황하며 수많은 주검과 공포와 맞닥뜨린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파편화된 상태, 불구의 상태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정신은 이미 죽어 있으며, 육체 또한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로 인식한다. 그리고 그는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골똘히 사유한다. 이러한 사유 속에서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침묵의 형식으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죽음으로부터 도피할 것이 아니라 죽음과 대면하여 죽음에 대해 반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죽음에의 선구(先驅)였다. 그리고 그는 시의 길을 뛰어넘어 비평의 세계로 나아간다. 그것은 시에서 이루지 못한 공포와 죽음의 세계를 재인식하기 위함이었다. 고석규는 죽음이 아무 것도 없는 무(無)가 아니라 침묵으로 존재하는 여백, 부재로 존재하는 여백으로 파악한다. 이 여백으로 인하여 인간은 그 여백을 채울 수 있는 존재의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백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글쓰기는 공포와 불안과 부조리를 초월하고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s to consider the world of horror, anxiety and death shown in Ko Suk-gyu’s poems. He defected to South Korea due to personal ideology when he was young and he entered the war as a soldier. Consciousness of horror, anxiety and death he experienced through the war was due to the horror that he might soon be killed on the battlefield, facing death of soldiers. Human violence and loss of humanity which he experienced on the battlefield was deeply stamped on his mind so that it distressed him. He was hurled into the irrational reality where the living and the dead coexist. This irrationality causes intense anxiety so that this anxiety was expressed in ambivalent ways of laugh and weeping. These patterns were expressed in the various forms of self-defence, catharsis, madness, etc. Go Suk-gyu realized in anxiety the fact that he was a being towards death and he felt the futility about death, that is to say human finitude and a sence of self-alienation. Also he faced a lot of the dead bodies and horror, wandering in the city streets in ruins. And he recognized that his mind was ready dead and that his body was fully ruined, acknowledging that his body was fragmented state, that is deformed body. And he deeply thinks what is life and what is death. Through this thinking, he listened voice of conscience in the form of silence in his inner side. That is not fleeing from death but fighting against death. That is anticipation to death. And he went out into the world of criticism across the route to poem. That is to have new understanding about the world of horror and death which he could not overcome in his poetic worlds. His new understanding was not that death is nothing where anything is nonexistent but that death is empty space where silence exists, that is to say empty space filled by absence. Man can acquire the possibility of existence to fill the empty space because empty space exists. His writing on the basis of concept of this empty space was a possibility that he could transcend horror and irrationality, and then transcend even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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