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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에 발현된 자아: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1742)의 신유한 글씨를 중심으로

The Self-Representation in the Calligraphy Style: Focused on Shin Yu-han’s Standard Script in 《Yeongangimsoolcheop漣江壬戌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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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미술

초록

이 논문은 18세기 전반기에 활동했던 조선의 문인 신유한이 자신의 내면을 글씨에 드러낸 양상으로써 서풍에 반영된 자아에 관한 담론이다. 글씨의 개성을 의미하기도 하는 서풍과 사람의 자아 사이의 상관관계는 이미 동아시아 서화사에서 오랜 동안 논의된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후기 문인 신유한은 18세기 전반기 조선 문단에서 이름을 날렸던, 의고문(擬古文)의 대가로서 후배 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다. 서얼 출신인 그는 문과에 응시할 수 있는 특전을 입어 관료가 되었지만 스스로 은자가 되기로 하고 세상을 등지고자 하였다. 1742년 10월, 당시의 경기도 연천 군수로 재직하던 신유한은 경기관찰사 홍경보의 요청으로 임진강에서 열린 뱃놀이에 참여했고, 이 자리에서 그는 1082년에 중국 황주의 적벽 아래에서 뱃놀이를 열었던 소식(蘇軾)이 지은 「적벽부」를 모방한 「의적벽부」를 짓고, 이를 친필로 썼다. 홍경보가 열었던 이 날의 뱃놀이에는 당대 최고의 화가이자 양천 현감이었던 정선(鄭敾)도 참석했기 때문에 이 뱃놀이의 광경은 그림으로도 그려졌다. 신유한의 글, 정선의 그림이 모두 완성되자 관찰사 홍경보도 그 날을 기념하는 글을 지었고, 이 문장들과 그림을 모아 세 개의 첩을 만들어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으로 부르기로 하고, 각자 나누어 가지기로 했다. 현재 《연강임술첩》은 두 점이 전하며, 그 중 한 점에 신유한과 홍경보, 그리고 정선의 친필 글씨가 남아 있다. 신유한은 자신이 지은 「의적벽부」에서 관찰사의 호기로운 풍류를 예찬하고 고인들의 그것에 다가간 자신들의 유람을 칭송하면서도 방외인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생각한 듯한 내용을 담았으며, 그 텍스트는 매우 개성이 강한 해서로 썼다. 그의 서풍은 18세기 전반기에 조선에서 유행하던 왕희지의 고법과 거리가 멀었고, 왕실이나 관각 문신들 사이에서 애호되던 조맹부의 송설체와도 전혀 달랐다. 글자들의 형태는 정방형에 가까우나 조금씩 비틀린 형상에 전절(轉折)을 과장하거나 특정한 획을 길게 내려 그음으로써 정제되지 않은 형태를 띤다. 신유한의 해서가 보여주는 개성은 《연강임술첩》을 함께 만든 관찰사 홍경보나 양천현령 정선의 서풍과 대조해 보아도 돋보이는 서풍을 띠고 있다. 국왕의 측근이기도 했던 홍경보는 왕실에서 애용했던 조맹부의 해서체를 매우 능숙하게 구사했고, 뛰어난 화가였던 정선은 당시에 보편적이었던 왕희지 해서의 전통을 잘 따른 서풍으로 《연강임술첩》의 관지를 썼기 때문이다. 이로써 신유한은 고전 명가들의 특정한 서풍을 추종하지 않고, 질박한 해서풍에 소수자인 자아를 드러냈다. 이런 점은 당대에 흔치 않았던 의고문을 주된 장기로 삼았던 그의 문장과도 맥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성향은 당대 유행을 잘 소화하여 구체화한 홍경보나 정선의 경우와 대조해도 선명하게 구별되는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학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신유한의 글씨의 개성에 착안하여, 그 서풍에 신유한의 개인성이 발현되었음을 드러내었다. 이로써 18세기 전반기 조선 문예사에서 큰 성과를 남긴 문장가 신유한은 물론, 대화가 정선의 글씨에 관한 담론의 기본도 파악할 수 있게 된 점이 중요한 성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Shin Yu-han, a literary man in the late Joseon Dynasty, was a master of emulating ancient classics who made a name for himself in the Joseon literature in the first half of the 18th century and had a great influence on the younger writers. Although he became a bureaucrat, he decided to become a hermit and turned his back on the world. In October 1742, Shin Yu-han, who served as the governor of Yeoncheon, Gyeonggi-do, participated in a boating on the Imjin River at the request of Hong Gyeong-bo, a Gyeonggi observer, at which he composed ‘Uijeokbyeokbu擬赤壁賦’, which imitates the ‘Jeokbyeokb赤壁賦’ written by So-sik蘇軾, who opened a boating under the red cliff of Hwangju, China in 1082, and Shin wrote it in his own hand. Jeong-seon鄭敾, who was the best painter and county governor of Yangcheon at the time, also attended the boat show held by Hong Gyeong-bo and painted the view of the boat play. When Shin Yu-han’ s writings and Jeong Seon' s paintings were all completed, Hong Gyeong-bo, an observer, also wrote an article to commemorate the day, and gathered these sentences and pictures to make three albums and call them “Yeongangimsulcheop漣江壬戌帖”. Currently, there are two pieces of “Yeongangimsulcheop”, and one of them has the handwritten writings of Shin Yu-han, Hong Gyeong-bo, and Jeong Seon. Shin Yu-han praised Hong Kyung-bo’ s demeanor in his ‘Uijeokbyeokbu’, which he wrote, and included content that seemed to have thought of his position as an outsider, and the text was written in a very unique standard script style. His calligraphy style was far from the old method of Wang Hee-ji王羲之, which was popular in Joseon in the first half of the 18th century, and was completely different from Songseol-style松雪體 of Zhao Meng-fu. The personality shown by Shin Yu-han' s standard script has a remarkable calligraphy style compared to the styles of Hong Gyeong-bo, an observer who made “Yeongangimsulcheop” together, and Yangcheon Governor Jeong-seon. Hong Gyeong-bo was very skilled in the calligraphy style of Zhao Meng-fu, who was favored by the royal family of Joseph Dynasty, and Jeong-seon, an outstanding painter, wrote the record writing of “Yeongang Imsulcheop” as a calligraphy style that followed the tradition of Wang Hee-ji, which was common at the time. In this point, Shin Yu- han did not follow the specific calligraphy style of the classical masters, but represented himself as a minority in his own rugged standard script. His tendency can be said to be a distinct peculiarity even in contrast to the cases of Hong Gyeong-bo and Jeong Seon, which were embodied by digesting the trends of the time. Based on the personality of Shin Yu-han’ s handwriting, which academia has not paid attention to so far, this article revealed that Shin Yu-han’ s personality was represented in his calligraphy style. This attempt can be seen as an important achievement in the first half of the 18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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