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독일 철학자의 대립적 불교 이해와 수용
Das gegensätzliche Verstehen und die Rezeption des Buddhismus unter den deutschen Denkern
이동희
초록
이 논문에서는 근대 독일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서구인들이 생소하고 낮 설은 불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해 왔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근대 독일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이유는 서구의 정신사에서 독일의 철학자들이 불교 이해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었지만, 불교의 수용에 대해 서로 대립적인 경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라이프니츠, 칸트, 헤르더 등 초창기 불교를 접한 독일의 철학자들은 불교를 “무”(Nichts)의 원리에 기초한 일종의 세계관으로 이해하며 자신의 철학적 입장과 관련하여 비판적으로 해석을 한다. 이들이 파악하는 불교의 원리인 “무”는 불교의 개념이라기보다 서양의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틀 안에서 해석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헤겔이 자신의 종교철학적 입장에서 자연적 종교로서 불교를 설명하고 이에 대해 비판을 가한 뒤, 쾨펜이나 베버를 거쳐 불교는 세계로부터의 도피, 또는 세계와의 어떠한 관련성도 지니지 못한 신비적 관조라고 하는 부정적 인식을 주게 된다. 그러나 소위 비합리주의 계열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나 니체는 근대 독일의 합리주의적 사상가들과 다르게 불교를 평가한다. 쇼펜하우어에게 불교의 “무”는 단순한 세계 부정이나 세계와의 단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존재’라고 인식하는 현상보다 더 근원적이고 엄연한 사실적인 세계에 대한 인식을 의미한다. 또한 니체는 불교를 유럽의 수동적 허무주의의‘가장 유명한 형식’라고 말하고, 그것을 병리상태로서의 데카당스와 연관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 불교는“기독교보다 몇 백 배나 더 현실적”이며, “문명의 마지막 단계와 피로를 해결하기 위한 종교”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이 논문은 근대 독일철학자들의 불교에 대한 이러한 대립적 태도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초기 예수회 선교사인 리치부터 근대 독일의 사상가들에게 이르기까지 서구의 불교 이해와 수용과정을 추적해 밝혀 보고자 한다. 이러한 추적 과정에서 우리는 불교가 이성과 합리성에 기초한 서구 형이상학의 전통의 기준에서는 비판을 받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서구 형이상학의 전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형이상학적 사유와 세계관을 열어 보여 주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