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시기 헤겔 인정 이론의 단계에 대한 고찰 ― 『예나 실재철학Ⅱ』의 인정 이론을 중심으로 ―
The Study on the Structure of Hegel’s Recognition Theory in Jena Period — Focusing on Hegel’s Jenenser Realphilosophie Ⅱ —
황순호
초록
본 논문의 목표는 예나 시기 정신철학에서 헤겔이 서술하는 인정 이론의 단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예나 시기 헤겔의 인정 이론은 상호주관성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학자들이 연구한 중요한 주제이다. 이 주제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이 연구한 만큼 서로 다른 여러 해석들이 생산되었다. 헤겔의 인정 이론과 관련하여 학자들의 해석이 갈리는 주요 쟁점 중 하나는 헤겔이 제시한 인정 이론이 몇 단계로 이루어지는가에 관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해석은 헤겔의 인정 이론이 사랑, 법적 관계, 국가(보편자) 각각에 적용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학자는 김준수, 악셀 호네트, 로버트 R. 윌리암스 등이 있다. 한편, 헤겔의 인정 이론이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하는 학자는 루드비히 짚과 에디트 뒤징이다. 그들은 헤겔의 인정 이론이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해석한다는 점에서 일치하지만, 두 단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상이한 해석들이 존재하는 인정의 단계 문제를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하여, 본 논문은 예나 시기 헤겔의 정신철학 텍스트를 면밀히 고찰한다. 헤겔의 설명에 의하면, 사랑은 인정이 아닌 인식의 관계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한다. 나아가 그는 사랑하는 대상과의 통일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포기한다. 반면, 법적인 관계는 자립적인 개체들이 상호적으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관계이다. 그들 각자는 사물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사물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한다. 나아가 법적 관계에서 그들은 서로서로 자신들이 법적 권리 주체임을 인정하고 인정받는다. 개인들과 국가(보편자)의 관계는 신뢰의 관계이다. 다시 말해 개별자는 보편자를 신뢰, 즉 믿고 의지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 개별자는 자신의 조야한 개별성을 버리고 스스로를 도야하여 보편자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헤겔 인정 이론에 대한 이상의 고찰을 통하여 상호 인정 관계가 오로지 법적인 관계에서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