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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불)가능성과 사과의 수행성: 데리다의 용서론에 대한 법문학적 이해

The (Im)possibility of Forgiveness and the Performativity of Apology: Understanding Derrida’s Thoughts on Forgiveness through Literary Criticism of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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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법학

초록

본 논문은 과거사정리 과정에서 ‘진정한’ 혹은 ‘충분한’ 사과를 규정하거나 형량할 수 있는가의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과 없는 용서 혹은 용서 없는 사과란 성립 가능한지, 불가역적 사건에 대한 용서는 시간의 질서와 어떠한 관계에 놓이는지 등의 문제의식을 다룬 철학적 논의 중 특히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용서론에 주목하였다. 용서란 먼저 요청될 때만 그 동의 여부와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으며 범죄가 과도하게 중하여 근본적인 악의 경계를 넘어설 때는 고려되어선 안 된다는 장켈레비치(Jankélévitch)의 주장에 반박하며, 데리다는 용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용서의 가능성을 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리다에게 용서란 정치·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서둘러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혹은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며 배상의 조건들을 조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혁명과 같이 도래하여 역사와 정치와 법의 통상적인 흐름을 습격하는 ‘불가능한 것의 광기’이다. 그렇다면 용서의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과는 수행성을 가질 수 있는가. 자칫 언어유희로 치부될 해체주의적 용서론이 국가폭력의 속죄 가능성에 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듣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법문학비평의 방법을 끌어왔다. 문학적 서사는 사회적 상흔에 분노하고 연민하며 사법적 정의 실현을 요구하게끔 할 뿐만 아니라 선/악, 처벌/불처벌, 용서가능/용서불가능 식의 이항대립에 포섭되지 못하는 것들을 포착하여 보여준다. 본 논문은 유령 서사론 및 희곡 『햄릿』과 영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등의 예시를 통해, 용서받지 못할 것임에도 반복하여 사죄하는 발화행위는 발화자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이 가해자 위치에 스스로 서게 만드는 수행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용서하지 않을 권리’와 ‘용서를 청함의 윤리’는 화해 불가하면서도 분리 불가한 채 병존할 수 있음을 논했다.

Abstract

This paper starts from the question of whether the law can prescribe or sentence a ‘true’ or ‘sufficient’ apology in the process of coming to terms with the past. Among philosophical discussions that address the question of whether unforgivable apologies or apologies without forgiveness are possible, and how forgiveness of irreversible events relates to the order of time, this paper focuses on Jacques Derrida’s thoughts on forgiveness. Refuting Jankélévitch’s claim that forgiveness can only be considered when apology is given in advance, and should not be considered when the crime is so serious that it goes beyond the boundaries of fundamental evil, Derrida argued that the possibility of forgiveness should be discussed at this very point, which seems to be unforgivable. Forgiveness is not a tool to hastily heal wounds based on political and diplomatic interests, nor is it a tool to adjust the conditions of legal compensation. Rather, it is the madness of the impossible that arrives like a revolution and attacks the usual flow of history, politics, and law. Then, what could be the performativity of apology despite the (im)possibility of forgiveness? In order to understand what Derrida’s thoughts on forgiveness, which may be reduced and dismissed as a linguistic play, has to say about the possibility of atonement for state violence, this paper draws on the methods of literary criticism of law. Literature not only makes us compassionate about social scars and demand the realization of judicial justice, but also captures and shows things that cannot be included in the dichotomy such as good/evil, punishable/nonpunishable and forgivable/unforgivable. This paper, through the examples of the ghost narratives, the play Hamlet, and the film Captain Volkonogov Escaped, attempts to argue that the act of apologising repeatedly even though it will not be forgiven can have the performativity of standing in the position of the perpetrator, and that the right to not forgive and the ethics of asking for forgiveness may coexist inseparably and irreconcilab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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