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ERD
논문KCI 등재

언어의 정치학과 문학의 수행성 -1960~70년대 이청준 소설을 중심으로

The Politics of Language and the Literature as Performative in Yi Chong-jun's Works during 1960s and 1970s

1

조회

0

다운로드

15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발화가 수행하는 행동에 대한 진지하고 민감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청준의 소설은 언어의 수행성을 검토할 수 있는 주요한 사례로 평가되어 왔다. 그의 소설은 고도로 추상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력과 수행적 발화의 관계가 노골적인 차원에서 작동했던 1960~70년대의 권위주의적 정치 상황을 참조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권위주의 정부의 장기 집권을 위한 기반이 형성되어가던 1960년대 말에 발표된 「조율사」, 「쓰여지지 않은 자서전」, 「소문의 벽」 등 일련의 작품은 언론 및 문학의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김수영의 표현을 빌리면, 말(주장)이 명령으로 환원되고 명령이 물리적인 폭력으로 변질되는 당시의 정치 상황은 말을 하는 것이 어떤 행동을 수행하는 발화의 수행적 양상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시기에 이어령과 김수영 간에 벌어진 불온시 논쟁은 문학의 자율성에 내재된 상호 모순되는 의미, 곧 분화된 사회체계로서의 자율성과 총체적(정치적) 자율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바, 이청준은 이 논쟁의 경과를 참조하면서 문학의 수행성에 대한 인식을 정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청준에게 문학은 대중(독자)으로부터 공감을 얻음으로써만 존립할 수 있는 것이며, 따라서 수행문이 그 자체의 진위에 의해 가치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적절한 행동을 수행할 때 인정될 수 있는 것처럼, 문학 역시 그 발화에 의해 창조된 세계가 독자의 상상력과 공통감각에 의해 적절하다고 판단됨으로써 독자의 동의와 승인, 공감을 얻는 행위를 수반하는 수행적 발화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수행적 언어에 대한 이청준의 소설적 탐구는 「언어사회학서설」 연작이라는 성과를 낳는데 이 연작이 언어의 수행성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고 있다면, 「당신들의 천국」은 1960~70년대의 정치적 상황을 주요하게 참조하면서 이를 언어의 수행성이라는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청준 소설에 반영된 정치의식의 일단을 점검할 수 있는 적절한 대상으로 판단된다. 「당신들의 천국」에 드러난 정치학은 동시에 언어의 정치학이기도 한바, 그것은 ‘약속하다’라는 수행동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조원장의 공약은 일방의 약속이 아니라 상호인정에 의한 쌍방 간의 계약이다. 일방이 먼저 약속을 제안하고 설득과 협의를 거쳐 상호이해 아래 다른 일방도 약속함으로써 계약 행위를 수행한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정당성을 가진다. 그러나 자신의 의도의 정당성을 앞세워 상호이해의 과정을 무시할 때, 조원장 자신은 여전히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판단할지 모르나 원생들에게는 이미 약속의 배반이다. 「당신들의 천국」의 조원장과 원생들의 관계는 「지배와 해방」에서의 작가와 독자의 관계와 유사하다. 이는 두 관계가 모두 수행적 언어를 매개로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배와 해방」에서 왜 글을 쓰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작가 이정훈은 독자들이 작가의 자기 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글을 읽을 리 없으며,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일방 통행적인 관계보다는 상호 창조가 가능한 조화로운 대결이나 화해의 관계여야 함을 역설한다. 이런 점에서 ‘자유에 의한 지배=해방’의 가치는 정치와 문학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이다.

Abstract

Yi Chong-jun’s works pursued the performativity of language during 1960s and 1970s. In those times,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tical power and performative utterance was getting more serious by authoritarian regime. Yi’s works reflect the situation that freedom of speech and literature were extremely repressed. In the debate over freedom of speech and literature, Yi insists that literature can exist in terms of sympathy with readers. From this point of view, both the political and the literary act depend on a combination of the performative. Literary works can succeed by bringing into being the characters and events and something similar is at work in inaugural acts in the political sphere. In Paradise of Yours referring the political conditions of Korea during 1960s and 1970s, the politics of language develops mainly centering around the performative promise. The act of promise is politically justified by common consent under mutual persuasion and agreement. Yi’s works pursuing the performative suggest author’s political awareness.

참고문헌 (38)

  1. 이청준, "조율사", 문학과 지성, (봄) (1972)
  2.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1984), 문학과지성사
  3. 이청준, "별을 보여 드립니다" (1971), 일지사
  4. 이청준, "소문의 벽" (1972), 민음사
  5. 강웅식, "전체주의적 반공주의와 순수.참여 논쟁", 상허학보, 15, pp.132~154 (2005), 상허학회
  6. 김성경,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우리들의 천국’까지-파시즘적 인민주의 비판, 그 인민주의적 상상력의 한계에 대하여", 원우론집, 30 (1999), 연세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7. 김수영, "실험적인 문학과 정치적 자유", 조선일보, ~ (1968)
  8. 김수영, "지식인의 사회참여", 사상계 (1968)
  9. 김영찬, "이청준 격자소설의 정치적 (무)의식", 한국근대문학연구, 12(12), pp.329~353 (2005), 한국근대문학회
  10. 김유중, "김수영 시의 모더니티(9): ‘불온시’ 논쟁의 일면: 김수영을 위한 변명", 정신문화연구, 28(3), pp.147~173 (2005), 한국학중앙연구원
  11. 김 현, "자유와 사랑의 실천적 화해 당신들의 천국" (1984), 문학과지성사
  12. 김형진, "박정희 정권 시기의 언론정책에 관한 연구", 석사, pp.1999
  13. 류양선, "낙원에의 꿈과 관념의 정치학", 성심어문연구, 20 (1999)
  14. 백낙청,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 창작과 비평, (겨울) (1966)
  15. 백낙청, "저항문학의 전망-작가 남정현씨 구속사건과 관련하여", 조선일보, ~ (1965)
  16. 서중석,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2008), 역사비평사
  17. 설혜경, "1960년대 소설에 나타난 재판의 표상과 법의 수사학-최인훈과 이청준을 중심으로", 박사, pp.2011
  18. 송명진, "이청준 소설의 이야기 권력 연구-당신들의 천국을 중심으로", 시학과 언어학, 4 (2002)
  19. 양진오, "필화의 논리와 그 문학적 의미에 대한 연구-남정현의 분지를 중심으로", 어문논총, 46 (2007)
  20. 오문석, "김수영의 시론 연구", 박사, pp.2002
  21. 우찬제, "권력의 역설, 그 문학적 지평", 세계의 문학, (가을) (1992)
  22. 윤양수, "우리나라 간척사업의 실태분석", 국토연구, 1 (1982)
  23. 윤지관, "억압사회에서의 소설의 기능-이청준 문학의 의미와 한계", 실천문학, (봄) (1992)
  24. 이수형, "이청준 소설에 나타난 교환관계 양상 연구", 박사, pp.2007
  25. 이어령, "에비가 지배하는 문화", 조선일보, ~ (1967)
  26. 이어령, "누가 그 조종을 울리는가", 조선일보, ~ (1968)
  27. 이용성, "사상계의 지식인과 잡지이념에 대한 연구", 출판잡지연구, 5 (1997)
  28. 이정민, "동백림사건을 둘러싼 남한정부와 서독정부의 외교갈등", 석사, pp.2011
  29. 정과리, "모범적 통치에서 상호 인정으로, 상호 인정에서 하나됨으로, 스밈과 짜임" (1988), 문학과지성사
  30. Anderson, B,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 (1991), 사회비평사
  31. Arendt, H, "칸트 정치철학 강의" (2000), 푸른숲
  32. Austin, J. L, "말과 행위" (1992), 서광사
  33. Bourdieu, P, "상징폭력과 문화재생산" (1997), 새물결
  34. Culler, J, "문학이론" (1999), 동문선
  35. 김재인, "천 개의 고원." (2001), 새물결출판사
  36. 진태원, "법의 힘" (2004), 문학과지성사
  37. 장춘익, "의사소통행위이론." (2006), 나남출판
  38. Plumpe, G, "현대의 미적 커뮤니케이션" (2007), 경성대 출판부

관련 논문AI추천

이 간행물의 다른 논문 (7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