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라는 페르소나
Gi, Hyung-do As a Pers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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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30주기를 맞는 기형도 문학의 수용양상 중 하나가 1980년대에 대한 비주류적인 기억 행위의 페르소나적 기능에 있음을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 글은 부분적으로는 연구자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자기민속지학에 의거했으며, 부분적으로는 기형도 문학에 대한 비평을 참조했다. 많은 열사를 탄생시킨 1991년 5월 투쟁의 여파 속에서 20대를 보냈던 필자는 「입 속의 검은 잎」으로 대표되는 기형도의 시를 연일 거리의 데모에 나서야 했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감, 이어진 죽음들로 인한 사회적 삶의 경직, 책 내지 문학적인 것으로의 도피, 죽음 이후에도 남는 문학적인 것들의 불멸성에 대한 저주로 독해하였다. 이러한 수용 방식은 기형도 문학을 집단과 이데올로기로 규정된 1980년대 문학과는 다른 1990년대적 문학 세계의 서막으로 간주한 일군의 비평적 입장과 부분적으로 겹쳐지지만, 1980년대로부터 지속된 정치적 경험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되돌아보자면, 죽음과 부정성의 코드로 읽힌 기형도는 세기말 변혁운동의 퇴조를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을 이념적인 전향이나 이데올로기의 종언과는 무관한 것으로 위치된 셈이다. 기형도는 정치적인 상황에서 기원한 죽음과 시대의 어둠을 실존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페르소나로 기능했던 것이다. 이에 진정성 레짐 논의에서 살아남은 속물적 주체나 생존자 이전에 우울증적 주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This article tried to interpret the poem Black Leaf in My Mouth by Gi Hyung-Do in connection with my experience of the May 1991 struggle in Korea. For this purpose, this article was based partly on the autoethnography. I spent my 20s in the aftermath of the struggle, reading the poem represented by The Black Leaf In My Mouth, alone with fear and responsibility for the political situation that had to be demonstrated on the street, the rigidity of social life caused by successive deaths, escape to books or literature, and a curse on the immortality of literary things that remained after death. His poems, read as codes of death and negativity, are located in the late 20th century, accepting the decline of Korea’s radical movement, but not related to ideological conversion or the demise of ideology. He served as a Persona who turned the death of martyrs from political situations and the darkness of the times into existential. In this regard, it is necessary to consider the melancholic subject as a survivor of the discussion of authenticity reg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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