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냉전과 도착(倒錯)적 젠더-한무숙과 박순녀를 중심으로
Cultural Cold War and Perverted Gender : Focused on Hahn Moo-sook and Park Soon-n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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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근대 젠더 정치의 관점에서 문화 냉전을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냉전 주체를 상상할 때 여성 지식인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없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문화 냉전의 영향 속에서 살아나갔던 여성 작가로서 한무숙과 박순녀의 삶과 문학을 살펴봄으로써 미소 양 진영의 심리전과 젠더 체계가 얽혀들면서 어떤 내면을 탄생시켰는지를 밝혀내고자 한다. 박순녀와 한무숙은 문화 냉전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하면서 나름의 네트워크를 통해 배태된 여류들이다. 박순녀가 정착민으로서 김이석을 중심으로 한 월남 문인 혹은 문화촌에서의 인맥을 바탕으로 문단에 등장했다면, 한무숙은 박정희 정권하에 금융 테크노크라트였던 남편의 보증으로 재등장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내면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도착(倒錯)으로, 이는 냉전 주체의 보편적 심리를 포착하는 용어이다. 그러나 문화 냉전과 젠더 체계가 교착되는 양상을 들여다보면, 한무숙의 소설에서 도착은 성도착과 도착적 관계로 그 의미가 변주․심화된다. 특히 성도착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금제일 뿐 아니라, 문화 냉전에서 행위주체성을 지니고자 했던 여성에 대한 징벌의 의미를 지니며, 도착적 관계는 그가 문화 냉전에서 맡고 있었던 배역에 대해 어느 순간 의심하고 있었음을 드러낸다. 한편, 박순녀의 경우 소설 쓰기의 차원에서 젠더의 도착이 발생하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여성을 정치적 주체로서 지연시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순녀의 소설 속 여성 인물들은 불온한 여자 친구들에 대해 알고 이해하려는 욕망, 그리고 그를 대신하여 설명하고 서술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박순녀는 월남 여성 문인으로서 정치적 주체가 아니라 윤리적 주체가 되기를 지향했던 것이다. 이렇듯 근대 젠더 정치의 시각으로 문화 냉전을 분석하는 작업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립해나갔던 여성 지식인들의 얼굴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문화 냉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makes a proposition to understand the Cultural Cold War from the perspective of modern gender politics. The idea is based on the fact that it is not easy to visualize an image of a female intellectual when conceiving agents of the Cold War. Thus, this paper looks into the lives and literature of Hahn Moo-sook and Park Soon-nyeo, female writers who lived their lives under the influence of the Cultural Cold War, to reveal what inner worlds were created as the psychological warfare between the US-led western bloc and the Soviet-led eastern bloc and gender systems came into play. Park Soon-nyeo and Hahn Moo-sook are female writers who were born with direct and indirect interactions with the Cultural Cold War and through their own networks. Park Soon-nyeo, as a settler from North Korea, started her literary career based on her personal connections from the literary circle of North Korean refugees centering around Kim Yi-seok or from the Cultural Village, whereas Hahn Moo-sook made her debut as a writer based on the endorsement of her husband who was a financial technocrat under the Park Chung-hee administration. The keyword that penetrates the inner worlds of these writers is perversion, which is a term that captures the universal mentality of agents of the Cold War. However, when scrutinizing how the Cultural Cold War and gender systems come to a standstill, perversion in Hahn Moo-sook's novels forms a variation and intensifies towards sexual perversion and perverse relationships. In particular, sexual perversion is not only a taboo against sexuality but holds significance as punishment against women who tried to have agency in their actions in the midst of the Cultural Cold War, and perverse relationships reveal that one comes to doubt the role that she had been playing within the Cultural Cold War. On the other hand, in Park Soon-nyeo's case, perversion of gender occurs in the dimension of novel writing, which can be seen as a strategy to deliberately impede women from becoming political agents. Even so, the female characters in Park Soon-nyeo's novels are captivated by the desire to know and understand their indecent female friends and by the desire to explain and narrate in their stead. Park Soon-nyeo had sought to become an ethical agent rather than a political agent as a female writer who had fled from the North. Thus, the task of analyzing the Cultural Cold War from the viewpoint of modern gender politics enables the rediscovery of the countenance of female intellectuals who had reestablished their identities each from their respective circumstances. It is precisely at this point where research on the Cultural Cold War needs to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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