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노래, ‘광장’의 시 : 1980~90년대 초반 노동자문예운동과 시쓰기
Songs of the workplace, and Poems of the agora - Labor Literary Movement and Poem Composition in 1980s-early 19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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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창작된 노동시를 중심으로 ‘시의 시대’라던 19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시의 창작과 향유 시스템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변혁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했던 시대적 상황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파토스가 격렬한 시를 창작하고, 향유하게 만들었다. 특히 87년 6월 항쟁, 7․8월 노동자대투쟁 이후 건설된 전국단위의 수많은 노동자문학회의 존재는 보다 많은 시들을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특히 많은 역량과 시간이 필요한 소설에 비해 시는, ‘쉬운 시’가 좋은 시라는 기획 하에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후 수많은 시들이 창작되고, 이들의 시는 시시각각으로 전개되는 투쟁의 현장(광장)에서 낭독되었고 사보나, 벽보, 그리고 집회 선전문을 통해서 빠르게 집단적으로 향유되었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자신이 놓여진 고통스러운 현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싸우는 치열한 삶의 과정을 표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계급성을 체현한 존재로서의 자신의 형상을 집단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다. 또한 노동자계급성의 근원적 성격, 이러한 긴박한 순간을 경유하며, 80년대 변혁 운동 주체들이 공유했던 공동체주의는 집단창작이라는 80년대 특유의 창작시스템을 도입하게 한다. 초기 집단창작시스템은 계급성의 한계, 이를 형상화하기 위한 체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대란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사회주의권 집단창작 시스템을 받아들여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투쟁 현안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창작되는 ‘속도전’, ‘대량/대형 텍스트 생산’이라는 목적에 복무하게 된다. 집단창작은 대학생과 전문문인을 중심으로 창작되다가, 이후 역량이 축저고된 노동자문학회에서도 시행된다. 그러나 수많은 시간과 역량을 투여해야 하는 이 시스템은 늘 방대한 노동량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러한 집단창작시스템은 지식인주체들의 엘리트주의적 관념성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소유의 저작물로만 환원하지 않고 집단에 귀속시켜 자본화된 창작 시스템에 균열을 내려고 한 점이나, 오직 창작텍스트가 집회에서 낭독될 그날을 위해 희생했던 수많은 주체들의 시간과 열망은 간과하기 힘든 이 시기 시적 상황의 공과이다. 또한 이 시기 창작된 수많은 노동시들이 갖고 있는 도식성과 같은 빈약한 형상성의 한계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그리 길지 않았던 짧은, 불꽃같은 시기가 낳은 이념적인 컨텍스트의 빈약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역시 그만큼 절실했고, 또 그만큼 단단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던 전선(戰線)의 절박함이 빚어낸 한계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는 90년대 동구권의 몰락이 가져온 이념의 붕괴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당대 주체들의 한계와 같은 맥락에서 제기될 문제이다. 이러한 점을 참조할 때, 80년대가 ‘시의 시대’라는 것은 피가 튀고 죽음의 그림자가 뒤따르던, 당대 긴박한 컨텍스트와 함께 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amine labor (laborer) poetry created from the late 1980s to the early '90s. The times when the desire for transformation was more intense than ever led many to create and enjoy poetry with strong pathos. In particular, the existence of numerous worker 'literature associations nationwide, which were established after the June 1988 uprising and the July and August workers' great struggle, created conditions for creating more poems. Compared with the novels which require a lot of competence and time, the poetry was able to be relatively easily accessible to the workers under the plan of "easy poetry" being good poetry. Later, many poems were created, which were read aloud at the ever-changing scene of the struggle, and quickly enjoyed collectively through company newsletters, bulletins, and assembly promotion statements. Through this process, workers were able to express their painful reality and the intense life process of fighting to overcome it, and through this process, they were able to collectively share their image as beings embodying the social class. In addition, the fundamental nature of the working class, and the communitarianism shared by the reformers of the 1980s through such urgent moments introduced the 80s' unique creation system of collective creation. The initial collective creation system started from the meaning of the solidarity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class and the limits of experience to embody it. However, it ‘현장’의 노래, ‘광장’의 시 193 gradually accepted the socialist collective creation system to serve the purpose of the 'speed competition' and 'massive / large text production' in accordance with the ever- changing competition issues. The collective creation was performed centering on university students and professionals, and later it was also performed by worker literature associations which had bolstered their capabilities. However, this system which required a lot of time and capability was difficult to be applied to workers who always had to suffer from massive amount of labor. This collective creation system also proved the elitism concept of intellectuals. However, the fact that the system tried to not just reduce the works only to individuals-owned authored works, but also incorporate them into the groups so as to make cracks in the capitalize creation system, and the time and passion of numerous subjects that sacrificed only for the days that creative texts would be read in gatherings are the times' achievements that cannot be overlooked. In addition, the limitations of poor imaging, such as the schematism of the numerous worker poems created during the short period of time from the late 1980s to the early 1990s, have to be attributable to the ideological context poorness of the times which did not allow transformation and cor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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