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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40년대 포스트 S문화와 여성 동성(애) 문학의 가능성: 지하련의 「가을」 3부작과 그 곁텍스트(para-text)를 중심으로

Post S-culture and the Possibility of Female Same-sex Love Literature in the 1930s and 1940s: Focusing on Ji Ha-Ryun’s “Autumn” trilogy and its Para-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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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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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지하련(池河蓮, 1912~?)의 「가을」 3부작과 그 곁텍스트를 중심으로 S관계의 여성들이 여학교 졸업 이후 어떻게 재현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동성애자임에도 결국 이성애 제도에 편입되었다거나, 이성애자로 살아왔으나 동성애자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패배’ 혹은 ‘각성’의 서사가 전제하는 이성애/동성애의 이항 대립적 인식으로는 S문화라는 동아시아의 특유한 경험과 그 서사적 재현을 제대로 읽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동성연애’를 중단한 여성들의 사례에서 강제적 이성애 제도의 억압적 측면을 강조하는 대신 그 경험이 이후의 삶에 끼치는 영향과 그것이 재현되는 양상에 주목하려 한다. 2장에서는 지하련의 등단작인 「결별」을 최정희의 「인맥」, 「여명」과 비교하며 분석한다. 「결별」은 결혼생활의 허위를 깨달은 여성이 느끼는 고독과 자조의 감각이 끈질기게 묘사하면서도 그 원인이 되는 여학교 동창과의 과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닌다. 여성들의 과거는 회상의 형태로도 나타나지 않으며 파편적인 대화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로 인해 인물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작품의 내적 논리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옛 약속을 둘러싼 두 여성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작품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듦으로써 두 사람의 여학교 시절을 현재의 서사에 개입시키는 것이다. 반면 최정희는 작품에서 S관계였던 두 여성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되 그들의 곁에 남편 혹은 자식(아들)을 배치하여 여성들이 이성애 제도에 안착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철없던 여학생에서 이상적 (총후)부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여학교 시절과 ‘동성연애’ 경험이 수반하는 낭만과 감상은 잊어야 할 과거의 유산으로 정의된다. 여학교 시절과 ‘동성연애’의 경험은 그 자체로 회상되는 대신, 최정희의 작품에서는 부정(否定)의 방식으로 소환되며 지하련의 작품에서는 후회와 고독이라는 감정의 형태로 표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지하련의 「가을」과 「산길」을 분석하며 결혼 후 재회한 여학교 동창들의 미묘한 감정에 주목한다. 「가을」은 공인되지 않던 기혼여성 사이의 관계를 남성 인물의 시선을 경유하여 가시화한다. 주인공 ‘석재’는 삼각관계의 특권적 주체가 아니라 의도치 않게 두 여성에 연루되어 이들의 모호한 관계를 현실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여성의 ‘쓸쓸함’이 남성 인물에게도 공유되며 더 나아가 사회규범의 허위를 깨달은 인간이 느끼게 되는 회의감으로 보편화한다. 「산길」은 결혼생활의 이상적 각본이 무너져내린 후에도 가정이 유지되는 양상을 그려내며 이성애 규범이 허위의식에 기대고 있을 뿐임을 폭로한다. 작가는 친구와 남편의 애정 관계를 알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가정을 지키겠다는 남편의 선택이 위선에 불과함을 지적한다. 동시에 사회적 평판과 무관하게 자신에게 떳떳하게 행동하는 친구에게 동조하면서 이성애 규범에 대한 우회적인 저항을 드러낸다.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amine how women in S-relationships are portrayed after graduating from girls’ schools, focusing on Ji Ha-Ryun’s “Autumn(「가을」)” trilogy and its para-texts. The dichotomy of heterosexuality/homosexuality does not adequately capture the unique experiences of S-culture in East Asia and their representations. Therefore, instead of emphasizing the oppressive aspects of the compulsory heterosexuality system in cases women have ceased same-sex relationships, this paper will focus on the impact of those experiences on their later lives and how they are represented. In Chapter 2, Ji Ha-Ryun’s debut work “Separation(「결별」)” is compared and analyzed alongside Choi Cheong-Hee’s “Inmaaek”(「인맥」)” and “Dawn(「여명」).” The experiences of girls’ school days and same-sex relationships are not remembered as they are, but in Choi Cheong-Hee’s work, they are invoked through a method of negation and, in Ji Ha-Ryun’s work, they are expressed through emotions of regret and loneliness. The women’s pasts do not appear as recollections but are revealed through fragmented conversations. As a result, the emotions the characters feel towards each other are often not interpretable within the internal logic of the works alone. By making it difficult to understand the works without comprehending the emotions surrounding past promises between the two women, their school days are interwoven into the present narrative. Chapter 3 analyzes Ji Ha-Ryun’s “Autumn” and “Mountain Path(「산길」),” paying attention to the subtle emotions of girls’ school alumni who reunite after marriage. “Autumn” visualizes the unacknowledged relationship between married women through the perspective of a male character. In this process, the loneliness of the two women is shared with the male character and further generalized into a sense of skepticism felt by individuals who realize the hypocrisy of social norms. “Mountain Path” depicts the maintenance of a household even after the ideal script of married life collapses, exposing that the norms of heterosexuality are sustained only by false consci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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