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질병에 대한 기억과 반응: 19세기 콜레라의 유행과 <변강쇠가>를 중심으로
Memories and reaction to disease in Pansori: Focusing on the 19th century cholera epidemic and Byeongangsoi-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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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전염병 체험의 기억이 형상화된 작품으로 판소리 사설 <변강쇠가>에 주목하여, 19세기 조선에 유행했던 콜레라의 실상 위에서 <변강쇠가>에 나타난 질병에 대한 기억과 반응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본격적인 논의를 위해 먼저 19세기 조선의 콜레라 대유행과 관련된 기록들을 통해 전염병의 시작과 전파 속도 및 범위, 증상과 대상을 중심으로 전염병 체험이 집단의 기억 속에 각인된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평안도에서 시작된 콜레라가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19세기 조선 사회 전체에 큰 고통과 수많은 시체를 남겼던 사실, 그리고 상층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었던 하층 민중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체험이 당시 조선 사람들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방불케 하는 공포와 불안의 기억을 남겼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염병 체험의 기억이 <변강쇠가>에 형상화된 흔적을 살펴보았다. <변강쇠가>의 전반부에서는 평안도라는 작중 공간 설정, 접촉으로 인한 대량의 죽음을 중심으로 전염병의 기억이 작품 속에 형상화된 모습을 확인했다. 작품의 중반부에서는 강쇠의 죽음을 둘러싸고 전염병이 남긴 고통의 증상 및 빠른 전파 속도와 관련된 기억, 그리고 ‘가난한 자의 역병’이라는 씁쓸한 현실에 대한 기억이 형상화의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공간 설정, 땅과 사람에 붙어버린 시체의 모습, 이를 갈아 없애는 결말에 콜레라로 인해 시체가 범람했던 19세기의 흔한 풍경이 투영되어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전대미문의 전염병 충격에 대한 반응이 <변강쇠가>에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특히 공동체 경계 안에 있는 존재들이 공론을 통해 옹녀와 강쇠를 타자화하고 처리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 놓인 담장이 더욱 높고 견고해지는 모습을 통해, 전염병에 대한 반응으로서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변강쇠가>를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대처할 수 없는 위기의 상황마다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등장하는 역사적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19세기 조선 사회에서 콜레라라는 전대미문의 질병이 빚어낸 인간성의 비극을 <변강쇠가>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보았다. 19세기의 콜레라와 21세기의 코로나19, 전염병이라는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 질병에 대한 반응이 보여주는 ‘인간성의 수준’은 2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나아졌는가? 여전히 차별과 적대, 그리고 혐오와 배제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변강쇠가>가 던지는 이상의 질문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변강쇠가>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콜레라 대유행이 남긴 기억과 이에 대한 반응을 작품 전체에서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전염병의 기억 위에서 인간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질병 문학’을 논할 때, 19세기를 대표하는 ‘전염병 서사’로서 판소리 사설 <변강쇠가>의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memories and reaction to the disease in Pansori Byeongangsoi-ga based on the facts of cholera pandemic in Joseon society in the 19th century. First, through the records related to the cholera pandemic in Joseon society in the 19th century, we looked at the patterns and characteristics of the infectious disease experience imprinted in the memory of the group, focusing on the starting point, the speed and spread range, symptoms and objects. It was confirmed that cholera, which started in Pyeongando, boasted a tremendous speed and left great pain and numerous corpses in the entire 19th century Joseon society. And It was confirmed that the lower class people who were in a difficult economic condition were damaged more than the upper class. And it can be seen that this experience left the memories of fear and anxiety reminiscent of PTSD to the Joseon people at that time. Based on this, This study looked at the traces of the memories of the infectious disease experience in Byeongangsoi-ga. In the first half of Byeongangsoi-ga, the memory of the infectious disease was confirmed through the setting of death due to contact, mass death, and the starting space(Pyeongando). In the middle of the work, it can be seen that memories related to the symptoms of the pain left by the contagious disease, the rapid spreading speed, and bitter reality of “the plague of the poor” are the main elements of the formation. In the second half of the work, it was confirmed that the common scenery of the 19th century, when the body was flooded, is projected into the space where the living and the dead coexist, the appearance of the corpse stuck to the ground and people, and the ending of grinding away teeth. After that, I tried to understand how the reaction to the shock of the infectious disease was revealed in Byeongangsoi-ga. In particular, it is important to pay attention to the process by which people in the boundaries of the community otherize Ongnyeo and Gangsoi through public opinion. Through the appearance of the fence between ‘we’ and ‘them’ becoming taller and more solid, it was confirmed that “the logic of discrimination and exclusion” was leading the way in response to the epidemic. In addition, by looking at the historical cases in which the logic of discrimination and exclusion' appears in, Byeongangsoi-ga shows the tragedy of humanity caused by the unprecedented disease of cholera in Joseon society in the 19th century. In a similar crisis situation of cholera in the 19th century and COVID-19 in the 21st century, How much has the ‘level of humanity’ which can be confirmed by the response to the disease improved compared to 200 years ago? Are the logics of discrimination and hostility, hatred and exclusion still in operation? The above questions posed by Byeongangsoi-ga have great implications even today. As such, Byeongangsoi-ga literately well portrays the memories of the cholera pandemic in the 19th century Joseon society and their reactions to it, and raises fundamental questions about human problems based on the memory of the epidemic. In this regard, when discussing “disease literature” in Korean literature history, Pansori Byeongangsoi-ga can be “epidemic narrative” representing the 19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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