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장편소설의 아동 서사와 애착 관계 연구: <엄씨효문청행록>, <유효공선행록>, <보은기우록>을 중심으로
Children’s Attachment Relationship in Korean Full-Length Novels: Focusing on Eomsihyomuncheongrok, Yuhyogongseonhaengrok, and Boeungi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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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글장편소설에 나타난 아동의 애착과 성장과정을 살펴 그것이 작품 안팎으로 갖는 의의를 탐구한 논의이다. 15세 이하 나이를 아동으로 범주화하였고, 아동의 삶이 비교적 자세히 소묘되고 성장과정의 문제적 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작품 <엄씨효문청행록>, <유효공선행록>, <보은기우록>을 주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엄씨효문청행록>의 엄영은 계후갈등의 상황 속에서, 자신을 적장자로 만들기 위해 계후자 엄창을 해치려는 친모로 인해 심각한 내적, 외적 갈등을 겪는다. 그는 친모의 계략에 동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형 엄창을 도우며 우애와 가문의 평화를 지향하는데, 그것은 영유아기 때부터 엄창과 강한 애착이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한편 <유효공선행록>과 <보은기우록>에는 부모의 폭력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의 삶이 잘 그려져 있다. <유효공선행록> 유연의 서사는 특히 문제적인데,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친에게 극심한 학대를 당하며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갖게 되고, 자신의 불안정 애착을 아들에게 대물림한다. 한편 <보은기우록>의 위연청 역시 부친으로부터 심각한 학대를 당하는데, 그는 부정적 아버지를 극복하고 이상적 성인이 된다. 이처럼 두 인물이 유사한 학대를 겪었음에도 성장 후 서로 다른 삶의 태도를 보인 것은 그들이 어린 시절 다른 애착을 경험한 것과 관련된다고 보인다. 유연과 달리 아동기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고 긍정적 상호작용을 경험한 위연청은 비교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했고, 그렇게 단단해진 그의 내력(內力)은 부친의 가혹한 학대에도 그를 버티게 한 것이다. 이러한 아동 서사는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여 성숙한 인격을 갖추게 되기까지 애착이 작용하는 지점과, 아이와 긍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주된 인물은 부모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문헌기록을 참고해보면 실제로도 상층 가문에서는 아이 양육 과정에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오늘날 여전히 전통적 어머니상을 소환하며 친모의 존재와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통념을 재고하게 한다. 한편 확대가족으로 이뤄진 가문 내 다양한 구성원의 존재는, 가장이 가족의 생사여탈권까지 쥐고 있는 조선시대 가부장제 구조에서 아동의 취약성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했다고 생각된다. 수직적 질서가 강고할수록 그것을 견제할 다채로운 애착이 형성될 때 아동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바, 한글장편소설에 그런 점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children’s attachment and growth process depicted in Korean full-length novels and explored its significance both inside and outside the work. With a focus on children aged under 15, the full-length novels Eomsihyomuncheongrok, Yuhyogongseonhaengrok, and Boeungiurok were studied—in these, children’s lives have been described relatively in detail and the problematic phases of growing up unfold in earnest. In Eomsihyomuncheongrok, amid a succession struggle, Eomyoung experiences serious internal and external conflicts due to his biological mother who tries to make him the heir by harming Eomchang, who is older but adopted. Eomyoung does not cooperate in his mother’s scheme and actively helps Eomchang, seeking brotherhood and peace in his family; this is because of Eomyoung’s strong attachment with Eomchang since infancy. Yuhyogongseonhaengrok and Boeungiurok depict the life of a child facing abuse at home. Yuyeon’s narrative in Yuhyogongseonhaengrok is particularly problematic—he is severely abused by his father from childhood and develops physical and mental problems; what is worse is that he ends up passing on this unstable attachment to his own son. Wiyeoncheong in Boeungiurok is also severely abused by his father. However, he overcomes his trauma and grows up into a stable and strong individual. As such, the reason that these two characters, despite suffering similar abuse, grow up to have different attitudes in life seems to be related to their different attachment experience during childhood. Wiyeoncheong who forms a stable attachment during childhood and experiences positive interactions grows up to be mentally healthy; it is his inner strength, which continues to develop, that helps him endure the abuse. The children’s narratives in these three stories show that attachment is crucial for a child to grow up healthy and mature, and that the main figure with whom a child can form a positive attachment is not limited to the parents. The Joseon Dynasty’s literature record shows that various members of upper-class families participated in childrearing—this raises a question about the traditional image of mothers and makes us reconsider the conventional wisdom that continues to overemphasize the mother and her role. Meanwhile, it is assumed that the existence of various members within the extended family played an important role in alleviating children’s vulnerability in the Joseon Dynasty’s patriarchal family structure, where the head of the family held his family’s right to life or death. The stronger the vertical order, the safer and healthier children can grow when various relationships are formed for emotional communication and building of close bonds, and this is well illustrated in Korean full-length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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