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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천전리 각석의 세선각화와 동아시아 선사고대미술로 본 기록문화

Written and pictorial culture seen through line engravings of Ulju Cheonjeonri Gakseok and East Asian prehistoric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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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역사학

초록

천전리 각석 세선각화는 각석 상부 전면에 점각 기법으로 다수의 동물이 표현되고, 그 위에 기하문 도형들이 긋고 갈기 수법으로 깊게 새겨진 뒤 등장한 세 번째 단계의 암각작품이다. 명문과의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나 일부 중첩을 고려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앞선 시기부터 세선각화 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천전리 각석 하부에 세선각으로 묘사된 것은 사슴, 말, 새 등의 짐승과 남녀 인물이나 기마인물 등 사람, 여러 척의 배, 상상 속의 신수인 용 등 다양하다. 사람과 말의 행렬 가운데 일부는 명문과 연결하여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한국의 선사 및 고대 유적, 유물에 등장하는 선각화는 문자문화의 정착과 확산 이전에 통용되던 그림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선사 및 고대 유적, 유물에 다수의 선각화를 남긴 일본에서도 그림은 문자 기록 이전의 기록 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자기록의 발달과 확산이 빨랐던 중국의 경우, 다양한 도상을 담은 청동기에 금문이 새겨지는데, 금문이 많아지면서 도상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도상이 지닌 기록으로서의 기능이 문자로 옮겨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구술문화가 지배적이었던 내륙아시아 지역에서 중세 후기까지 암각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기록 수단으로서 그림의 기능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세선각화의 제재로 등장하는 용은 천전리 각석의 세선각화 작업이 종교적, 주술적 효과를 염두에 둔 그림 기록일 가능성을 고려하게 한다. 문자기록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 기록의 주술적 기능과 효과에 대한 신라인의 관념과 신앙이 세선각화 작업에 동력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전리 각석의 세선각화는 신라 기록문화의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 자료로 재인식,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Abstract

Cheonjeonri Gakseok line engraving is a three-layered work displaying multiple animals in dot engravings on the whole of the upper surface and geometric patterns engraved in grinding method on the overall surface. Although the time relationship between the images and the engraved text is unclear, some overlaps suggest that the line engravings began in relatively early period. The subject matter of figures adorning the bottom of the surface is diverse, ranging from animals such as deer, horse, and bird to men, women, figures on horseback, number of ships, and dragon. Some of the human figures and horses may be linked to the engraved text. The line engravings that appear in prehistoric and historic Korean sites and artifacts can be understood as the pictorial record used before the advent of written language. In China where written text was developed and popularized from early period, text is engraved on bronzeware with various images. As more text is engraved, the number of images decreases, suggesting that such communicative property of the images was gradually replaced with that of the texts. This may also be the reason why the Gakseok engravings were continued to be produced until the end of the medieval times in Inner Asian regions where oral tradition was dominant. Dragons that appear as a subject of line engravings bring up the possibility that such engraving process included religious and shamanistic characteristics. Despite the spread of the written language, Shilla people’s beliefs in the shamanistic functions and effects of pictorial records seem to have encouraged the line engravings to be made. Line engravings in Cheonjeonri Gakseok should be re-evaluated as a resource showing the developments of Shilla’s written and drawn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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