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ERD
논문KCI 등재

의학지식의 수용과 변용 ― 종두법(種痘法)의 전래와 한문 우두서(牛痘書)를 중심으로 ―

Acceptance and Transformation of Medical Knowledge: Focusing on the Introduction of Inoculation and Chinese Vaccination Book in China and Japan

0

조회

0

다운로드

16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주제분류역사학

초록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투쟁사이다. 그 중에서도 천연두(天然痘, smallpox)는 인류역사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쉽게 전염될 뿐만 아니라 걸리면 10명 중 3명이 죽을 정도로 치사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행이 낫더라도 얼굴에 흉한 곰보자국을 남긴다. 물론 지금의 인류에게 천연두의 공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천연두 바이러스의 절멸을 선언하면서 천연두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류가 천연두를 정복할 수 있게 된 것은 백신 개발을 통한 예방법이 성공한 덕분이다. 천연두 백신의 시초는 중국에서 시행된 인두법(人痘法)이다. 인두법이란 천연두 환자에게서 균을 채취하여 약하게 천연두를 앓아 면역을 만들게 하는 방법이다. 중국에서는 주로 관을 통해 코에 두가(痘痂)를 넣었다. 약 17세기부터 중국의 인두법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터키, 일본, 조선 등으로 전파된다. 다만 유럽에서 유행한 인두법은 중국식이 아닌 터키식 인두법으로, 팔을 째고 그 상처에 두묘를 넣는 방식이었다. 이 시기 종두법으로 대표되는 의학지식의 전파는 주로 바다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특히 해양교통의 발전은 인두법보다 우두법(牛痘法)의 확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우두법의 관건은 신선한 백신의 공수에 있다. 교통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인두법에 만족했을지라도 이후 신선한 우두백신의 운반이 가능해지자 종두접종의 대세는 점차 우두법으로 바뀐다. 우두법의 중국내 확산은 종두서의 번역과 출판 덕분에 가능했다. 알렉산더 피어슨(Alexander Pearson)의 『영길리국신출종두기서(咭唎國新出種痘奇書)』는 비록 적은 분량이지만 한문으로 번역되어 우두법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구희(邱熺)의 『인두략(引痘略)』은 중의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우두법을 설명함으로써 중국인들이 쉽게 우두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두법이 곧바로 중단된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20세기 초까지도 여전히 인두법이 행해졌다. 우두법은 팔을 째고 그 상처에 두묘를 집어넣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교적 관념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들여온 기술에 대한 기피, 완종법을 실시할 의료종사자의 부족도 우두법 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중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우두법이 들어오자 인두법을 실시하던 사람들도 곧 우두법으로 방식을 바꾸었다. 이제까지 선행연구는 우두법의 빠른 수용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인두법을 통해 백신이라는 관념을 체득하고 있었다는 점, 난학의 수용으로 서양의학에 대해 거부감이 적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국에서 건너온 한문 종두서의 영향력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문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문제없이 읽고 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신정두종기법(新訂痘種奇法)』과 『산화신서(散花新書)』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의 의사들은 원문 그대로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서양의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종두법을 수정, 보완하였다. 『신정두종기법』은 『영길리국신출종두기서』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여겨 종두를 채취하는 모습이나 묘장의 보관법을 묘사한 그림을 추가하고 종두 접종 시 주의점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산화신서』 또한 『인두략』의 번역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의견과 서양서적의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전통의학을 비판하고 최신의 서양의학 이론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서 의학지식이 계속해서 새롭게 생명력을 얻고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larify How medical knowledge was Accepted and Transformed in East Asia, the propagation of Variolation(人痘法) and Vaccination(牛痘法) as an example. Variolation was the first method used to immunize an individual against smallpox(Variola) with material taken from a patient. Smallpox was a devastating infectious disease in former times. On average, 3 out of every 10 people who got it died. Those who survived were usually left with scars. It is unclear when the variolation began in China, but at least it was generally practiced in the Ming and Qing Dynasties. This method was introduced in Japan and other countries by sea until 1720s. In Japan, a Chinese inoculator Li Jen-Shan(李仁山) proposed the method of Chinese style variolation after a severe smallpox outbreak in Nagasaki in 1744, but it was not popular except for some areas. On the other hand, vaccination with cowpox developed from an experiment carried out by an English country doctor, Edward Jenner in 1796. Unlike the old Chinese style variolation, Jenner’s vaccine quickly spread throughout Asia, including China and Japan. Alexander Pearson’s small book was translated into Chinese YingjiliguoXinchuZhongdouQishu(咭唎國新出種痘奇書) and played an important role in informing the Jenner’s vaccine in China. But the Chinese doctors understood that Jenner’s vaccine was based on the Chinese traditional medicine, for example YindouLue(引痘略). Japanese doctors were relatively tolerant of Jenner’s vaccine acceptance. Previous studies have emphasized that they had learned the concept of vaccines through the Chinese Variolation and the acceptance of Rangaku has made it less resistant to Western medicine. But the influence of Chinese Vaccination Books should not be overlooked, because it is a Chinese character, and Japanese was able to understand it without problems. In addition, Japanese doctors not only introduced the original texts, but also revised and supplemented them with western medical knowledge, as can be seen in the "Sinteitousyukihou(新訂痘種奇法)" and "Sankasinsyo(散花新書)". Here we can see how medical knowledge continues to build vitality and develop.

참고문헌 (61)

  1. "邱熹輯", 1847
  2. 廣瀬元恭, "新訂痘種奇法" (1849), 時習堂藏版
  3. 難波立愿, "散花新書" (1850), 幼幼館
  4. 矢澤 利彦, "中國の醫學と技術 : イエズス會士書簡集" (1977), 平凡社
  5. "George Thomas Staunton, Miscellaneous Notices Relating to China, and Our Commercial Intercourse with that Country" (1828), I. Skelton
  6. Alexander Pearson, "The Chinese Repository 2" (1833)
  7. アン・ジャネッタ, "種痘傳來 : 日本の"開國"と知の國際ネットワーク" (2013), 岩波書店
  8. 古賀十二郎, "西洋醫術傳来史" (1942), 日新書院
  9. 梁其姿, "面對疾病: 傳統中國社會的醫療觀念與組織" (2012), 中國人民大學出版社
  10. 馬伯英,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中外醫學跨文化傳通" (1993), 文匯出版社
  11. 梅溪 昇, "緖方洪庵と適塾" (1980), 適塾紀念會
  12. 飯島渉, "ペストと近代中國" (2000), 硏文出版
  13. 野田忠廣, "種痘及牛痘苗に就て" (1905), 大日本私立衛生會
  14. 余新忠, "淸代江南的瘟疫與社會" (2003), 中國人民大學出版社
  15. 永島剛, "衛生と近代:ペスト流行にみる東アジアの統治・醫療・社會" (2017), 法政大學出版局
  16. 田﨑哲郎, "牛痘種痘法の普及 : ヨーロッパからアジア・日本へ" (2012), 岩田書院
  17. 陳邦賢, "中國醫學史" (1989), 科學書院
  18. Peter Razzell, "The Conquest of Smallpox" (1977), Caliban Books
  19. Wong K. Chimin(王吉民), "History of Chinese Medicine : Being a Chronicle of Medical Happenings in China from Ancient Times to the Present Period" (1932), The Tientsin Press
  20. 鎌田大資, "日本出版統制史再考 : 序説・江戸時代初期享保以前", 金城學院大學論集社會科學編, 12(1) (2015)
  21. 邱仲麟, "明淸的人痘法", 中央硏究院歴史語言硏究所集刊, 77(3) (2007)
  22. 권복규, "정약용의 우두법 도입에 미친 천주교 세력의 영향 : 하나의 가설", 의사학, 6(1) (1997)
  23. 吉田忠, "柴田收蔵の蘭學修業 : 『柴田收蔵日記『に見る伊東玄朴塾", 佐賀大學地域収歷史文化硏究センター硏究紀要, 12 (2017)
  24. 김두종, "우리나라의 두창의 유행과 종두법의 실시", 서울대학교 논문집 인문사회학, 4 (1956)
  25. 김옥주, "에도 말 메이지 초 일본 서양의사의 형성에 대하여", 의사학, 20(2), pp.493~554 (2011), 대한의사학회
  26. 内田和秀, "廣瀬佐太郎とその一族", 聖マリアンナ醫科大學雜誌, 42 (2014)
  27. 董少新, "論邱熺與牛痘在華之傳播", 廣東社會科學 (2007)
  28. 魯萍, "淸末中國醫界對西方醫學的觀察與仿行", 社會科學硏究 (2012)
  29. 廖育群, "牛痘法在近代中國的傳播", 中國科技史料 (1988)
  30. 劉思嫣, "明淸時期天花病例的流行特徴", 河南大學學報(社會科學版), 55(3) (2015)
  31. 陸翔人, "痘術發源地考", 徽中醫學院學報 (1999)
  32. 李計籌, "民國時期廣州的種痘事業", 南京中醫藥大學學報(社會科學版) (2014)
  33. 馬伯英, "中國的人痘接種術是現代免疫學的先驅", 中華醫史雜誌 (1995)
  34. 馬伯英, "可明興替 : 十九世記末二十世記初抗天花預防接種回顧調査", 上海中醫藥雜誌 (1991)
  35. 牧純, "江戸時代の海外交流と醫療・感染症に關する基盤硏究の試み: 前後の時代との比較も視野に入れて", 松山大學論集, 26(5) (2014)
  36. 박기수, "淸 중엽 牛痘法의 도입과정과 광동 行商의 역할", 명청사연구, (40), pp.219~270 (2013), 명청사학회[DOI]
  37. 福士由紀, "中國における予防接種の歴史的展開:種痘對策を中心に", 海外社會保障硏究, (192) (2015)
  38. 謝蜀生, "中國人痘接種術向西方的傳播及影響", 中華醫史雜誌 (2000)
  39. 森睦彦, "天保改革と洋學書の出版 : 特に醫學館との關係について", 法政史學, 18 (1966)
  40. 邵沛, "日中兩國における人痘接種法の比較硏究", 日本醫史學雜誌, 50(2) (2004)
  41. 松木明知, "『魯西亜牛痘全書』安政版の出版の經緯について", 日本醫史學雜誌, 45(3) (1999)
  42. 神崎順一, "幕末長崎のオランダ語書復刻事情", 日本印刷學會誌, 45(4) (2008)
  43. 楊小明, "『天花仁術ㆍ序』中有送人痘接種術的新史料", 中華醫史雜誌 (2000)
  44. 余新忠, "淸代江南種痘事業探論", 淸史硏究 (2003)
  45. 이경규, "明代 마카오의 海上貿易과 東西文化의 교류", 인문과학연구, (15), pp.123~140 (2011), 인문과학연구소
  46. 伊莎貝爾, "種牛痘與澳門葡人", 廣東社會科學 (2007)
  47. 張嘉鳳, "十九世紀初牛痘的在地化 : 以『( )咭唎國新出種痘奇書』, 『西洋種痘論』與『引痘略』爲討論中心", 中央硏究院歷史語言硏究所集刊 (2007)
  48. 張大慶, "『英吉利國新出種痘奇書』考", 中國科技史料 (2002)
  49. 張一鳴, "人痘接種術的文献硏究" (2016), 中國中醫科學院
  50. 田崎哲郎, "天南地北 : 日中間の牛痘種痘法普及の差について", 中國21, 14 (2002)
  51. 佐藤八郎, "甲州の種痘醫廣瀬平五郎とその一門", 甲斐史學 (1965)
  52. 靑木歳幸, "種痘法普及にみる在来知", 硏究紀要, 7 (2013)
  53. 村山七郎, "日本最初の牛痘法文献の原書", 順天堂醫學, 11 (1965)
  54. 鄒振环, "『英吉利國新出種痘奇書』與牛痘接種法在中國的傳播", 編輯學刊 (1994)
  55. 타자키테츠로,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지방 의사에 대해서", 영남학, (21), pp.433~471 (2012), 영남문화연구원[DOI]
  56. 八耳俊文, "中國で最初に牛痘種痘をおこなったAlexander Pearsのこと", 或問, 91 (2001)
  57. 胡成, "晩淸“西醫東漸”與華人當地社會的推動", 史林 (2012)
  58. 黄啓臣, "人痘西傳與牛痘東漸 : 絲綢之路的文化效應之一", 海交史硏究 (1999)
  59. 黄啓臣, "尋根" (2000)
  60. 侯毅, "國牛痘接種術傳入中國的橋梁 : 斯當東與『英吉利國新出種痘奇書』", 中國社會科學院硏究生院學報 (2009)
  61. Angela Ki Che Leung, "Vaccinia, Vaccination and Vaccinology: Jenner Pasteur and Their Successors" (1996), Elsevier

관련 논문AI추천

이 간행물의 다른 논문 (9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