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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와 연애편지 -일제 하 노동자소설에 나타난 노동조합의 의미-

Labor Unions in Colonial Korean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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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본고는 식민지 시기 노동자소설에 나타난 노동자의 형상화 문제를 노동조합이라는 기구의 문학적 재현 양상을 중심으로 고찰한 글이다. 노동조합 결성이라는 집단적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를 가시적 존재로 인지하게 된 노동자라는 새로운 인물형이 프로문학의 새 지평을 어디까지 확대시켰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송영, 한설야, 강경애의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노동자의 ‘생활’을 밀도 있게 묘사한 송영은 그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되 그것을 자생적 노동조합의 결성 과정 속에서 그려낸다. 특히 사랑이냐 혁명이냐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서사의 클리셰를 동시에 프로문인과 공유하면서도 송영은 혁명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 삼의 길에서 부르주아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혁명하는 노동자의 길을 보여준다. 한설야는 송영 소설 득의의 영역인 자생적 노동조합이 자생성과 투쟁하는 양상을 묘사한다. 노동자 내부의 ‘이단적 세력’들을 규합하는 문제를 밀도 있게 묘사한 『황혼』에서도 이단적 세력들이 합류한 이후 노동자들이 자본과 투쟁하는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지기보다는 준식의 노선과 동필의 노선이 갈등하고 화합하는 양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나 있다. 그러나 정작 일제 하 노동자소설에서 문자 그대로 ‘자생적인’ 노동조합을 찾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다. 순수한 분노와 열망을 가지고 지식인을 압도하는, 충분히 분노한 노동자 인물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읽는 강경애의 『인간문제』는 주인공인 첫째와 선비가 하층민 특유의 열정과 분노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에 집중했다는 데 그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 유신철이라는 ‘개입된 주체’가 첫째의 각성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경애는 유신철이라는 인텔리를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시켜 버린다. 대신 읽을 줄도 모르는 삐라를 주고받는 첫째와 선비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계급적 분노를 함께 키워가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하고, 지식인과 노동자의 상호 개입의 결과물을 노동자인 첫째의 손에 쥐어주면서 그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남겨 놓는다. 부재함으로써 존재(의미)가 증명(생성)되는 유신철의 이러한 역설적 상황은 노동자와 지식인의 선 자리를 다시 한 번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것을 지금의 우리에게 요구한다.

Abstract

This paper explores the question of labor unions in colonial Korean literature by focusing on Song Young, Han Sul-Ya, and Kang Kyung-Ae's literary works. Song Young's works are characterized by the realistic representation of laborers' lives and the optimistic view about their future in terms of their efforts at organizing labor unions. Song depicts the alternative ways in which his young characters who face dilemma over socialist movement struggle to gain their loves. Han Sul-Ya describes dynamic movement of labor unions to rally unorthodox groups. In an exemplary text Hwanghon, laborers are striving to associate different groups with the union instead of struggling against the capitalists. However, it is difficult to find out 'fully' angered laborers and 'literally' spontaneous labor unions in colonial Korean literature. In this respect, Kang Kyung-Ae's In-gan Mun-je is a significant text which deals with subaltern's resentment and desire. Especially, the leaflets in In-gan Mun-je which the intellectual Yoo Sin-Chul writes and the laborer Choe-chae scatters plays an vital role in laborers' emotional as well as ideological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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