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정동, 진리, 시대성 : 박인환 시의 새로운 이해
On the meaning and significance of anxiety in Park In-Hwan’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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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불안의 분석을 통해 박인환의 시 세계를 새롭게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박인환의 시에 대한 평가가 지성을 우위에 두는 담론체계 내에서 행해졌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경박한 센티멘탈리즘으로 명명된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그만의 고유한 감정형식이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시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것이 본고의 문제의식이다. 우선 불안이 추상적 수사가 아니라 시의 지배적 정서라는 점, 특히 1955년 아메리카 여행을 기점으로 강한 정동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런 현상의 연원을 밝히기 위해 불안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뒤, 아메리카 시편에서 불안이 심화되는 이유를 추적하였다. 해방기에 발표된 시들과 한국전쟁 직전에 쓰인 「1950년의 만가」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통해 확인되었다. 박인환 시의 불안은 코스모폴리탄적 자의식에 기반한 ‘시민’의 정립이 실패한 기획으로 의식되면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새로운 큰타자의 위상을 지닌 아메리카를 직접 방문하면서 막연한 느낌에 그쳤던 불안은 강렬한 정동으로 자리 잡게 된다. 중요한 것은 불안의 가시화가 지닌 역사적 의미이다. 박인환의 시에서 불안은 자기정체화가 재차 요구되는 상황에서 무규정성을 본질로 한 자유의 정체와 마주하여 자유의 이행에 내재된 무(無)의 심연을 감지함으로써 발생한 정서적 반응에 해당한다. 1950년대 한국사회의 현실과 집단 무의식을 고려할 때, 이는 당대 한국인들이 착각의 동일시에 따른 자기위안에서 벗어나 욕망과 자유의 주체가 될 것인지 환상의 무대에서 자기오인에 사로잡힌 주인공이 될 것인지를 선택할 기로에 놓였음을 의미심장하게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박인환 시의 감상성은 시대적ㆍ문화적 징후로, 해석을 요구하는 글쓰기(écriture)의 한 형식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해방과 함께 자신들의 실존적 토대가 금기의 대상이 되었던 박인환 세대의 심리적 구조가 그의 시를 통해 불안의 형식으로 표출된다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같은 시기에 김수영과 김춘수가 ‘설움’과 ‘비애’를 토로했던 것과 비교하면, 박인환의 ‘불안’은 자유의 신호로서 주체가 욕망 및 자유과 관련하여 원초적 상황에 놓였음을 보여주는 드문 예이다. 자유의 밀어닥침이 불안을 양산하는 시대적 정황을 예민하게 포착한 박인환의 시는 심리적 선취이자 현대성의 감정적 자기반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렇듯 박인환 시의 정서적 특질은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박인환 시의 새로운 이해를 위해 멜랑콜리의 분석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Abstract
This paper aims to review Park In-Hwan’s poetry through the analysis of anxiety. By this time, his poetry is regarded as a light sentimentalism. My study raises a question of its fixed idea. To do away with this stereotype, I pay much attention to overflowing emotion in Park In-Hwan’s poetry. Especially, I examine carefully the affect of anxiety shown remarkably in his poetry. His anxiety grew powerful during his tour of America. To find out the causes of this psychological phenomenon, this paper analyzes the psychological mechanism of anxiety and probes into the reasons that his anxiety deepened gradually during a trip to America. As a result, it is verified that his poems in 1945~1950’s and <the dirge on the 1950(1950년의 만가(輓歌)> are more important. Park begun to feels vague anxiety when he was conscious of failing the formation of self-identity as ‘new citizen’ in the early 1950’s. Since travelling to America, he expressed his strong anxiety. To be important is the meaning of representing such obvious affect directly. Park’ anxiety is an affective reaction when he was faced with the huge abyss of nothingness of the very essence of freedom in a difficult situation where he had to develop self-identity once again. In contradistinction to Korean’s collective unconscious in 1950s, to feel strong anxiety is to get an opportunity of making a choice whether he would become the subject of desire and freedom or a deluded hero on the stage of fantasy. So, Park’ sentimentalism must be considered as a cultural symptom of the times and a symbolic form of the écriture to require the various readings. Above all, Park’ anxiety represents a special affect of the generation of Park called ‘Postwar Generation’ in Korean literature. In comparison with of the sorrow of Kim Su-Yŏng and Kim Chun-Soo at the same period of time, Park’ anxiety is an signal of freedom and a rare example to show that he was placed in the basic situation in connection with desire of the subject. He sensed that too much freedoms had caused Korean’s anxiety and his poetry captured this psychological state of his contemporaries. Park’ poetry is reasonably valuable in that his poetry reflects the spirit of the age and the affect of his contemporaries. In this respect, a variety of emotions in his poetry is in need of careful exam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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