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천주교 여성의 역사 다시 읽기: 동정녀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Re-reading History of Catholic Female Virgins in Chosǒ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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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지금까지 조선시대 천주교 여성사 연구의 준거를 제공해 온 “근대화 담론”이 오히려 이 분야의 연구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해 왔다고 보고 “근대화 담론” 없이 조선시대의 천주교 여성사를 다시 읽는 시도를 해 보았다. 기존의 연구는 특히 조선시대의 천주교 수용을 통해 결혼을 거부한 동정녀들을 “한국 여성 근대화의 내재적 맹아”로서 다루어 왔다. 여기서 “한국 여성의 근대화”는 천주교가 들여왔다고 믿어 온 “남녀평등 사상”과 “근대적 결혼제도”였다. 그러나 이것은 기존의 내재적 발전론이 한국 여성사의 측면에 결합된 것으로서 기존의 내재적 발전론과 더불어 20세기 한국의 식민지 경험에서 초래된 정신적 외상의 산물이었다. 또한, 천주교회가 조선의 여성들에게 들여온 “근대화”로 믿어진 새로운 결혼제도는 일부일처제를 기반으로 하는 12세기에 교회법에 의해서 법제화된 서구식 가부장제로서 역시 “근대”의 산물이 아니었다. 조선의 동정녀들의 삶을 “근대화”라는 담론을 제거하고 전근대사의 맥락 속에서, 그리고 여성사의 틀로 다시 읽어 보면, 그녀들이 사회의 변혁이나 여성 해방을 위해서 동정녀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현실 속에서 각자의 삶의 이유로 가부장제 밖으로 스스로 나가거나 혹은 나갈 수 밖에 없었던 현실 속의 사람들이었다. 또한 기존의 “근대화”라는 담론을 제거했을 때 비로소 19세기 중반의 동정녀들과 파리외방전교회 출신의 프랑스 신부들과의 숨겨진 갈등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있다. 이들 프랑스 신부들은 1840년대 이후로 조선에 입국하여 조선 천주교회의 기틀을 다시 세우면서 조선의 유교적 가부장제를 서구식 가부장제로 엄격히 대체하고자 노력하였다. 그 과정에서 특히 신자들의 혼인은 그 형식이 천주교식으로 변형되어 다시 한 번 신자들의 중요한 의무로 부과되었고 사제의 권위가 가부장의 권위 위에 놓이게 되었다. 이로써 조선의 동정녀들은 프랑스 사제들의 엄격한 규제의 대상이 되었고 동정녀로서의 삶의 선택권도 사제들에게로 귀속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천주교 여성들은 사제의 권위에 맞서 동정녀로서의 삶을 선택하였다. 동정녀들은 가부장제도의 밖에서 살기를 선택함으로써 혼인을 강요하는 조선 사회와, 자신들의 가족, 그리고 천주교회 모두와 투쟁하면서 수많은 고뇌와 좌절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녀들은 천주교의 서구식 가부장제와 유교식 가부장제의 충돌로 만들어진 틈새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고자 했다. 조선시대의 천주교 여성사로부터 근대화라는 언설을 제거하고 그녀들의 삶을 전근대사의 맥락에서 처음부터 다시 읽을 때에야 비로소 침묵당한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의 천주교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is paper explores the subject of Korean Catholic women in the eighteenth and nineteenth centuries. It aims to critique the modern problematic discourse of “modernization” by reexamining their collective rejection of marriage. Previous researchers have defined Korean Catholic women’s history as the seed of Korean women’s modernization. Their conclusions were based on their interpretation of Catholic women’s marriage practices and denials. These studies have shown that Catholicism in Korea in the eighteenth and nineteenth centuries tried to liberate Korean women from Confucian oppression by awakening their consciousness about gender equality. This research has raised awareness of the collective rejection of marriage by young Catholic women’s collective rejection of marriage, indicating that they wished to preserve their virginity, and citing their responses as the most important example of Catholicism’s successful spiritual modernization and emancipation of women in nineteenth-century Korea. My research has found ruptures between the accepted research and the historical facts regarding Korean Catholic women. First of all, French missionaries prohibited marriage denials by Korean Catholic women in 1857 — despite these women’s protests. Second, the sources show that the consciousness and lifestyles of Korean Catholic women did not “advance” toward more modern forms of cultural behaviour but rather regressed towards patriarchal sentiments during the Persecution of Pyŏng’in 1866. Accordingly, my paper scrutinizes the discrepancies between the accepted historical interpretation and the original source material to discern how “modern” scholarship has silenced the voices of “pre-modern” Korean Catholic women by representing their history as a discourse on “moder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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