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에 각인된 전쟁의 상처와 치유: 한국전쟁기 노근리 피해자 구술에서 나타난 장애와 젠더
The Wounds of War Imprinted on the Body: Disability and Gender in the Oral History of Victims of the Nogunri Massacre during the Korean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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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한국전쟁기 민간인의 피해와 치유의 과정을 노근리 사건의 피해자 구술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민간인들의 전쟁피해, 특히 부상과 그로 인한 장애 경험을 젠더와의 관계 속에서 분석함으로써 민간인의 전쟁 피해와 전후의 삶에 대해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 보고자 하였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충북 영동군 노근리 일대에서 미군의 공중폭격과 지상공격에 의해 다수의 비무장 민간인들이 살상당한 사건으로,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면담에 참여한 구술자들은 대체로 10대를 전후하여 노근리 사건을 겪으며 가족을 잃고 본인도 총알과 파편 등으로 부상을 당한 이들이었다. 이들의 구술을 통해 볼 때 당시 부상자들은 제대로 된 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 민간요법으로 상처를 치료하였고 이로 인한 치료의 지연은 교육기회의 상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상이 심한 경우 완치가 되지 못한 채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전쟁 당시 부상으로 한 쪽 눈을 상실한 한 여성의 생애는 전쟁과 장애, 젠더가 교차하는 전후의 삶을 보여준다. 이 여성은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자신의 장애를 허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과 그에 대한 스스로의 수긍으로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지 못한 채 가정폭력을 견디는 삶을 이어갔다. 장애를 수치로 여겼던 그녀의 삶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노근리 사건 진상규명운동에 참여하면서 부터였다.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노근리 사건의 피해를 말하며 장애를 설명할 언어를 획득한 그녀는 노근리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사회적 지지를 얻게 되자 주눅들었던 마음이 사라지고 그간의 고통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경험한다. 이제 의안을 끼지 않고도 시내에 나갈 수 있는 당당함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변화에서 트라우마적 기억의 표현은 그 자체가 고통을 수반하지만 사회적 지지를 동반할 때 그것은 치유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아가 진상규명활동과 구술 행위를 통해 그녀가 전쟁의 일방적인 피해자에서 전쟁에 대해 ‘말하는’ 주체, 즉 역사적 주체로 거듭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Abstract
Keywords: Nogunri massacre, war and disability, disability and gender, disability history, civilian casualties in war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damage and healing process of civilians during the Korean War through the oral narratives of the victims of the Nogunri massacre.The Nogunri Massacre was an incident in which a large number of refugees were killed by US airstrikes, in 1950. The narrators who participated in the interview were generally individuals who had lost family during the Nogunri incident around their teenage years and who had also been injured by bullets and debris. The injured did not receive proper medical care, and if the injury was severe, leading to permanent disability. The life history of a woman who had lost one eye due to an injury during the war shows that war, disability and gender intersect. This woman suffered from her husband's domestic violence, but could not find any other life possibilities and was forced to endure domestic violence. It was when she participated in the movement to find out the truth about the Nogunri incident that changes began to appear in her life, where she had previously regarded her disability as a source of shame. As a living witness of the history, she now speaks of the damage of the Nogunri incident and has acquired a language to explain her disability. In her change, we discover that the expression of traumatic memory brings pain in itself, but that it brings healing when accompanied by social 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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