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십장가’ 대목의 담화 방식과 그 의미 —완판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를 중심으로—
The Weaving Technique of the Discourse and the Meaning of ‘Sipjangga’ in『Chunhyangjeon』 -Focused on Wanpan 84 sheets version of Yeoleochunhyangsujeol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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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춘향전』의 눈대목 중 하나인 춘향의 형장 장면, 즉 ‘십장가’ 대목의 담화 방식을 분석해보고, 그로부터 이 대목이 가진 무엇인지를 밝혀보았다. 『춘향전』의 눈대목인 ‘십장가’는 신임 사또의 부당한 명령에 항거하는 춘향의 모습이 절절하게 묘사된 대목이다. 이 대목은 수청을 거절당하자 화가 난 신임 사또가 춘향에게 태형을 명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신관사또를 향해 악에 받쳐 외치는 춘향의 발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 춘향의 발화는 집장사령이 하나하나 매질을 할 때마다 그 숫자를 두운으로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자신의 정절을 주장하고 수청 강요의 부당성을 폭로하는 독특한 담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목된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십장가’의 담화는 ‘숫자’를 중심으로 한 언표의 환유적 결합과 ‘몸’을 중심으로 한 개념의 은유적 선택이라는 두 축이 교차되는 가운데 구성된다. ‘숫자’를 매개로 펼쳐지는 환유적 담화 방식은 변학도의 폭력이 가해지는 상황에 대한 춘향의 저항이라는 서사적 의미와도 맞닿아있으며, 고통이 극한으로 치달은 형장의 상황과 그 때의 심리를 ‘몸’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은유적 담화 방식은 유교적 사유체계나 가치지향을 바탕으로 수직적으로 유추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가지 방식의 담화가 교차되면서 ‘십장가’는 형장으로 인한 고통을 객관적 수치로 드러내 독자로 하여금 그 서사적 의미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동시에 그 때의 감정을 신체화하여 춘향의 마음에 쉽게 공감하고 서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때문에 ‘십장가’의 독특한 담화 직조 방식은 『춘향전』 서사 향유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면서, 많은 이본들 속 내용상의 변주 속에서도 변함없이 고수되는 부분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글은 그동안의 『춘향전』 연구에서 그리 활발하게는 이루어지지 못했던, 언어적 형식과 내용을 통한 의미맥락의 탐색을 시도해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Abstract
This article analyzed the weaving technique of the discourse of ‘Sipjanga’, a scene of Chunhyang's punishment, which is one of the highlights in Chunhyang-jeon, and then revealed the functional meaning of it. ‘Sipjanga’, the essential part of Chunhyang-jeon provides an intense description of Chunhyang’s protest against unjust orders of a new magistrate, Byun Hakdo. It depicts scenes in which he orders Chunhyang to be flogged and she voices against him in a fit of rage; and it is a major part of ‘Sipjanga’. At this moment, Chunhyang's speech calls attention as it consists of a unique narrative format; when the commander flogs Chunhyang one by one, she repeatedly asserts her chastity and exposes the injustice of Byun’s compulsion by using the number of floggings as alliteration. This discourse of ‘Sipjanga’ unfolds amid the intersection of two axes of the reason: a metonymic combination of number-related words and a metaphorical choice of body-related concepts. The metonymic discourse method, which develops by using numbers, meets the narrative meaning of Chunhyang's resistance to the situation where the violence of Byun is inflicted; and the metaphorical discourse method, which seeks to understand the extreme pain of flogging and the psychology of that time from the perspective of the ‘body’, seems to be produced in a process of vertical inference hinged on Confucian reasoning systems or value orientation. As these two techniques of discourse intersect, ‘Sipjanga’ makes readers remember the narrative meaning for a long time, revealing Chunhyang's pain in the situation of punishment in objective figures, and at the same time, it makes easier to sympathize with Chunhyang and be immersed in the narrative, expressing her feelings through embodiment. For this reason, it is assumed that the unique technique of "Sipjanga," which maximizes the amusement of Chunhyang-jeon could have remained unchanged despite the variation in the content of many different versions. Therefore, this research is meaningful in that it attempts to explore the context of meaning through linguistic form and content, which has not been actively addressed in the previous study of Chunhyang-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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